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를 품은 배우, 이민호

입력 2016-09-01 10:41  


[조원신 기자] 당시를 회자하노라면 영화 ‘나 홀로 집에’에서 케빈 역을 맡은 맥컬리 컬킨을 보는 듯했다. ‘맙소사’라는 짧고 굵은 유행어를 남기고 꽤나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근데도 여전히 그가 기억 속에 뚜렷하다. 배우 이민호.

‘순풍 산부인과’의 정배 역할로 데뷔한 그는 어엿한 성인이 됐다. 꾸준한 활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연기력이 바탕이 돼 굵직굵직한 필모그래피가 쌓여간다. 그렇게 배우 이민호는 ‘역변’ 없이 잘 자라 ‘정변’의 아이콘이 됐다. 농익은 연기력은 덤이 됐다.

그렇게 어엿한 ‘배우’의 모양새로 성장한 이민호와 bnt가 패션화보로 만났다. 나이 대에 걸 맞는 세련미와 더불어 원숙미가 느껴지는 표정 연기는 실로 배우의 그것이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제법 진지하고 밀도 있게 꺼내보였다.

오랜만에 찍는 화보 촬영이라고 들었어요.

‘해를 품은 달’ 촬영 직후에 여기저기서 찍은 뒤로 굉장히 오랜만이라 긴장이 많이 됐어요.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는 뭔가요.

야외에서 촬영했던 첫 번째 콘셉트가 좋았어요. 약간 아쉬웠던 건 초반이라 긴장을 해서 생각만큼 잘 하지 못했던 거 같아요. 또 남성적인 느낌의 마지막 촬영도 좋았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남성적인 면모가 있는데 보여드릴 기회가 별로 없었거든요.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저희 아버지의 어릴 적 꿈이 배우였는데 할아버지의 반대로 못 이루셨다고 하셨어요. 그 덕에 아버지께서는 제게 그 꿈을 대신 이루길 바라셨고 네 살 때부터 연기 학원을 다니게 됐죠. 또 주변에서 어린 저를 보며 권유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그렇게 시작하게 됐어요.

그때 배웠던 것들이 지금도 확실히 도움이 되나요.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시작하다 보니 남들보다 경험이 많아서 카메라 앞에서의 두려움 같은 건 덜한 것 같아요. 노련미도 쫌 생긴 것 같고요.

‘순풍산부인과’로 데뷔했는데 출연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제가 여섯 살 때 우연히 출연하게 됐어요. 원래는 뒤에 있는 유치원 친구 역할이었는데 감독님께서 어리바리한 제 모습을 보고 귀엽다며 역할을 주셨고 그렇게 운 좋게 ‘정배’가 됐죠.(웃음)

그 당시 기억이 나는지, 또 그때 그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아버지께서 제가 나오는 작품은 전부 녹화를 해두셔서 집에 가면 비디오테이프로 남아있어요. 그래서 예전에는 심심하면 틀어서 보고 그랬는데 요즘은 왠지 창피해서 잘 안 봐요.(웃음) 보면 그냥 신기해요. 제가 당시의 제 모습을 봐도 저 나이 때 뭘 알고 무슨 생각으로 했을까 하며 신기해요. 그러다 보니 그 나이 대 다른 아역들을 보면 더 신기한 것 같아요. 쟤는 무슨 생각을 가지고 할까, 요즘 아역들은 또 너무 잘 하니까요.(웃음)

그 역할이 임팩트가 참 컸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아직도 민호 씨를 그때 ‘정배’로 기억해주신 분 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는 되게 기분 좋아요. 그때 그 모습을 아직까지 기억해주신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도 아직까지 저를 귀엽게 생각해주시니까 기분 좋아요. 다만 이제는 이렇게 자란 모습을 다시 각인 시켜 드려야 되겠죠. 그건 제 몫이니까 지금부터 다시금 놀라게 해드리고 싶어요. 많이.

어떻게 보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제법 이름 있는 작품을 많이 거쳤는데 그 이미지가 너무 크다 보니 본의 아니게 마이너스 되는 그런 경우가 있지 않나요.

