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해어화’, 향기는 품었지만

입력 2016-04-06 14:10   수정 2016-04-06 15:04


[bnt뉴스 조혜진 기자]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고, 두 여배우의 미모는 눈부셨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일까. 4월4일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해어화’(감독 박흥식)는 부푼 기대를 백 퍼센트 충족시키진 못했다.

‘해어화’는 1943년 비운의 시대, 최고의 가수를 꿈꿨던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 당대 최고의 작곡가 윤우(유연석)와 가수를 꿈꾸는 마지막 기생 소율(한효주), 연희(천우희), 노래를 둘러싼 세 남녀의 운명적 만남을 담은 이 영화는 음악이야기라고 하기에도, 사랑이야기라고하기에도 어딘지 부족한 느낌을 심어준다.

불안한 온기가 남아있는 시대와 예인을 길러내는 권번이라는 장소, 그에 따라오는 배우들의 화려한 의상은 다채로운 합을 이루며 시선을 끈다. 가요가 들어와 본격적으로 태동을 시작한 시기인 만큼 두 여배우가 직접 들려주는 정가와 그 당시 대중가요는 귀를 사로잡는다. 풍성한 볼거리, 들을 거리에 더해 권번장 산월 역에 장영남, 경무국장 역에 박성웅, 삼패 기생 옥향 역에 류혜영, 이난영 역은 뮤지컬배우 차지연이 소화하며 짧은 등장에도 제 몫을 소화하지 못하는 인물이 없다.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두 명의 여배우 한효주, 천우희,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영화 ‘그날의 분위기’ 등을 통해 멜로, 로맨스에는 최적화된 모습을 선보였던 유연석이 비극적 운명의 세 남녀로 활약한다.

유연석은 당대 최고의 작곡가이자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윤우 역을 댄디함과 젠틀함을 더해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소율의 동무이자, 윤우의 곡과 마음을 사로잡아 버린 아름다운 소리를 가진 연희 역의 천우희 역시 동무로서, 여자로서, 가수로서의 매력을 십분 발휘한다. 특히 한효주의 변신이 눈에 띈다. 예인을 꿈꾸지만 순수함과 밝음을 지닌 소율의 모습부터 애증의 감정을 느끼는 도발적인 여인으로의 변신까지 빈틈없이 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주된 스토리를 이루는 세 남녀의 감정선을 따라가기에는 벅참이 느껴진다. 모든 걸 다 줬지만 우정도 사랑도 노래도 남지 않은 소율의 변화는 둘째치더라도, 소율의 연인임을 알면서도 사랑을 부르는 연희와 어느새 연희에 대한 감정이 달려져버린 윤우의 모습이 그려지기까지 두 인물의 전사조차 그려지지 않는다.

세 주연배우의 열연에도 그들의 캐릭터를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또 조금은 진부하게 느껴지는 대사들, 예상과 빗겨가지 않는 스토리, 불친절한 감정선의 연속은 몰입을 방해하는 큰 요소로 작용한다.

시사회 후 박흥식 감독은 “마지막 ‘그땐 왜 몰랐을까요. 그 좋은 것을’이라는 대사를 향해 모든 신들이 배치돼있다. 자신의 가치를 지키는 건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버린 소율의 짙은 회한을 위해 달렸다”고 설명한 바, 소율의 시선을 따라갔음에도 박 감독의 설명 없이 그 의도를 잘 간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3일 개봉. 러닝타임 120분. (사진출처: 영화 ‘해어화’ 메인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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