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니콘, 우리는 걸그룹이다

입력 2016-10-18 16:45  


[임미애 기자] 무대나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웹트콤 ‘나는 걸그룹이다’로 데뷔, 가요계에 신호탄을 터트린 걸그룹 유니콘이 돌아왔다.

유니콘은 2015년 9월 첫 앨범을 공개하며 데뷔 1주년을 맞이한 신인 그룹이지만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일들을 겪은 ‘파란만장한’ 걸그룹이다. 공백 기간 동안 5인조에서 4인조로 멤버 변동이 일어났고 일본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14회에 걸쳐 진행했다.

이들은 청순하고 섹시한 콘셉트 아이돌과는 사뭇 다르다. 친근하고 쾌활하며 내숭 없이 털털하다. 소녀와 숙녀 사이에 서있는 아이처럼, 신화에 등장하는 판타지 동물처럼 묘한 매력을 뿜어내는 네 명의 소녀를 bnt가 만나보았다.

Q. 화보 촬영 소감.

샐리: bnt와 두 번째 촬영이다. 이전에는 조금 어둡고 무거운 느낌으로 사진이 표현됐는데 이번 촬영에서는 의상부터 분위기까지 여성스러워서 색달랐다. 멤버도 4인조로 바뀐 만큼 개개인의 개성이 더욱 도드라질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유진: 매번 실내에서만 찍었는데 이번에는 야외 촬영이어서 정말 좋았다. 촬영 중간에 빗방울이 조금 떨어졌지만 신났다.

Q. 5인조에서 4인조로 돌아온 유니콘, 활동 각오가 남다를 것 같아요.

루미: 4인조로 연습하면서 전 멤버 위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허전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졌고 남은 멤버들과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었다.

유진: 어떤 이유에서였던 간에 멤버 탈퇴는 주변 분들의 호기심과 걱정을 자극할 사건이었다. 정말 사이가 안 좋아서 팀을 나간 것도 아닌데 탈퇴에 대한 오해와 질문을 받을 때마다 풀이 죽더라. 멤버들끼리 계속 대화하며 마음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이럴 때일수록 열심히 하는 것이 답이다.

Q. 걸그룹이다 보니 무대를 준비하며 남모르게 신경 쓰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샐리: 각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유진: 허벅지가 콤플렉스라서 앉을 때 신경을 많이 쓴다. 눌리지 않도록 힘을 주고 있는다.

가영: 체형에 비해 얼굴이 빵빵하게 나오는 편이라 붓기 제거에 신경 쓰고 있다. 붓기 빼는 약도 먹고 차가운 물로 마사지하는 등.

루미: 밥을 먹으면 배가 바로 나온다. 흔히 말하는 강아지 똥배처럼 볼록하게 튀어나오기 때문에 노출이 있는 날에는 조심하는 편.

Q. 웹트콤 ‘나는 걸그룹이다’를 통해 데뷔했어요. 남들보다 조금은 특별한 방식으로 데뷔를 했는데, 처음 이런 프로그램 진행을 제안받았을 때 어땠어요?

루미: 뜬금없었죠(웃음). 웹트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고 이를 통해 데뷔하는 그룹은 저희가 처음이다 보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찍으면서 ‘반응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저희 스토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져서 재밌었다.

샐리: MBC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 감독님과 함께한 촬영이다. 워낙 재밌고 유명했던 작품을 맡으셨던 분과 함께라서 촬영 전부터 기대감이 컸다.

가영: 웹트콤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긴장되고 떨렸지만 대사가 적은 편이었기에 발연기는 면할 수 있었다(웃음). 다만 평소 말이 없고 소심한 제 모습과는 다르게 애교쟁이로 비쳐 스스로를 속이는 기분이었다.

Q. 시청자의 입장에서 정말 재밌었어요. 특히 3화 걸그룹의 스캔들은 일반인들이 연예계에 갖고 있는 환상을 재미있게 다뤄서 더욱 기억에 남아요. 실제로 연습생을 마주하면 전우애 비슷한 감정이 드는지.

유진: 제가 3화 연애 편을 찍었다. 이상형을 묻거나 이성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면 조심하게 되는데 웹트콤 내용처럼 실제로 연습실에서 남자를 만나면 전우애가 느껴진다. 다들 땀에 젖고 피곤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이성적인 감정은 생기지 않더라(웃음).


Q. 걸그룹의 숙명, 다이어트. 유니콘은 어떻게 실천 중인지. 지금 생각해도 스스로 가장 독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루미: 멤버별로 다이어트하는 방식이 다르다 보니 식단도 제각각이다. 특별히 독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멤버는 없다.

샐리: 독하게 하지 않아도 먹고 싶은 음식을 참는 경우는 많다. 다이어트 중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은 라면! 현재 안 먹은 지 두 달 정도 지났다.

Q. 유니콘은 활동을 하며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는지.

유진: 특별히 규칙은 없다. 휴대폰도 데뷔하면서 모두 받았고 연애에 대한 금지령도 없다. 멤버들이 알아서 올바르게 생활한다.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배려하며 눈에 띄는 행동은 삼간다.