아무래도 그런 면이 없지는 않죠. 그런데 저는 그런 점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는 편은 아니에요. 그저 지금의 제 모습으로 묵묵히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꾸준히 해나가다 보면 언젠간 좋은 작품을 만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는 그런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당시 함께 ‘순풍 산부인과’에 출연했던 친구들과는 지금도 연락을 하나요.

출연 이후에는 한동안 연락을 하고 지냈어요. 특히 미달이 역을 맡았던 성은이 누나 같은 경우는 제 고등학교 선배예요. 그래서 제가 그때까지만 해도 연락해서 학교에서도 보고 누나가 맛있는 걸 사주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인 나요. 요즘은 서로가 바쁘다 보니 연락이 그전처럼 잘 되진 않아요.


많은 작품에 출연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뭔가요.

‘해를 품은 달’이라는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정일우 형의 아역으로 ‘어린 양명군’ 역이었어요. 당시에 여진구, 김유정, 김소현과 함께 촬영했던 기억이 나네요. 또 시청률도 잘 나왔고 사랑도 많이 받았어요. 그런 점이 인상 깊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제가 처음 성인이 돼서 찍은 작품이어서 더더욱 그런 거 같아요. 학생이었던 시절 찍었던 작품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고 마음가짐도 달랐었어요.

최근에는 영화 ‘시간이탈자’에 출연했는데.

흥행적인 측면보다는 그런 좋은 작품에 함께 참여했다는 점에 감사해요. 감독님도 너무 좋았고 함께 했던 배우 분들도 누구 하나 빠짐없이 좋은 분들이어서 그게 제겐 굉장히 큰 ‘얻음’이었던 거 같아요.

정석이 형 같은 경우는 작품을 하며 배우로서는 물론 인간적인 면으로도 너무 좋아하게 돼서 아직까지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요. 임수정 누나는 여배우이시기도 해서 제가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어려웠는데 먼저 살갑게 맞아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차기작에 대한 계획이 있나요.

제가 작년에 중국에서 찍은 영화가 후반작업을 거쳐 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올해 말에 중국에서 한 차례 더 영화 촬영 계획이 있어요.

중국어로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덕분에 중국어를 많이 배웠어요. 급하게 습득하느라 힘들고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개봉하는 영화는 어떤 장르인가요.

약간의 멜로를 가장한 스릴러랄까요. 제가 극 중에서 좋아하는 누나가 있는데 그가 저를 받아주지 않아서 스토킹을 하며 집착을 하는 내용이에요. 그런 집착 끝에 결국은 파멸에 이르는 조금은 세고 작품성 있는 영화예요. 그래서 흥행보다는 그래서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고요.

호흡이 가장 잘 맞았던 동료배우.

아무래도 첫 번째는 ‘해품달’에서 아역들끼리 연기 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진구나 유정이, 소현이. 그 친구들과 다 같이 너무 잘 맞았었어요. 애들인데도 서로가 감정이입을 하면서 질투까지 느낄 정도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또 하나는 ‘옥탑방 왕세자’를 꼽고 싶어요. 저랑 석원이 형, 우식이형 이렇게 셋이서 삼인방이었는데 그 삼인방의 호흡이 너무 즐거웠어요. 웃느라 NG가 엄청 많이 날 정도로 재밌게 촬영해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다시 한 번 같이 촬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아쉬웠던 작품이 있나요.

스무 살 때 ‘런닝맨’이라는 영화를 촬영 했는데 그 작품에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제게 처음으로 무거운 짐이 얹혔었던 작품이었는데 부담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힘들었어요. 심지어 늑막염까지 와서 강제로 다같이 2주가량 쉬기도 하고. 그렇게 몸 상태도 컨디션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를 하다 보니 제대로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나요.

송강호, 이병헌, 하정우 선배님을 굉장히 존경해요. 언젠간 그 분들과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함께 호흡을 맞춰가는 시너지, 그걸 한 번 느껴보고 싶어요.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감독님은 있나요.

