[인터뷰] 배우 진구, 어느 새 그가 좋아졌다

입력 2016-04-06 08:31  


[박승현 기자] 오랜 시간 동안 물에 휩쓸리고 서로 부딪히며 정이 맞은 돌. 그 돌이 자연스레 흘러 들어 아름다운 조약돌이 돼 냇가를 메우는 빛을 만드는 것처럼 배우 진구는 오랜 시간 동안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자신만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데뷔 14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때로는 화려한 주목을 받고 때로는 묵묵히 연기만을 보여주기도 했던 그는 KBS2 수목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일명 ‘서 상사 열풍’을 일으키며 남녀를 불문한 인기 몰이를 보여주고 있다.

14년간 늘 행복하게 연기를 해왔다는 진구. 지금이야말로 오랫동안 꾸준히 한 길을 걸어온, 연기를 향한 그의 사랑과 노력이 비로소 빛을 발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서서히 스며 어느 새 우리 곁에 다가온 배우 진구. 14년간 천천히 담아 온, 그래서 더욱 보물 같았던 그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Q. bnt와 화보 촬영 소감 어땠는지

멋진 옷 입혀주시고 멋진 사진 찍어주셨으니 감사할 따름이죠.

Q. 가장 기대되는 콘셉트는

첫 번째 찍었던 캐주얼한 의상에 풀어진 듯한 느낌은 굉장히 좋아하는 콘셉트에요. 친구들 중에도 사진 작가들이 많아서 이런 느낌으로 자주 찍죠. 첫 번째는 편하게 찍어서 좋았고 네 번째 콘셉트는 자주 입는 의상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정말 화보처럼 나오지 않을까 기대가 되요.

Q. ‘태양의 후예’ 서대영 상사, 폭풍 인기 실감하고 있는지

SNS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됐는데 그거 보면 실감이 더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젊은 여성분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고 사진, 사인 요청이 많이 들어와서 실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길에서도 꽤 많이 알아보시고 이제 연예인 된 것 같아요(웃음).

Q. 무겁고 어두운 캐릭터로 진구의 연기력을 보여준 작품이 많은데 뜻밖의 로맨스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어요.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

제 생각과는 다르게 관심이 생겼으니 신기하고 저도 얼떨떨해요. 멜로라서 이런 것이 생긴 건가 ‘태양의 후예’라서 이렇게 사랑을 받는 건가 이유에 대한 정확한 답은 모르겠지만 좋은 관심이 생긴 것이니까 기분 좋게 얼떨떨한 마음이에요.

Q. ‘태양의 후예’ 이렇게 잘 될 줄 알았는지

이렇게 까지 잘 될 줄은 몰랐죠. 모두 잘 되길 희망했는데 저희는 중박 정도만 해도 다행이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이미 ‘초 대박’이 난 것 같아서 모두 기분 좋아하고 있어요.

Q. 사전제작이라 느낌이 색다를 것 같아요.

다 찍어놓은 상태라 즐기기가 쉬웠던 것 같아요. 사전제작이 아니었더라면 실시간으로 드라마가 잘 되고 있으면 배우나 제작진이 부담감을 가지기도 쉽고 편하게 촬영해도 되는 촬영도 공을 들여서 찍게 되니까 체력적으로나 여러 면으로 힘들 수 있잖아요. 그런데 다 찍고 났더니 좋은 결과가 있고 사랑 받고 있으니까 진짜 여유롭게 즐기면서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Q. 극 중 배역인 ‘서대영’과 진구의 실제 성격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도 많아요.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서대영이 윤명주에게 무뚝뚝한 남자로 나왔지만 과거에 연애하는 것을 보면 마냥 무뚝뚝하지만은 않거든요. 그 사람이 무뚝뚝해질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생긴 거지. 저도 그런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면 어쩔 수 없이 무뚝뚝한 연기를 해서 사랑하는 마음을 숨기려고 하겠죠. 그리고 뒤에 가서 사랑하고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맡은 배역들 대부분이랑 다 비슷했어요. 제가 역할에 빠져드는 스타일이 아니고 역할 속 그 사람이 되어야 연기가 잘 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 사람을 저에게 데려오는 스타일이기에 서대영도 저에게 데려와 연기를 한 거죠. 그래서 비슷한 부분이 많을거고요.

