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어화’ 유연석의 소신

입력 2016-04-19 12:25  


[bnt뉴스 조혜진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배우라는 직업을 사는 것 보다,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의 모습이 제 삶의 일부분이 되어갔으면 좋겠어요.”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 속 가수를 꿈꾸는 마지막 기생 소율(한효주)과 연희(천우희), 두 여자의 운명에 노래로 비극의 씨앗을 뿌리더니, 사랑으로 점화까지 시켜버리는 남자, 윤우 역의 배우 유연석과 bnt뉴스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유연석이 바라본 윤우

극중 유연석은 두 여자의 사랑을 받는다. 그가 바라본 소율과 연희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던 윤우의 매력은 밝고 건강한 에너지, 자유로운 영혼, 음악에 대한 소신이라고.

하지만 ‘해어화’ 속 윤우를 처음만난 그는 시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밝고 건강한 청년이었으나 혼란스러운 상황들 속 비극적 결말에 이르기까지 점점 말라가는 윤우는 두 여성 캐릭터 못지않게 고난의 시간을 견뎌야했다. 하지만 그의 변심은 비극의 신호탄을 알리는 만큼, 윤우는 관객들의 비난을 피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로 자리하기도 했다.


“악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영화에서는 윤우가 연희한테 빠져드는 일련의 과정들이 생략되다 보니 조금 급하게 마음을 돌려버린 남자가 된 것 같아요. ‘조선의 마음’이라는 노래를 통해 다시 연희와 만나게 된 후 곡 작업이 순탄치만은 않았어요. 연희가 무언가 이 노래를 불편하게 느끼고, 마음을 열지 못해서 윤우가 가시 꽃 같은 여자라고 이야기를 한 적도 있었고요.”

“그러는 와중에 곡 작업 마치고 연희를 데려다주는 장면에서 연희아버지가 연희를 구타하기 시작해요. 그걸 보고 있는 저에게 연희가 ‘이게 진짜 조선의 모습이다. 돈 몇 푼 때문에 딸을 팔아넘기는, 이게 진짜 조선의 모습이다. 조선의 마음이라는 노래가 와 닿지 않는다’고 말을 하죠. 그 얘기를 듣고 윤우는 ‘내가 조선을 똑바로 보고 다시 이 노래를 만들어 보겠다’며 다시금 노래를 작곡하고요. 그 과정 속에 서로 연민을 느끼고 이해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생략된 신들에 대한 그의 설명은 조금 버겁게 느껴졌던 윤우와 연희의 감정 변화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윤우에게도, 또 그와 사랑에 빠지는 연희에게도 중요하게 작용했을 과정들이 생략되면서 소율에게 향했던 윤우의 마음이 연희를 향해가는 감정정리 과정이 보여지지 않는 상황을 낳기도.

“윤우가 마음이 변했다고 인정하는 시기는 소율과 연희가 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 자신이 무심코 머물게 된 시선을 확인했을 때였어요. 그 이후 ‘조선의 마음’이 발표 되고 감옥에 가게 되죠. 윤우는 감옥에서야 비로소 소율에게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해요. 제 생각에는 윤우가 여러 말들로 변명 혹은 해명을 하고, 감정을 정리해내는 인물 같지 않았어요. 윤우는 소율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결국엔 노래로써 이야기하잖아요. 그게 윤우인 것 같아요.”


◆ 유연석의 긍정적인 변화

유연석에게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칠봉이는 이전의 악역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있는 도전이었고, ‘맨도롱또똣’의 건우는 어린아이 같다는 느낌마저 들게 하는 전혀 안 해봤던 톤을 시도하게 한 도전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안 해봤던 인물들을 경험해가야겠다는 생각을 전한 그는 하나하나의 캐릭터들이 주는 의미가 깊다고.

‘응답하라 1994’ 후 유연석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변할까봐 스스로 겁난다는 말을 전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금 묻자 그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하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변해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반응으로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신껏 답변을 내놨다.

“저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고, 제가 갖게 되는 책임감도 달라졌어요. 그러다보니 변하지 않아야 할 것 들이 있고, 긍적적으로 변해야 할 필요들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예전에는 흥행에 대한 생각들을 크게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저한테 요구하는 것들이 있고, 그와 함께 저는 책임감을 느끼고 고민하고 있고요. 그런 면에서 작품의 흥행 같은 것들을 염두에 둬야 하는 게 이전과 조금 변해야하는 부분이지 않나 싶어요.”


그렇다고 해서 흥행에 집착해 작품을 고르고 싶지 않다는 그의 모습은 ‘그 땐 왜 몰랐을까요 그렇게 좋은 걸’이라는 영화 속 소율의 마지막 대사처럼, 결국 자기 자신을 버리면 안 된다는 메시지와 닮아있었다. 실제 유연석이 지키고 싶은 자신만의 것, 자기만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처음 배우를 꿈꿨을 때부터 좋아했던 일에 대한 설렘이나 열정 같은 것들이 버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했고, 앞으로도 작업을 하게 되는 그 과정들이 즐거움으로 다가왔으면 싶어요. 꿈꿔오던 배우라는 것이 실제 직업으로 다가오게 되니까 슬럼프가 찾아올 때가 있을 수 있는데, 배우라는 직업을 사는 것 보다 연기를 하면서 배우로서의 삶이 제 삶의 일부분이 되어갔으면 좋겠어요.”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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