봉준호 감독님과 박찬욱 감독님을 굉장히 좋아해요. 정말 거의 모든 작품들을 다 봤던 거 같아요.

다른 작품 중 탐났었던 역할이 있나요.

영화 ‘추격자’에서 하정우 선배님이 하셨던 사이코패스 같은 그런 역할. 배우로서 언젠가 한 번 쯤은 꿈꾸는 그런 역할인 거 같아요. 저도 그런 역을 한 번 소화해보고 싶어요. 저는 평범한 것보다는 센 걸 좋아하는 거 같아요. 그런 사이코패스 라던가 ‘악마를 보았다’에서 이병헌 선배님이 맡으셨던 처절하게 복수해나가는 그런 걸 한 번 해보고 싶어요.


뮤지컬에 출연했던 이력도 있어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린이 뮤지컬을 두 편 했었는데 너무 재밌게 해서 좋은 기억이 남아있었어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또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라카지’라는 좋은 작품이 오게 됐죠. 다시 한 번 그때 그 감정들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에 도전했었어요. 제가 욕심이 많은 편이라 안 해본 것들은 다 도전해보고 싶어요. 예능도 좋아하고 MC도 해보고 싶고.

즐겨 보는 예능이 있나요.

저는 개인적으론 ‘무한도전’을 굉장히 좋아해요.

출연하고 싶은 예능

예능을 좋아하는데 막상 나가면 말을 잘 못해요. 그래서 그냥 보는 걸로 만족해야 되나 싶기도 해요.

‘라디오스타’에 나갔을 땐 어땠어요.

볼 땐 재밌지만 막상 거기 앉아 있어보니 예능이 정말 힘든 거구나를 느꼈어요. 타이밍을 보고 치고 들어가야 되는데 그게 너무 어려운 거예요. 내가 저 사람 말을 끊어먹으면 어떡하지, 내가 괜히 재미없는 말을 하면 어떡하지 생각을 하다 보니 타이밍을 놓치고 결국은 말 한 마디 못하고 주눅들어있고.(웃음) 특히 라스 같은 경우는 mc분들이 세니까 더 긴장도 되고 어렵더라고요 확실히.

절친하게 지내는 동료 배우는 누가 있나요.

영화 ‘런닝맨’에서 저희 아빠로 나왔던 하균 선배님. 제가 그때부터 ‘하균 아빠’라고 부르는데 가끔 술 한 잔할 정도로 친분이 있어요. 또 동료 배우 유정이나 신혜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연기를 해 와서 어머님들끼리도 친하시고 세 달에 한 번씩은 다 같이 여행을 가기도 해요.

이상형

배우 분들 중에서는 손예진 누나랑 신민아 누나. 청순한 이미지를 좋아하는 거 같아요. 웃을 때 굉장히 매력적이고 청바지가 잘 어울리고.(웃음) 연애는...하고 싶은데 연애보다는 아직 연기할 때가 더 기분 좋은 거 같아요. 다만 날씨가 좋은 날에는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여행가고 싶고 여자 친구랑 데이트 하고 싶고. 그럴 때면 가끔씩 느끼는데 딱히 외롭다 같은 건 잘 모르겠어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여러 가지 좋은 수식어가 있겠지만 저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게 가장 좋은 말인 거 같아요. 어, 저 배우가 나오네, 저 배우는 믿고 볼 수 있어, 재밌겠다, 한 번 보자 이런 것만큼의 칭찬이 없는 거 같아서 그런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올해의 계획

올해는 일단 중국에서 영화 촬영이 있을 것 같아요. 또 국내 활동도 중요하니 차기작으로 찾아 뵐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팬 분들에게 한 마디

제가 어렸을 때 아역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쉼 없이 해나가고 있네요. 이민호라는 배우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쭉 차근차근 보여드릴 계획이니까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고요. 많이 사랑해주시고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다려주시면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획 진행: 조원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건돈
의상: 235연구소, 비아바이이정기
슈즈: 아키클래식, 푼크트
아이웨어: 룩옵티컬
시계: 마르벤
헤어: joy.187 천일 원장
메이크업: joy.187 경화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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