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왕지원 꽃이 피었습니다

입력 2016-04-18 10:46  


[오아라 기자] 말갛게 빛나는 얼굴, 예쁘다는 말에 고개를 살짝 떨궈 이내 웃어버리고 말아버리는 사랑스러운 배우 왕지원.

스물아홉, 봄을 맞은 그의 얼굴은 환하게 빛났다. 쉴 틈 없이 연기 하고 작은 기쁨부터 어쩌다 올 수 있는 슬픔이라는 감정까지도 다 느끼며 그 안에 꽉 담을 수 있는 스물아홉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보여지는 것보다는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하는 배우, 첫 영화의 부푼 기대감을 가지고 그렇게 봄을 즐기고 있다.

Q. 오늘 화보 촬영은 어땠어요?
긴 머리로 화보를 찍은 게 처음이었어요.

Q. 그러고 보니 긴 머리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짧았던 것 같아요. 데뷔할 때 이후로는 드라마 속에서도 그렇고 계속 짧은 머리였어요. ‘운널사’ 때는 기르던 중이었고요. 몇 년 만에 기른 머리거든요. 예전에는 피스 붙이고 찍었는데 진짜 제 머리잖아요. 설렜어요. 어떻게 나올까도 궁금하고 저도 그렇고 제 드라마를 봐주셨던 분들도 단발머리에만 익숙해져 있어서 어울리지 않으면 어쩌지 걱정도 살짝 됐었고요. 봄에 맞는 옷, 분위기에 맞춰서 사진을 찍었는데 살짝 봤을 때는 다들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 같아서 저도 기대돼요.

Q. 오늘 어떤 옷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세 번째 콘셉트에서 입은 의상이 제가 평소에 입고 다니는 스타일이에요.

Q. 개인적으로는 ‘로맨스가 필요해 3’의 이미지가 박혀있어서 굉장히 도도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금까지의 역할도 빈틈없이 다소 쎈 캐릭터였잖아요.
많이 듣는 편이죠. 아무래도 맡았던 캐릭터가 아주 살갑거나 마냥 착했던 역할은 아니었으니깐요.

Q. 왕지원이라는 이름을 검색하면 어떤 것들이 같이 연관되어 있는지 알아요?
아뇨, 잘 몰라요.

Q. 평소에 본인 이름 검색해봐요?
가끔? 가끔 해보는 것 같아요.

Q. 가장 많이 나오는 게 왕지원 머리, 상속자들, 발레, 영어, 금수저, 연기더라고요. 없어서 아쉬운 것도 있어요?
하하하. 아뇨, 없는 것 같아요.


Q. 발레 이야기는 정말 많이 했을 것 같아요. 화려한 무대 위에서 내려와서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많은 고민, 생각이 있었을 거에요.
사실 발레는 다섯 살 때부터 하다가 17년 동안 했어요. 선화예술중학교 졸업하고 영국 로얄 발레스쿨가서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영재로 들어가서 국립발레단까지 17년의 세월이 있었죠.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힘든 일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사춘기이고 어릴 때잖아요. 부상이 잦으니깐 많이 힘들어했던 것 같아요. 물론 발레를 하면서 흔히 있는 일이고 그런 거로 그러냐, 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부상의 정도와 개개인이 느끼는 것들은 다르다고 생각을 해요. 제 몸이 견뎌내지 못했던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그렇게 방황을 하고 있었던 시기가 한국 와서였고 그때 나이가 17살이었어요. 잡지 모델을 우연히 했었고 그때부터 발레와 모델 일을 병행을 하면서 지냈는데 제가 받았던 스트레스를 카메라 앞에서 해소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제2의 무언가에 꿈이 생기고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씩 이 분야에 관해서 관심이 가고 커진 것 같아요. 그러면서 부모님 설득에 대해 고민이 많았죠. 저 혼자가 한 발레가 아니잖아요. 분명히 서포트가 필요한 부분들이고 걱정도 많이 했지만 한편으로는 기대도 하셨을 거고요. 어떻게 보면 같이 만들어 온 발레라는 것인데 ‘저 못하겠어요’라고 바로 말할 수는 없잖아요.

Q. 부모님께 말씀드렸을 때는 뭐라고 하시던가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두 분이 너무 쿨하셔서(웃음). 엄청나게 크게 부딪히지는 않았어요. 엄마, 아빠는 많이 응원을 해주시더라고요.