Q. 극 중 ‘윤명주’로 나온 김지원과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지원이가 귀엽고 예쁘잖아요. 또 어린 나이 못지 않게 진지하고 성숙하고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예의 바른 것이었어요. 예쁜 여배우지만 스스럼 없이 함께 술 한잔 할 수 있었고 ‘태양의 후예’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래서 호흡이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대화가 잘 통하는 동생이에요. 제가 여동생이 없지만 있다면 지원이 같은 친구이지 않았을까 그러면 좋겠다 싶어요.

Q. ‘송송 커플’과 비교 했을 때 ‘구원 커플’의 사랑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깊이가 좀 더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랑해 온 기간이 있고 이별도 했고 그들의 사랑이 좀 더 깊지 않을까 싶네요(웃음).

Q. 실제 진구가 서대영의 처지에 놓인다면 어떨 것 같은지

똑같아요. 제가 직업이 군인이고 사랑하는 사람의 아버지가 부대의 가장 높은 사람이라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 같아요. 지금 서대영도 보면 그 분의 명령을 전적으로 따르고 있지는 않잖아요. 조심스럽게 피해가면서 마음은 절대 못 버리고 아파하고 있겠죠.

Q. 진구가 보는 서대영의 사랑은 어떤 것 같은지

너무 답답하고 답답하지만 이해가 돼서 더 미치겠는 그런 것 같아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아니까. 제가 서대영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응원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바라봐 주고 언제 한번 찾아오면 술 한잔 사줘야죠(웃음).

Q. 서대영이 보여주는 것이 남자들이 꿈꾸는 묵묵한 사랑 아닌가요(웃음).

꿈까지는 아니지만 잊혀질 법한 과거였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웃음). 나 이런 사랑까지 해봤어 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들에게 술 먹으며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죠. 현재 진행형이면 얘기도 못할 거에요. 너무 힘들어서.

Q. 실제 군대는 어디 소속이었는지

헌병대였어요. 요인 경호 및 시설 경호가 주 임무였어요. 행사 지원도 하고. 훈련은 훈련소 때 가장 많이 했고 요인들 때문에 자체 훈련을 많이 했죠. ‘진짜 사나이’ 에서 나오는 것 같은 훈련 보다는 맞는 훈련을 많이 했어요. 상황 대처 훈련이라고 돌발 상황이 생기면 맞아도 안 아픈 척 각을 꼭 잡고 있어야 해요.

지원한 이유야 멋있어서 지원했죠. 멋있고 싶어서(웃음).

Q. 특수부대요원으로서 액션 신이 어렵지 않았는지

액션을 좋아해서 멋있게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감정 연기보다는 편한 편이에요. 몸이 힘들더라도 잘 할 수 있는 거니까.

알파 팀하고 중기하고 두 달 동안 고생하면서 더 많이 친해지고 돈독해져서 술자리도 많이 가졌어요. 그래서 힘든 것 보다는 좋은 사람들을 얻었다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Q. 부대원들과의 호흡 어땠는지

너무 좋았죠. 자주 만났고. 요즘은 그 때처럼 자주 못보고 따로 만나는 편이에요. 다들 바빠져서. ‘태양의 후예’ 때문에 바빠진 것도 있지만 드라마 제작이 끝난 지 3개월 가까이 돼서 다른 작품에 투입이 되어 있어요 다들. 그래서 시간 맞추기 어려워서 날 잡고 한 두 명 만나고 그런 편이에요.


Q. 데뷔 14년, 연기를 꿈꾸게 된 이유도 참 궁금해요.

연기 이전에 사람들 앞에서 나의 모습을 보여주어서 그들에게 박수나 칭찬을 받고 싶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웅변, 장기자랑, 춤 대회도 나갔고요. ‘좋아해서’ 라기보다는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던 맘이 있었죠.

