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춘자의 전성시대

입력 2016-06-15 16:21  


[김민수 기자] 누구보다 특별한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 중 하나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며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스스로의 능력을 키워 삶을 개척해나가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여성으로 거듭 진화했다. 가수 겸 DJ 춘자의 이야기다.

최초 여자 연예인 DJ 1호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그만의 독특한 개성과 우먼파워로 좌중의 시선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그리고 후배양성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스스로 삶에 ‘멋’을 부여하는 춘자의 전성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더불어 자신만의 스타일과 자기관리를 무기로 음악의 ‘레전드’에 도전하고 있는 그. ‘쫓겨 가는 인생보다 찾아는 인생을 살고 싶다’던 춘자와 깊은 대화를 시작했다.

Q. 오랜만에 화보 촬영을 했는데 어땠는지.
사실은 내가 클러버들과 함께 하나 된 느낌으로 음악 속에서 묻혀 살다가 오랜만에 화보 촬영을 하니깐 새롭고 연예인 된 느낌(?)이다. 살아 있다는 느낌도 받았고 특별하게 준비하지 않았는데도 잘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더라. 간만에 에너지 넘쳐났다(웃음).

Q.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가 있다면.
첫 번째 콘셉트에서 블라우스가 과연 나하고 어울릴까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잘 어울려서 새로웠었고 전부 마음에 들었다.

Q. 본명 홍수연, 예쁜 이름도 많은데 굳이 춘자인 이유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했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불린 이름이다. 당시 영문이름이 유행이었는데 상반되는 이미지가 없을까 하다가 생각해낸 것이 춘자다. 토속적이고 나름 애국자가 된 기분도 있더라. 그때 마침 내가 데뷔했을 때 설운도 선생님의 ‘춘자야’라는 앨범이 발매가 되었는데 그 곡의 주인공이 나인 것처럼 소문도 났었다. 이를 계기로 선생님과 라디오 방송도 함께 했었고 이름 때문에 장르를 넘나들면서 행사나 무대에 섰던 기억이 난다.

Q. 당시 여자 가수에게 삭발은 꽤나 큰 파장이었다.
원래 데뷔하기 전 고3때부터 빡빡머리였다(웃음). 사실 지금 와서 말하는 거지만 데뷔 당시 삭발을 했던 이유가 노래를 좀 부각시키고 싶었고 1집 ‘가슴이 예뻐야 여자다’가 제목으로 오해를 사게끔 어필한 것도 있다. 그리고 그때는 외모지상주의로 성형이 유행이었는데 마음이 예뻐야 여자라는 것을 강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Q. 그때 삭발 퍼포먼스로 대중들의 시선을 압도했었다.
자세하게 말하면 가발 퍼포먼스였다. 그냥 나가면 식상할 수 있어서 중간에 이벤트로 가발을 던졌는데 여태 던진 가발만 해도 수백 개는 될 것이다(웃음). 특히 군부대에서 공연할 때 가발을 던지면 받으려고 난리도 아니더라. 실제로 그 가발을 받은 사람도 만난 적도 있었다. 지금은 내 팬이 되었고 10년이 지난 후에도 만났다. 그리고 연예인이란 직업으로 힘들었을 때도 힘이 많이 되더라. 감사했다.

Q. 그 이후 연예계 활동은 잠잠했다.
원래 내가 디제이 출신인데 당시 노래가 너무 좋아서 디제이를 과감히 뿌리치고 가수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충격 그 자체였다. 매니저들에 의해서 움직이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없으니 실망이었다.

Q. 그러다가 가수 춘자에서 DJ춘자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7~8년 전부터 뒤에서 아르바이트로 조용히 행사만 하다가 본격적으로 밑바닥부터 시작한 것은 4~5년 전부터다. 연예인 출신이라는 명분을 없애버릴 생각으로 연습을 시작했는데 때마침 디제이 시장이 확산되고 있던 찰나였고 앞에서 구준엽 선배님이 열심히 이끌어줬다. 연예인 출신에 대한 명분을 많이 없애주신 분이다.