Q. 지원 씨도 부모님의 반응에 놀랐겠어요. 아까 발레를 하면서 힘들었던 것, 여러 고민으로 오는 스트레스를 카메라 앞에서 풀었다고 했잖아요. 꾸준히 해오지 않은 이상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잖아요. 그런 끼가 있었나요?
아뇨, 그런 것 힘들어했어요.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발표하는 것도 싫어할 만큼이요. 사람들 눈에 띄는 행동이나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내성적인 아이였어요. 그런데 다른 건 성격은 그런데 발레도 그렇고 무대에 서는 거나 카메라 앞에 서서 갑자기 몰입을 하게 되면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이 비슷했던 것 같아요. 제가 느꼈을 때요. 무대 위 관객 앞에서 춤을 출 때 희열과 여러 가지 감정이 좋았고 그걸 카메라 앞에서 느낀 것 같아요.

Q. 17년이라는 시간이면 어마어마한 시간이잖아요. 발레를 계속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안 해본 것 같아요. 그냥 그만큼 제가 지금 선택하고 걸어가고 있는 이 길이 저한테는 아직 알아가야 할 것도 많고 도전해야 하는 것도 많고요. 해야 할 것과 알아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할 시간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발레가 너무 싫어서’ 이런 건 아니고요. 예를 들자면 미련이 없는 거죠. 할 만큼 해본 것 같고요. 그런데 그런 건 또 있어요. 만약에 발레가 시작이 아니었다고 해도 저는 나중에 다시 태어나도 발레는 꼭 했을 것 같아요.

Q. 잡지, CF로 데뷔 했고 시트콤으로 브라운관에 첫 모습을 보여줬죠. 그때 기억나요?
(웃음) 사실 그때는 얼마 나오지 않는 단역이었고 그때는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하는 건지 배우고 보느냐고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시트콤 해보셨는데 어떠셨어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는 사실 정말 부끄럽게도 대답하기가 쑥스러울 정도니까요.

Q. 그 후 굵직굵직한 작품의 캐릭터를 맡으면서 대중들에게 배우 왕지원의 이름을 알렸죠. 지원 씨가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저는 ‘로맨스가 필요해 3’인 것 같아요.


Q. 어떤 이유에서요?
제가 그 작품을 했을 때 나이가 26살이었는데 32살의 ‘세령’을 연기 했어요. 점차 해가 지날수록 작가님이 썼던 지문이나 대사들이 같은 대사이고 지문인데 몇 년이 흐른 거잖아요. 느껴지는 것이 달라요. 그리고 저는 ‘세령’이가 좋았던 것 같아요.

Q. ‘세령’이라는 캐릭터와 지원 씨가 닮은 점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을까요?
없는 것 같아요. 하하하.

Q. 없다고요?
그런데 제 주변에서도 비슷할 것 같다고 많이들 그러셨거든요. 그런데 아닌 것 같아요. 저는 빈틈이 많은데 세령이는 그렇지 않아요. 그런데 어느 한 부분 맞는 것도 있기에 세령이가 또 만들어졌고 제가 애착이 가고 좋아하는 거겠죠? 쿨 하고 개성 있고 자기 할 일 잘하는 세령이가 부럽기도 하고 그리울 때도 있고요.

Q. 도도하고 쎄보이는 이미지 때문인지 비슷한 역할을 많이 했잖아요. 지금까지 맡아왔던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아요?
제 친구들이나 지인은 성격을 아니깐 코믹이 섞인 푼수를 해야지 맞는다고 하더라고요. 로필 멤버 언니, 오빠들도 하는 말이에요. 저보고 웃기대요(웃음).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하고 싶은 역은 엑션 연기에요. 사극이면 자객? 발레를 오래 해서 몸을 쓰거나 유연하게 하는 부분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욕심을 내고 싶어요.

Q.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도 있겠죠?
제가 예전에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었는데 너무 신인 때라서 거침이 없었는지 ‘저 김혜수 선배님이요’라고 했다가 저 스스로 너무 건방지다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그런데 저는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너무 롤 모델이었거든요. 주변에서는 그러더라고요. 지금 가장 솔직한 답변은 지금은 누구랑 해보고 싶다기보다는 지금 함께하는 분들과 집중하려고요.