그런데 군대를 제대하면서 진짜 어른이 되고 성인 남성이 되니까 직업을 생각하니 답이 막막하더라고요. 제가 광고를 전공했는데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너무 안 해서(웃음). 그러다가 내가 가장 열심히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하나씩 생각해봤어요. 내가 세운 업적이 실패가 되고 상사에게 혼나고 누군가에게 내 업적을 빼앗겨도 내가 가장 참고 버틸만한 직업을 찾다 보니 연기 밖에 안 남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잘 될지 어쩔지 모르지만 해보자 싶었죠. 그리고 너무 감사하게도 마음먹은 지 두 달 만에 올인 오디션으로 붙어서 데뷔를 했고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네요.

Q. 뒤 늦은 관심이 아쉽진 않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 전에도 보여지는 관심은 덜 했지만 극장에서의 관객수도 그런 관심 중 하나라고. 또 가장 좋은 관심은 다음 작품이 꾸준히 들어오는 것이 가장 감사한 관심이에요. 내가 돈을 주고 너를 쓰고 싶다라는 것이니까. ‘태양의 후예’ 덕분에 인기도 많아지고 사랑을 받게 되었지만 이미 전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죽을 때까지 연기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저를 믿어주는 분들이 많으시니까요.

Q. 드라마 ‘올인’ 이병헌 아역으로 화려한 데뷔를 했어요. 강렬히 남았던 인상에 비해 그 이후 이어진 작품으로는 (낭만자객, 논스톱5 등) 주목을 받기 어려웠는데

그 당시에 ‘올인’이 1월15일에 첫 방송 됐어요. 15, 16일 이틀 분량이 제 분량이었어요. 당시 어린 나이로서 2주동안 돈도 많이 벌었던 것 같고 러브 콜도 많이 받았는데 딱 2주가 지나니까 정말 모든 것이 사라졌어요. 계속 돈 되는 일들이 들어올 줄 알았는데 서서히 준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뚝 끊어졌어요. 근데 오히려 정말 다행인 것이 2주만에 그걸 겪었으니 상처도 2주정도 지나니까 나름 아물어 지고 좀 더 단단해졌다고 할까 그렇더라고요.

처음에는 제대한 지 두 달 만에 캐스팅이 됐으니 우쭐하기도 했고 연예계를 우습게 알았죠. 그 때 한번 크게 데이고 난 후에는 절대 방심 안 해요. 당시에 러브 콜이 끊기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까지 연기를 못 했을 거에요. 왜냐면 내가 배고프지 않고 간절하지 않았을 테니까 연기도 엄청 못했을 거에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찾고 싶지 않으니까, 그냥 내 잘난 맛에 하면 되니까 라는 생각이 있었겠죠.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이 나의 이런 모습을 좋아하고 이런 모습을 할 때에 유쾌해하거나 우는구나 그런 것을 아니까 연기로서 설득하는 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당시 시간은 저에게 2주 천하였죠. 14년 동안 잘 살아 온 것 같아서 그 때의 2주가 참 고마워요. 그 후에 버틴 시간이 길다면 3년 정도 됐을 텐데 그 시간 동안에는 트레이닝을 많이 했어요. 멘탈도 갖추고 몸도 갖추었죠. 진짜 배우답게 되기 위해서 말이에요.

Q. 그 후에 ‘달콤한 인생’, ‘비열한 거리’를 통해 진구의 존재감을 다시 드러냈어요. 진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작품일까요.

‘비열한 거리’는 저를 충무로에 소개해 준 작품이라 생각해요. 저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유하 감독님이 찾아 주신 것 같아요. 그리고 감사하게도 ‘비열한 거리’ 이전에는 오디션에서 늘 낙방을 했는데 ‘비열한 거리’ 이후부터는 오디션을 안 봤어요. 그 이후부터는 캐스팅이 되었죠. 그런 부분에서 너무 감사해요.

