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우리 “지금이 좋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살고 싶어”

입력 2016-07-05 10:33  


[오아라 기자] 그의 손을 거친 아이돌, 스타들은 무수히 많다. 남들보다 빨랐고 또 남달랐다. 그렇기에 또 이 자리까지 왔다. 난다 긴다하는 사람들이 모인 패션계에서 여전히 독보적인 존재다. 스타일리스트, 비주얼 디렉터 김우리다.

단순히 옷을 잘 입는 사람, 옷을 잘 입히는 사람을 넘어 덧붙이고 싶은 것이 많다. 김우리식대로 즐기는 스타일, 그가 여전히 대세인 이유를 보여준다. 

요즘 많은 사람이 시시때때로 그의 인스타그램을 살피고 소통하고 그가 하는 방송을 챙겨본다. 그럴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

Q 디렉팅을 주로 하다가 오늘은 모델로 카메라 앞에 섰어요.
광고촬영, 비주얼 작업을 개인적으로 많이 해왔잖아요. 남들에게서 끄집어내는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서 지시하는 건 쉽지만, 막상 이 자리에 서면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매번 재미있는 것 같아요.

Q 아이돌, 가수에서 스타일리스트와 비주얼 디렉터 김우리가 되기까지.
‘야차’라는 아이돌 출신이었어요. 사정이 생기면서 잘 안됐죠. 그러다가 신효범 씨 스타일리스트를 시작을 하게 됐어요. 가수로 활동했을 때 제 옷을 제가 직접 만들어서 입었어요. 그때는 스타일리스트라는 개념이 크지는 않았잖아요. 잔재주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일을 시작하면서 ‘이쪽 일을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이후로 태사자, 신화, 핑클, 젝키 우리나라 아이돌은 거의 다 맡았던 것 같아요.

Q 한창 꿈을 꾸다가 전향을 했을 때 아쉽지는 않았어요?
아쉽기보다는 그래서 연예인들과 좋은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꿈을 이야기하면 전 연예인이에요. 꿈은 꼭 이루어져서가 아니라 바람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 꿈을 가지고 벅찬 가슴을 안고 사는 거지. 꿀 수도 있는 것이 꿈이니깐. 그러니깐 오늘 같은 촬영이 있을 때 끼를 발산 하는 거기도 하고요(웃음). 촬영 분위기도 워낙 잘 아니깐. 지금도 ‘우리 오빠 쇼’라던가 연예인들과 함께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계속 꿈을 포기하거나 꿈에서 멀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은 거죠. 이것도 하나의 비슷한 길이라고 생각해요. 재미있어요. 연예인이었으면 오히려 못했을 것이 더 많을 것 같아요.

Q 그동안 함께 했던 스타들이 셀 수 없이 많아요. 개개인 스타일도 다 다르고요. 작업하면서 다양한 에피소드도 있었을 것 같은데.
많은 스타와 작업을 했잖아요.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이제 아무래도 일로 친해진 것보다 개인적으로 친해진 경우가 많으니깐. 사적인 일도 있을 거 아니에요? 연예인 스타일리스트라고 해서 일만 하고 딱,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다 보니 알 필요도 없는 것도 알아야 하는 것도 있고 알았지만 말 못 하는 것도 있고요. 여러 가지가 있죠. 그런 것들을 지켜내면서 활동을 하기가 쉽지는 않잖아요. 어렸을 때는 남 얘기하는 거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런데도 그렇게 오랜 시간 활동하면서 그거를 서로 지켜주고 좋은 건 더 소문 내주고 안 좋은 건 가려주는 게 에피소드라면 에피소드랄까? 꼭 옷을 잘 입혀서 인기가 있고, 사실 이런 건 수두룩해서 에피소드가 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들과 오랜 시간 활동을 하면서 더 많은 발전을 했다는 것이 저의 에피소드라면 에피소드에요.

Q 함께 하지 못한 스타들 가운데 작업을 해보고 싶은 스타가 있다면?
그렇게 따지면 많은 스타와 못했죠. 사실은 우리나라의 스타보다 해외의 샐럽과 해보고 싶어요. 비욘세요. 가수 스타일리스트 출신이다 보니 그런 무대를 보면서 ‘저런 아티스트와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이 질문 정말 많이 받았을 텐데 김우리가 봤을 때 옷 좀 입을 줄 아는 사람을 꼽는다면요?
뮤지션 쪽에서는 지 드래곤이 ‘아이콘’이라는 타이틀을 달만 한 이유가 명백하게 있는 것 같아요. 스타일리스트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많이 입어보고 컬렉션도 다니고. 이런 것이 결국은 자기 재산이 되는 것이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봤지만 그때부터 본인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친구고 어떻게 표출하는지 아는 친구예요. 여자의 경우에는 사실 저는 워스트와 베스트를 넘나드는 친구가 좋아요. 베스트만 받는 건 별로더라고요. 그만큼 워스트를 해봐야 베스트가 뭔지 알게 돼요. 많은 배우들이 베스트와 워스트에 예민한 건 사실이에요. 신경이 안 쓰일 수는 없겠지만, 너무 안정적으로만 가는 게 아쉬운 거죠. 공효진 씨가 패셔니스타 라고 불리는 건 ‘베스트와 워스트’를 넘나들기 때문이에요. 그런 걸 보면서 사람들은 또 재미가 있고요. 항상 그들에게만 어울리는 옷을 입지 않고 새롭게 시도를 하잖아요. 그게 진정한 패셔니스타 라고 생각해요.


