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태양의 후예’ 김원석 작가, 존경과 존중 속에서

입력 2016-04-26 17:50  


[bnt뉴스 조혜진 기자] “저는 김은숙 작가님을 존경했고, 김은숙 작가님은 저를 존중해주셨어요.”

하나의 작품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봄을 마주하지 않았나 싶다. 방영 내내 식을 줄 모르던 인기는 마지막회 시청률까지 38.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신드롬과 같은 인기를 끈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김원석 작가의 ‘국경없는 의사회’가 원작으로 알려져 있다. 김원석 작가와 김은숙 작가의 만남으로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태어났다고는 하지만, 신드롬을 이끈 이야기의 시작점을 펴낸 김원석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는 새롭고도 흥미로웠다. 

드라마 종영 후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의 극본을 집필한 김원석 작가가 공동인터뷰를 진행했다. 16번의 본방송, 그리고 재방송과 클립 영상을 통해서도 몇 번이고 본 작품임에도 앞서 언급했듯 그의 이야기는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었다. 
“이 말씀 먼저 드리고 시작하고 싶다”고 말문을 연 그는 작품과 관련한 인터뷰에 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평가받고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작가들 설명보다는 시청자들이 보고 느낀 그대로가 작품이 아닐까 하는 게 김은숙 작가님과 저의 같은 생각입니다. 그래서 본방 나가는 중에는 작가인터뷰를 하지 않았고, 끝난 후에도 작가들에게 궁금한 점이 많다는 요청에 시청자분들께 감사한 마음으로 질문에 답을 해드리고자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태양의 후예’에 대한 공식 인터뷰는 오늘 이 자리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못 박은 그는 본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미리 적어놓은 글을 통해 이야기를 전했고, 질문에는 차분하고도 유쾌하게 말을 이었다.

“이 드라마는 휴먼 멜로 힐링 드라마라는 기획의도를 잡으면서 시작했어요. 인물들이 재난상황이나 비상사태를 맞이했을 때 그 상황 속에서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고 의사로서의 사명감, 군인으로서의 책임과 명예를 잘 지켜나가면서도 한편으로 젊은이들의 사랑도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어요.”

“물론 뒷부분으로 넘어오면서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셨던 사건과 상황의 개연성, 인물들의 감정선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잘 잡아나갈 수 있었던 부분을 놓쳤던 것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요. 정말 토 나올 정도로 열심히 쓴 대본이라 후회는 없지만 반성은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다음 드라마에서는 조금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입니다.”


◆ “김은숙 작가와의 작업, 마법사와 한 편 먹은 기분”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상속자들’ 등의 작품을 통해 이미 대중에게 친숙한 김은숙 작가와의 공동 작업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김원석 작가는 그와의 대본 집필 에피소드를 전하며 김은숙 작가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의견이 맞지 않았으면 저희는 아직도 대본을 쓰고 있을 거예요. 대본은 이야기의 출발점이에요. 김은숙 작가님과 저, 작가실 보조 작가 3명까지 총 5명이 각자 다른 생각들을 가졌지만, 함께 작업하기 때문에 토의를 많이 했습니다. 또 기본적인 의사결정은 다수결이었고요. 작품을 만들어나가는데 있어서 자기입장을 갖고 토론하고, 재밌는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 떠들고, 결과에 승복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김은숙 작가님과 작업하며 이러한 작가실의 분위기와 작업 방식을 배운 게 가장 커요. 저는 김 작가님을 매우 존경했고, 작가님은 저를 많이 존중해주셨어요.”

특히 주인공 유시진(송중기)과 강모연(송혜교)의 대화는 물론 주변 알파팀과 의료팀 인물들까지 젊은 감각의 통통 튀는 대사도 인기 요인에 한 몫 했을 터. 이에 대해 김원석 작가는 김은숙 작가와의 일화를 전하며 다시 한 번 존경심을 내비쳤다.  

“김은숙 작가님보고 놀랐던 게, 주말 예능이나 음악 방송들을 다 같이 보는 거였어요. 젊은 감각들을 놓치지 않으려 그런 방송을 같이 보면서 끈임 없이 대화를 나눈 게 대사에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또 김 작가님은 열린 귀를 갖고 계세요. 작품에 대해 얘기하다가 보조 작가 친구들이 ‘재미없어요’하면 바로 접으세요.”

“작가실 회의가 재밌었던 게 저희끼리 온갖 이야기들을 하고 있을 때 얻어걸려서 재밌는 대사나 상황이 나오기도 했어요. 이렇게 하나를 가지고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게 고통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웬만하면 웃고 떠들면서 했던 것 같아요. 가끔 재미없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꺼내 놓을 때도 있는데 그것에 대해 주눅 들지 않게 얘기를 하시고, 반영하신다는 게 놀라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은숙 작가님은 김은숙 작가님인지라 초고를 내고, 또 재고를 내고, 재미없는 부분들을 걸러내면서 대본이 탄생을 하는데, 마지막으로 김은숙 작가님의 손을 거치면 마법처럼 달라졌어요. 순서를 바꾼다거나 문장을 다듬는 것에 있어서 설레고 유쾌하고 상쾌하게 나오더라고요. 시청률 30% 넘긴 날에는 김은숙 작가님한테 ‘누나 나 마법사랑 한 편 먹고 싸우는 것 같아. 고마워요’라고 문자도 보냈어요(웃음).”


◆ “유시진, 강모연과 행복하길 바랍니다”

집필이나 제작과정에서 이 정도의 인기를 예상했느냐는 물음에 그는 “단순히 시청률뿐만 아니라 관심이 너무 커서 놀라면서도, 뒤에서는 ‘이렇게까지 잘돼?’하면서 되게 신났었다(웃음). 이 정도일 거라고는 예상 못했고, 정말 너무 마법 같은 일이다”고 솔직하고도 겸손한 대답을 전했다.

하지만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원석 작가는 “작가 입장에서 이런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명대사가 정말 많았다. 대본을 쓰는 내내 작가실 말고 일반 분들에게 피드백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첫 방송부터 오글거린다는 얘기가 나와서 놀랐었다. 제가 봤을 땐 대사들이 그저 설레고, 유쾌하고, 상쾌하고, 어떨 땐 무섭기 까지 하고, 정말 재밌었다”며 대본에 대한 자심감과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본인이 자부할 정도로 잘 짜인 대본은 작품이 예상치 못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는 데 큰 역할을 했을 터. 하지만 100%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인 만큼, 인기 이면에는 스포일러가 난무하기도 했다. 이에 김원석 작가는 ‘원래는 윤명주(김지원)가 죽는 결말이었다’는 스포일러와 ‘태양의 후예’ 시즌2 가능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처음부터 해피엔딩이었어요. 주인공들은 물론이고, 다른 캐릭터들까지 죽음을 최소화하고 싶었어요. 재난이라는 무섭고 위험하고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그걸 꼭 죽음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전하면 되는 거 아닐까하는 마음이었고요. 실제 작품에서 돌아가신 분도 고반장님(남문철)뿐이에요.”

“시즌2 질문에는 미리 적어놓은 답변이 있어요. 읽어드리겠습니다(웃음). 시즌2를 할 생각이 없습니다. 아무리 불사조라지만 유시진은 이제 강모연과 행복하길 바랍니다.” (사진제공: 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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