가끔 제 후배들이 아직도 오디션 잡혔다고 연기 봐 달라고 급하게 찾아오고 그러는데 같이 보다 보면 그때 생각이 많이 나요. 이 친구들은 오디션 보며 정말 치열하게 살고 있는데 저는 치열하게 안 산지 11년차가 되어 가고 있는 거잖아요. 정말 감사하죠.

Q. 이후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듯 ‘기담’이나 ‘트럭’을 통해 의대 실습생과 살인마 연기를 보여줬어요. 연기의 다양성을 가지기 위한 본인의 뜻이었는지

여전히 저에게 여러 작품이 많이 들어와서 이 작품이 좋다 싶어서 선택하는 입장이라기 보다는 선택을 받는 입장이에요. 당시 ‘기담’ 같은 경우는 공포영화? 의대 실습생? 그러면서 저에게 물어보는 거에요. 할 수 있어, 없어? 이건 할 수 있어 싶으면 하는 거죠. 근데 아무리 돈을 많이 주신다고 해도 제가 할 수 없는 역할이 있으면 그건 정중히 못한다고 말씀 드려요. ‘트럭’의 살인마도 결정하기 정말 힘들었지만 이 역할을 내 그릇 안에서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결정이 세워져서 도전을 하게 된 거죠.

Q. 그 결정을 세우는 기준은 뭘까요.

대본을 많이 보고 저를 많이 돌아봐야죠. 내 그릇, 역량을 많이 생각해요. 캐릭터와는 별개로 선택을 하고요. 예를 들어 37살의 진구에게 77살의 연기를 부탁한다 혹은 자식 셋을 잃고 6.25를 겪은 노병 연기를 부탁한다고 하시면 못하죠. 제가 어떻게 그 감정을 연기하고 보여드릴 수 있겠어요. 지금은 어렵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제 몸과 얼굴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기준이 되는 거죠.

Q. ‘마더’를 통해 악인과 호인의 경계 넘나드는 진태 역을 선보여 큰 화제였잖아요. 청룡과 대종상에서 남우조연상을 타게 한 고마운 작품이기도 할 터인데

딱 그거에요. 고마운 작품. 김혜자 선생님이라는 최고의 연기 베테랑과 원빈이라는 최고의 톱스타와 봉준호라는 세계적인 거장과 철 없던,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의 진구가 만난 거니까요. 그때였으니까 연기를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지금 같았더라면 부담도 가지고 긴장도 했을 텐데 그땐 진짜 날 것 그대로를 보여드렸죠. 그래서 감독님도 좋아하셨고 김혜자 선생님도 그런 모습을 오히려 겸손하게 봐주셨어요. 원빈 형님도 친동생처럼 챙겨주셨고요. 진짜 고마운 작품이에요. 이걸 통해 칸 영화제도 다녀와보고 상도 많이 받았고. 그 후에 확실히 배우 진구의 값어치가 많이 올랐던 것 같아요. 매 작품들이 다 고맙고 감사하지만 가장 크게 고마움을 느끼는 작품이에요.

Q. 스스로 느끼기에 감독 혹은 작가들의 사랑을 받는 배우라고 생각되는지

그런 편 인 것 같아요. 이전과는 다른 캐릭터들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시더라고요. 그런 것들이야말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의미 같아요. ‘넌 건달 역할을 잘하니까 이번에도 내 작품에서 그렇게 해줘’가 아니라 ‘이번에는 이런 다른 이미지 해주면 안되겠니’ 같은. 본인들에게는 모험이고 도전인데 저를 믿고 써주신다는 거니까 사랑 받는 거나 다름없죠.
이야기가 잘 통하고 잘 알아듣는 배우기에 또 사랑 받는 것 같고요(웃음).