그리고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에 대한 색안경을 없애기 위해 백스테이지에서 많은 노력을 했었다. 나를 너무 불편해하고 어려워하더라. 심지어 그들의 자리를 내가 뺏는다는 느낌을 갖게 돼서 일부러 더 소통을 했었다. 그게 이제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나를 디제이로서 인정해주더라. 그리고 가수할 때보다 수입은 적지만 나에겐 명예를 얻은 것이 더 크기 때문에 내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더 보여주기 위해서 지금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Q. 연예인으로서 DJ도전, 많이 힘들었겠다.
최초 여자 연예인 DJ 1호로서 어깨가 많이 무거웠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했다. 무대 위가 멋있고 느낌 있기 때문에 하고 싶어 하는 연예인들이 많은데 이를 행사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있더라. 결국 무대를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연예인이라는 컨텐츠 때문에 한두 번 정도는 서겠지만 음악을 끌고 갈 수 없어 결국 무대에 서지 못한다.

이곳은 정말 냉정한 곳이다. 만약 업주들이 고용을 해도 로컬들이 인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후기는 무시를 못한다. 그들도 몇 년씩 고생해서 무대에 섰는데 연예인으로서 서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Q. 가수보다 좋았던 디제이.
본격적으로 디제이를 시작하기 전 아르바이트로 큰 행사에서 디제이를 하는데 관객들과 클러버들이 내 손에 타서 놀고 있는데 노래보다 더 좋더라.  순간 ‘내가 왜 이 재주를 썩히고 있었는지, 이것을 왜 잊고 살았는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몰라 막연하게 연습실에 내려가서 18시간씩 무작정 연습했다. 지금도 일정 제외하고는 눈뜨면 연습실로 바로 내려간다.

Q.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고.
이미 데뷔는 시켰다. 디제이 바비(DJ vavi)라는 모델 출신 디제이인데 하루 연습시간이 12시간씩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나를 보고 꿈을 가졌다고 말하더라. 다른 꿈을 가질 일도 없이 모델 일만 평생 해오다가 별로 대단하지도 않는 나에게 제자가 되고 싶다고 말을 하는데 요즘 애들 같지 않는 열정이 보이더라. 정말 하고 싶어서 열심히 쫓아다녔다.

그리고 음악을 알고 디제이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디제이란 직업이 너무 멋있고 음악도 틀고 싶어서 그 꿈이 생겼다고 말하더라(웃음). 대견하다. 지금은 나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다.

Q. 2015년 MBC 예능 ‘일밤-복면가왕’ 출연,
사실 세 번째 미팅 때 출연 결정을 하고 나간 것이다. 프로그램 특성상 노래를 보여줘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부담스럽더라. 그래서 처음에는 싫다고 했었다. 내가 어떤 타이틀을 갖고 나간 것도 아니고 순순히 노래만 가지고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노래는 또 부르고 싶더라(웃음).

그리고 당시 춘자처럼 하고 나가면 알아볼까봐 가발 쓰고 치마입고 출연했는데 복면 벗는 순간 관객들과 패널 반응은 정말 ‘꺽’소리가 날만큼 박수치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런데 나름 좋았던 것은 연관 검색어에 ‘춘자 몸매’가 올라가 있더라.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되니깐 자신감도 생기도 ‘사람들이 날 많이 궁금해 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Q. 무대 위 환호소리를 들으면 어떤가.
난 아직도 누군가가 나에게 환호해주는 것이 신기하더라. 나의 대한 존재감이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이 느낌은 어떻게 말로 표현이 되지 않는다(웃음).

Q. 소문난 음식솜씨와 뜨개질 등 의외로 여성스러운 모습이 있다고.
뜨개질은 이제 뺄 때도 됐다. 너무 우려먹었다. 지금은 날씨가 더워서 뜨개질도 하지 않고 그냥 겨울 때 심심해서 모자나 하나씩 뜨는 정도다(웃음). 그리고 요리는 내가 잘 먹고 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우리 집에 밥 먹으러 친구들이 자주 온다. 모델 김현진, 원투, 배우 성훈이도 자주 오고 근처에 작업실이 있어 자주 밥을 차려주곤 한다. 