Q 정말 많은 스타일리스트가 있고 또 인기 있는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잖아요. 스타일리스트에게 필요한 것 필요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스타일리스트건 아니건 간에 막론하고 ‘아티스트’라는 이름으로 불리려면 최소한 10년 이상은 보고 배울 줄 아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시작할 때는 의욕이 앞서서 시작하죠. 내가 다 잘할 것 같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고, 내가 그들보다 나을 것 같고, 그런데 그건 세상이 말해주잖아요. 내가 혼자 다 할 수 있는 나이가 있고 지휘를 할 수 있는 나이가 있고. 그건 내가 정하는 게 아니거든요. 최소 10년 이상 자기가 보고 배우는 것, 물론 그 안에 타고난 감각은 뽐낼 수 있지만, 남들에게 그런 감각을 인정받는 건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거 같아요. 저도 그랬어요. 10년 전에 제가 더 잘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그게 혼자만의 생각으로 되는 것은 아닌 거 같아요. 사실 나는 잘 하는 사람보다 버티는 사람이 좋아요. 버티는 사람이 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잘하는 사람은 너무 많아요. 자기 스스로 판단해버리는 건 좋지 않아요.

Q. 확실히 예전과는 달라요. 연예인에게만 환호했다면 그 관심이 넓어졌어요. 거기에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아티스트 등 패션, 뷰티와 관련된 사람들이 많은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
의, 식, 주잖아요. 패션이 한참 인기가 있었을 때가 있었어요. ‘의’가 인기가 있었을 때가 불과 10년 전이에요. 2~3년 전에는 ‘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잖아요. 지금도 그렇고요. 이제는 ‘주’라는 말이에요. 주거공간. 이 순서대로 가는 것 같아요. 패션이 항상 빠질 수 없는 카테고리에요. 입고 살아야 하니깐요. 그런데 먹고 사는 것, 누워 자는 곳 마찬가지죠. 이제 더 맛있는 것, 예쁜 것을 찾기 시작한 거죠. 그다음이 리빙이죠.

Q SNS 팔로워 수가 어마어마해요. 스타 못지않아요. 또 꾸준히 활동하고 있고요. 광고 요청도 많이 들어올 것 같은데.
아, 광고요? 처음에 시작할 때는 그런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중간이 되니깐 그런 거로 돈 버는 사람도 있고 또 많더라고요. 팔로워가 늘어나고 내가 거기서 알게 모르게 트렌드 세터가 되고 퍼스트 리스트가 되니깐 날 팔로우 한 사람들에게 믿음을 깨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팔로워가 점점 늘어날 때마다 그 사람들이 나의 진실성을 보고 할 텐데 돈을 받고 홍보를 하면 금방 소문이 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안 하게 되고 내 일상, 건강한 라이프를 보여주고 알려주면서 ‘이렇게 살면 어떨까’ 하는 교보재가 되고 싶은 건 맞아요. 그걸 통해서 내가 하고 있는 일도 열심히 하지만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고 연예인 친구들도 있다, 보여주는 거죠. 이게 꼭 허세가 아니라 내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를 갖고 제 삶을 그냥 보여주는 거죠. 그냥 솔직하게요. 허투루 하고 싶지는 않아요. 글 올릴 때도 되게 신중해요.

Q 자랑하는 거야? 허세야? 라는 반응도 분명히 있어요.
물론 허세를 떨 때도 있어요. 그런데 100개 사진 중에 1개? 대놓고 그냥 “저 처음으로 비행기 퍼스트 탔어요. 이럴 때 자랑해보지 언제 해봐요?” 그냥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어떤 분이 댓글로 ‘허세를 떨어도 안 미운 건 뭐지’라고 하더라고요. 주구장창 그러는 게 아니니깐요. 그건 진짜 허세죠. 어떻게 맨날 명품만 입고 좋은 것만 타요. 안 그래요?