Q. ‘진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어요. 남자답고 선 굵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 혹은 강렬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 이런 것들이 아쉽지는 않은지

그것도 언젠가는 깨질 것이니까 조바심은 없어요 전혀. 데뷔한 이래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리틀 이병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 근데 14년 지난 지금도 저를 리틀 이병헌이라고 부르시는 분들은 많이 없어졌잖아요. 전세가 역전 된 거죠. 물론 어르신들은 그러실 수 있지만 지금은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으시니까. 지금 제가 딱딱한 혹은 선 굵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시지만 ‘태양의 후예’처럼 멜로 연기도 들어왔고 이 작품으로 인해 큰 사랑을 받고 있잖아요. 지금쯤이면 아마 ‘쟤 건달 연기뿐 만 아니라 멜로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세월이 약인 거죠.


Q. 느긋한 성격의 진구. 인맥도 대단할 것 같아요.

사람 사귀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데 의외로 연예인 친구들은 많이 없어요. 연기 쪽에서는 현장에서 연기를 함께 했던 사람들과 두루두루 친하고 다들 작품 마치면 뭉치기가 어렵죠. 그래도 꾸준히 연락하고 친한 친구는 정우에요. ‘쎄시봉’ 인연으로 만나서 여전히 친해요. 가수 이정도 ‘논스톱 5’ 때 만났는데 거의 같이 살았어요. 고생할 때 친해서 좀 더 끈끈함도 있고요. ‘비열한 거리’ 때 함께 한 인성이랑은 1년에 한 번씩 꼭 통화를 하는데 늘 어제 본 것처럼 반가워요.

그 외에는 연예인 친구들이 아니라면 엄청 많거든요. 제가 농구팀을 만들어서 함께 하고 있어서. 3, 40명 정도 되는데 바쁠 때마다 더 보고 싶어요. 저를 지금까지 살게 해 준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제가 힘들 때 마다 술 사주고 걔네 힘들면 제가 또 나서고요. ‘WILDS’라는 팀이에요. 10년 차 팀이에요.

Q. 운동을 좋아하는 진구. 평소에도 관리를 꾸준히 하는 편인가요.

거의 모든 스포츠를 다 좋아해요. 그래서 그런지 아무래도 몸 쓰는 연기가 수월하죠. 하던 거니까.

Q. 가만히 있는 것도 안 좋아하는 편인지

극과 극이에요. 가만히 있을 때는 건어물 남이라고 하나요(웃음). 이불 밖으로 안 나가는 그런 스타일이고 침대 옆에 노트북, 술, 안주 가져다 놓고 영화 보는 것 좋아하죠. 최고의 휴식인 것 같아요. 보다가 잠들고 놓쳤던 부분부터 또 다시 보고 또 자고.

Q. 영화로 더 많이 대중의 눈에 들어왔던 진구. ‘태양의 후예’를 계기로 드라마 활발히 하고 싶은지

불러만 주신다면 너무 좋죠. 예전에 선이 굵은 연기만 하다 보니까 드라마 매체에서 제가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었어요. 한 동안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많았으니까. 이번처럼 선이 굵은 캐릭터가 필요하시다면 그래서 찾아만 주시면 저는 언제든 할 수 있죠.

Q. 맡고 싶은 배역은

딱히 없어요. 아직도 시켜주시는 대로 배역의 크고 작음 상관 없이 선착순으로 하는 편이에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다 하는 스타일이라. 그러다 보면 또 운 좋게 좋은 작품들 많이 하는 것이고요.

작은 배역을 주시는 분들은 또 그만한 이유가 있다 생각해요. 우정 출연이든 혹은 제가 너무 늦게 받아서 작은 역할이나마 하려는 경우도 있고요.


Q. 여전한 수식어 ‘충무로 유망주’

그것도 지나가는 것이죠. 한 영화제에서 올해가 기대 되는 신인 8인을 3년 연속 한 적이 있어요. 올해도 기대하냐고 생각하며 약간 씁쓸했던 기억이 있는데(웃음). 지금도 기대하신다면 기대주라고 할 수 있고 이제는 좋은 말인 것 같아요. 블루칩이라고 해주시면 더 좋을텐데(웃음). 요즘 더욱 사랑을 받으면서 신인 냄새도 조금 나고 평소보다 어리게 봐주시기도 하고 초심을 잃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유망주라고 하면 연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사람이잖아요. 유망주 좋네요(웃음). 요즘은 110도로 인사하고 다니니까 잘 어울리네요.