Q. 평소 좋아하는 운동은.
골프, 당구 등 구기 종목 좋아하고 여름에는 수상 레포츠를 많이 한다.

Q. ‘센’ 이미지에 대한 생각.
약해 보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않나. 나는 맨 얼굴에 슬리퍼만 신어도 사람들이 강해 보인다고 하더라. 그리고 내가 말을 할 때도 직설 화법을 쓴다. 결론을 빨리 내는 스타일이고 말하는 과정에서 뭉그적거리는 것을 싫어한다(웃음). 짧은 헤어도 그렇고 큰 키에 문신까지 대체적으로 센 이미지에 관련된 것들을 가지고 있다.

Q. 항간에는 춘자 이름으로 된 가게가 춘자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있다. 그 소문의 진상은.
아니다(웃음). 가끔 오해도 많이 해서 지인들이 언제 오픈했냐며 물어보기도 하는데 내가 운영하는 가게인줄 알고 가는 손님들이 꽤 있다고 들었다. 솔직히 좋기는 하다. 그리고 춘자라는 강아지 이름도 정말 많더라. 검색창에 춘자 검색하면 강아지하고 맥주 가게만 나온다. 강아지가 싫은 것이 아니라 나와 강아지가 같이 나오니 기분이 좋진 않더라.


Q. 결혼하기에 늦다면 늦은 나이인데,
할 생각이 없다. 중학교 때부터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 와서 그런지 이게 말대로 되니까 이젠 짜증이 나더라(웃음). 남자 친구들은 만나봤는데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실제 레즈비언 클럽에서 일을 한 적도 있어서 여자를 좋아한다는 소문도 있는데 남자를 좋아한다. 하지만 개인적인으로 사랑에는 국한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명이다.

Q. 이성 관계.
현재 남자 친구는 없다. 좋은 관계로 발전하려 했던 적은 몇 번 있지만 이루어지진 않더라. 마지막으로 만났던 남자 친구와 3년 정도 만났는데 내가 많이 좋아했었다. 그런데 서로 최선을 다하지 못한 환경 때문에 헤어지게 되었지만 지나고 나니 보고 싶긴 하다.

원래 내 연애방식은 한번 사랑을 하게 되면 열정적으로 사랑을 한다. 하지만 지금은 사랑보다 일이 먼저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식구들도 있고 나를 보고 따라오는 후배들과 제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분명 사랑을 하게 되면 일에는 소홀히 할 것을 알기에 사랑을 하지 않는 것이다.

Q. 음악에 대한 진정성.
솔직히 내가 가수활동과 예능을 하면서 최선을 다해 본 적이 없다. 여태 가지고 있던 끼로 먹고 살았던 것 같다. 내가 무언가를 위해서 헌신했던 적이 없었는데 디제이라는 타이틀을 제대로 갖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오히려 가수를 할 때보다 지금의 내 자신에게 굉장히 엄격하다. 디제이를 너무 사랑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Q. 어떤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갈 건지.
음악이란 어떤 장르든 소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춘자니깐 가능한거야’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아티스트 춘자로서 대중들과 함께하고 싶다. 음악은 유행의 패턴을 계속 따라가기 때문에 세월에 국한되기보다 쳐지지 않고 ‘나이가 있어도 춘자는 춘자’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노력이라는 것을 앞으로 줄곧 하겠지만 나는 쫓겨 가는 인생이 너무 싫다. 그런 인생보다 찾아가는 인생이 좋다. 계속 음악을 좋아하는 음악인이고 싶고 내가 도전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에 도전할 생각이다. 앞으로 쫓겨 가는 인생보다 찾아가는 인생을 사는 춘자가 되도록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한다.

기획 진행: 김민수, 이주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곽용섭
의상: 레미떼, 그리디어스, 베르노비아 웨딩
주얼리: 쥬얼리 빡스
헤어: 크로체나인 지윤 실장
메이크업: 크로체나인 서이 실장
바이크: KTM, 1290 SUPER DUKE R
이발소: 밤므 바버샵 신사점
장소협찬: Marquee 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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