Q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일을 하고 있고 이쪽 일을 하면 왠지 까칠할 것 같다는 것이 편견이면 편견일 것 같아요. 그런데 방송에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또 다르더라고요. 평소엔 어떤지 궁금해요.
아무리 제가 아니라 해도 이쪽 일 하는 사람은 예민할 수밖에 없어요. 예민했었고요. 그런데 나이를 먹고 경력이 되면서부터 조금씩 순화하려고 하니깐 바뀌는 거지. 이쪽 일을 하면서 널널하면 성공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패션만 했더라면 조금 더 날카로웠을 거예요. 라이프 스타일로 바꾸다 보니깐 하나만 하는 일에 대해서 예민한 것이 덜 하다는 것이죠. 물론 가끔 욱해서 옛날 버릇 나오긴 해요. 그런데 지금은 10번 중에 1번? 제가 다른 것에 눈을 돌릴수록 성격이 바뀌는 것 같아요.

Q ‘우리 오빠 쇼’도 지금 하고 있지만 예전부터 종종 방송 활동을 했었고요. 요즘 이와 관련된 콘텐츠가 많은데 ‘우리 오빠 쇼’만의 차별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움직이는 SNS에요. 제 인스타그램을 움직이자, 해서 만든 거예요. 그래서 패션도 있고 스타도 있고 인테리어도 있고요. 리얼하게 이뤄지는 것들이 있어요. SNS의 사진 한 장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다 직접 다니면서 김우리가 먹고 쓰고 하는 것을 박나래와 최여진이 함께 다니면서 보여주는 버라이어티 리얼 정보 쇼에요.


Q 멤버들은 어떻게 뭉치게 된 건지.
제가 다른 프로그램에서 박나래 씨를 보면서 너무 괜찮은 거에요. 똑똑하고 잘 할 것 같은 친구?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 했을 때 전 꼭 나래 씨와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유머코드도 있고 그걸 받아 쳐주는 사람이 있으면 케미가 있을 텐데 싶었죠. 그렇지만 또 정보 쇼다 보니깐 중간에 한 명이 무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역할을 여진 씨가 해줬고요. 그런데 박나래 씨는 꼭 섭외를 해달라고 얘기했던 것 같아요.

Q 시즌2도 기대가 돼요.
시즌 1때 보다 다듬어서 더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어야죠.

Q 방송, SNS에서도 그렇게 참 다양한 아이템이 많은 것 같아요. 주로 어디서 쇼핑해요?
다양해요. SPA브랜드부터 명품 브랜드까지 가리지는 않아요. 다 가요. 옷, 브랜드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옷을 입는 자세, 몸이 중요한 것 같아요.

Q 이 질문 역시 수 백 번 받았겠지만 그래도 물어보고 싶어요. 옷 잘 입는 방법이요.
자기에게 잘 맞는 옷을 입어야겠죠. 브랜드를 선별하지 말고 나하고 잘 맞는 거요. 사실 그러려면 내 몸을 아끼고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비싼 옷만 입는 다고 해서 예쁘지는 않거든요. 잘 입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 사람 보고 따라 하고 싶어지지는 않잖아요. 자기의 핏에 잘 맞는 것이 있어요. 많이 입어보는 게 중요해요.

Q 몸이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어떤 운동을 주로 하는지.
운동은 예전부터 했어요. 몸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다만 보여주지 않았을 뿐이지. 그런데 전에는 근육 운동만 했었을 때라 예쁘지는 않았어요. EMS, 필라테스 하면서 몸이 바뀌기 시작한 것 같아요. 이건 확실해요.

Q 가장 아끼는 것, 최근에 산 물건, 가장 아끼는 것.
가장 아끼는 것은 인테리어요. 저의 집 인테리어. 최근에 산 건 코트. 과소비를 안 하다가 하나 큰 맘 먹고 샀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은요?
이렇게 살 거에요(웃음). ‘이렇게 살 거야’ 이런 건 없어요. 저에게 주어진 일 열심히 하면서 살고 또 없을 땐 여유롭게 쉬고 나 스스로를 옥죄며 살고 싶지는 않아요. 물론 하고 싶은 일에는 애를 써야죠. 그런데 안 되는 건 억지로 하게 되면 망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선에는 최선을 다하고요. 그런데 누가 또 그러더라고요 그건 여유가 생겨서 그런 거라고요.
 
Q 맞아요. 여유가 생겨서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럴 수도 있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만큼 큰 것도 사실이고요. 지혜라고 하면 지혜겠다. 지금이 좋아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싫어요. 지금이 전 좋아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요.

기획 진행: 오아라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의상: 비욘드클로젯, HALEINE, 씨와이초이, 오디너리피플
선글라스: 라피스 센시블레
백: 로사케이
시계: 휴고 보스
슈즈: 미넬리
헤어: 크로체나인 이지윤 실장
메이크업: 크로체나인 오희진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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