Q. 진구, 연기자가 아니었다면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기술직을 했을 것 같아요.
자격증 시험을 열심히 봐서 중장비 자격증을 땄을 것 같아요. 몸을 쓰고 노력하면 되는 것이 좋아요. 한 방에 몰두해서 헤내는 것을 좋아해요. 수능도 그렇게 본 편이었고. 자격증을 따서 건설현장이나 그런 곳에 있을 것 같아요. 두뇌보다는 몸을 쓰는 것이 더 좋아요. 제가 꾀돌이라서 힘든 현장에서 꾀 부릴 때 희열이 있거든요(웃음).

Q. 연기 14년,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궁금해요. 진구의 또 다른 10년도 궁금하고요.

아마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천천히 갈 것 같아요. 어찌 보면 팬 분들은 답답할 수도 있지만 ‘한결 같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제일 맞겠죠. 큰 변화 없이 지금처럼 바르고 곧게 천천히 가있을 것 같아요 10년어치 만큼.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냐고 하신다면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좋은 배우보다. 방송에서도 얘기했지만 묘비에 남기고 싶은 묘비명도 좋은 연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연기하는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거든요. 연기는 직업일 뿐이지 정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무결점은 아니어도 그 사람 생각하면 ‘그 사람 좋은 사람이었어’란 생각이 드는 사람이요.

제가 어렸을 때는 안성기 선배님이 그런 분이셨어요. 저희 아버지께서 영화 현장에 계셨는데 제가 영화배우가 꿈도 아니었던 어린 시절부터 항상 ‘안성기 아저씨처럼 겸손하고 성실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어릴 적의 저는 실제로 뵌 적이 없으니 안성기 아저씨가 성실하고 겸손한지 모르잖아요. 그런데 그 다음부터 TV에서 선배님을 뵈면 그냥 너무 좋은 거에요. 우리 아빠 다음으로 위대한 사람 같았고요.

Q. 열렬한 사랑을 받는 진구. 그래도 지금의 인기에 크게 동요치는 않는 듯하네요.

제가 나이를 먹고 그러면 지금처럼 핫 한 인기를 얻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자체적인 훈련을 이미 거쳤고(웃음). 14년 전의 2주 동안 호되게 겪었잖아요. 당시에는 투정도 많이 부렸어요 회사에. 돈 떨어졌어요, 배고파요.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배고파요’를 안 한지 10년 가까이 된 것 같아요. 그게 얼마나 행복한 거에요. 예전에는 지갑에 돈이 얼마 있는지 내가 얼마를 쓰면 이번 주는 돈이 없겠구나 정확히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계산 없이도 살 수 있으니까. 삶을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연기를 맘 편히 할 수 있었다는 것이 행복인 것 같아요.

진짜 행복한 하루하루거든요. 갈수록 저 스스로가 퇴화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천천히 살다 보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동요를 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요.

Q. 큰 사랑을 주고 있는 팬들에게
마침 어제 만났어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가족처럼 지내는 팬들이 몇 있는데 오랜만에 농구 하러 가서 만났죠.

팬들에게 그런 말을 했어요. 나는 아니어도 너희는 이제 어깨에 힘 좀 줘도 되지 않겠냐고(웃음). 자신감을 가지고 팬 생활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요. 그랬더니 일일이 진구라는 배우가 누구인지 설명을 안 해도 된다고 좋아들 하더라고요(웃음).

기획 진행: 박승현, 임미애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남우림
의상: 울프(wolp), 스타일난다 KKXX, 에트로, STCO, 이정기 서울
슈즈: 아키클래식, 로크
선글라스: 리에티
헤어: 작은차이 고훈 부원장
메이크업: 작은차이 미카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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