Q. 첫 영화죠? 어떤 캐릭터를 맡았어요?
네, 첫 영화에요. 대출, 사기극이에요. 박병은 선배님, 임시완, 진구, 이동휘 씨와 함께 촬영을 하고 있고요. 저는 극 중에서 ‘혜선’이라는 역할을 맡았어요.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기존의 드라마에서와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처음은 설레잖아요. 어때요?
되게 궁금했었어요. 영화 촬영장과 분위기, 연기적인 부분도 그렇고요. 드라마와는 또 다른 분위기라고만 들어서(웃음). 영화만의 매력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지금 너무 즐기고 있는 중이고 제가 몰랐던 부분은 배우고 또 선배님들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것들도 있고요. 궁금했던 현장이니깐요. 설레죠.

Q. 요즘 흔히 말하는 ‘금수저’로 많은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처음에 이런 얘기가 나왔던 게 ‘로필’ 하기 전에 기사로 나왔는데 많이 속상해했었어요. 왜냐하면 발레를 하다가 연기를 택해서 배우가 됐고, 신인이고, 아직 연기라는 것을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은 백지상태에 저였잖아요. 제 이름을 연기로서 쌓아가서 알리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그러기도 전에 타이틀로 잡히니 속상하더라고요. 당황스럽기도 하고요. 물론 부모님도 그러셨고요. 너무 죄송하더라고요. 그때 ‘집안 공개해서 뜨려고 하냐’는 말도 정말 많이 들어서 아무래도 안타깝고 속상한 게 컸죠. 그런데 지금은 많이 내려놓은 것 같아요. 그냥 그런 수식어가 달렸고 그거 이상으로 인정을 못하면 제 탓이잖아요. 제가 하기 나름이고 그것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자신에게 더욱더 혹독해진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엄마, 아빠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고 싶고요. 그래서 더 연기에 대해 욕심을 내는 것 같아요. 배우인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건 연기니깐요.

Q. 좋은 욕심이네요.
드라마든 연기든 많은 작품을 하면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려야 시청자분들, 관객분들도 알아주시지 않을까요?

Q. 예쁜 얼굴, 몸매 다 가져서 콤플렉스는 없을 것 같아요. 혹시 있어요?
콤플렉스요? 콤플렉스라고 생각하면 자꾸 더 못나 보이고 그게 정말 콤플렉스가 되어버릴 것 같아서 그러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여름에 샌들은 잘 못 신겠어요. 아무래도 발레를 오래 해서 발이 예쁘지는 않아요(웃음).

Q. 평소 몸매 관리도 궁금해요.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고 있고 다른 관리라 하면 군것질을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살이 쪘다 싶으면 운동을 좀 더 해요. 빨리 원래 몸무게로 유지를 하는 것이 편하더라고요.

Q. 예전에 발레 했을 때 습관 때문이기도 한 거죠?
네,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눈 뜨면 바로 체중계로 가는 것이 남아있어서요. 그런데 그때는 더 심했고 지금은 그렇게 독하게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Q. 평소 스타일은요?
스냅백, 청바지, 운동화에요. 가방도 잘 안 들고 다녀요.

Q. 보여지는 게 정말 무섭다고 진짜 예쁘게 입고 여성스러울 것 같았는데.
그러니깐요. 다들 그래요. 그런데 집에 제일 많이 있는 옷이 저런 것들이에요. 그런데 어느덧 저도 모르게 29살이 됐더라고요. 재작년부터 다들 ‘제발 좀 꾸며라’, ‘나이에 맞게 입어라’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저도 집에 있던 스냅백을 보는데 못 쓸 것 같고 후드티도 못 입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바뀌는 시기인 것 같아요. 입는 것도 그렇고 바르는 것도 그렇고요.

Q. 연애 스타일은?
저는 저를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이런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고, 이럴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애교가 많고 여성스럽지는 않아요.

Q. 이상형은요?
이상형이라기보다는 처음 봤을 때 느낌이 딱 오는 사람? 정해놓는 건 없고 느낌이 오는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스파크라고 하죠(웃음).

Q. 2016년, 스물아홉, 첫 영화,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요?
스물 아홉은 쉴 틈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일하고, 연기하고, 소소한 행복부터 큰 행복, 아픈 일, 힘든 일, 기쁜 일 이런 것을 다 느끼고 담았으면 좋겠고 이로 인해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해요. 그렇게 서른을 맞고 싶어요.

기획 진행: 오아라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오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PD
의상: 르샵, 레미떼, 마소영, 그리디어스, 더스튜디오케이
주얼리: 바이가미
선글라스: 리에티
슈즈: 지니킴, 페르쉐, 모노바비
헤어: 제니하우스 올리브점 성은 실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올리브점 오윤희 원장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