샐리: 현재 숙소가 아닌 각자 집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각자 생활 패턴이 다르다. 숙소 생활은 컴백 준비에 돌입하면 다시 시작할 예정.

Q. 숙소 생활 중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해요.

가영: 연습실에서 만나는 것과 함께 사는 것은 정말 다르기 때문에 서로 조심했고 단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

샐리: 싸우지 않은 것이 문제일 수도 있다. 그 당시는 지금처럼 친하지 않았다. 싸움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서로를 배려하다 보니 멀어지더라. 대화가 줄어들었고 자연스레 외출을 자주 했다. 아직까지 길에서 저희를 알아보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외출이 불편하지 않다. 동네 친구들만 저희가 연예인인 걸 안다(웃음).

유진: 너무 배려해서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제가 잠이 많은 편인데 자고 일어나면 숙소에 아무도 없더라. 모두 각자의 약속을 위해 나가더라(웃음). 단체로 무언가를 할 수 없었다. 혼자 사는 듯한 기분이었다.

루미: 솔직히 멤버들이 같이 연습한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 어려워했다. 알몸도 보여주지 않았다. 지금에서야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그 시절은 정말 힘들었다. 리더로서 멤버들 챙기기가 버거웠다.

Q. 다시 숙소 생활을 하게 된다면?

샐리: 확실히 과거보다 우리 사이는 가까워졌다. 이제는 같이 있을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편할 정도로 친해졌기 때문에 숙소 생활하면 재밌을 것 같다. 숙소에서 같이 술을 마셔보고 싶다(웃음).

Q. 스케줄이 없는 날에는 무엇을 하며 여가 시간을 즐기나요?

루미: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수다떨기. 친구들은 제가 연예인이라는 사실보다 마른 몸매를 부러워한다.

유진: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 나누는 걸 좋아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성향이 바뀌었다. 학창시절에는 반에서 시끄러운 애 중 한 명이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에너지가 많이 줄어들었다.

Q. 어릴 적부터 꿈이 가수였나.

유진: 아니다. 동물이 너무 좋아서 수의사와 사육사를 꿈꾸기도 했다. 17살부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했고 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수를 꿈으로 정하고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좋아하는 가수는 이선희, 백지영 선배님. 감성 충만한 보컬이 좋다.

루미: 어릴 적부터 보아 선배님을 보며 가수 꿈을 키웠다. 보아의 안무 트레이닝 영상을 보면서 암웨이브를 독학했다. 춤 선생님께 웨이브를 선보였더니 어디서 배웠냐고 물어보시더라(웃음). 인정받았다. 춤은 정말 자신 있다. 학창시절에 댄스 대회에 나가서 대상도 탔다.

샐리: 저는 비 선배님의 열혈 팬이다. 모든 노래를 다 외우는 것은 기본이고 비가 출연한 모든 프로그램을 챙겨봤다. 선배님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스스로를 갈고닦는 연예인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가영: 노래를 좋아했지만 부모님께 허락받기 두려워 가수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하지 못 했다. 그러던 중 빅뱅 무대를 보러 다니면서 무대 밑에서 응원하고 있는 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나 싶더라. 이후 보컬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부모님은 저의 꿈에 반대하지 않으셨다.


Q. 유니콘 래퍼 루미, 요즘 래퍼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은데 출연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루미: 사실 데뷔곡을 함께 작업했던 분께서 Mnet ‘언프리티 랩스타 3’ 오디션을 제안했지만 자신이 없었다. 정신력이 강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두려웠다.

Q. 데뷔 1주년 기념으로 일본에서 첫 단독 미니 콘서트를 열었어요. 첫 콘서트인 만큼 준비 과정이 험난했을 것 같은데.

샐리: 90분 동안 소극장에서 진행된 단독 공연이었는데 이렇게 긴 무대는 처음이라 시작 전부터 걱정을 많이 했다. 일본 팬들은 끝까지 무대에 집중해줬고 총 14회에 걸쳐 이뤄졌는데 여러 번 보러 오시는 분들이 계셨다. 감동받았다.

유진: 일본 공연이었기 때문에 해외 커버곡과 개인 무대, 다양한 레퍼토리로 90분을 채웠다. 제일 부담스러웠던 순간은 개인 무대. 혼자 무대를 채우는 일이 가장 신경 쓰였다. 처음 소극장에 섰을 때는 너무 떨려서 다리가 후들거렸고 중심도 제대로 못 잡았다. 1회 공연 후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자신감이 붙었다.

루미: 저는 개인 무대에서 지드래곤의 ‘블랙’을 불렀다. 남자 곡이라 쉬울 줄 알았는데 정말 어려웠다. 다만 빅뱅 곡이라서 호응은 좋더라(웃음).

가영: 처음 일본에 가서 처음으로 콘서트를 준비했다.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은 것도 처음이다. 마지막 공연에는 팬들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해줬다. ‘영원히 함께’가 새겨진 슬로건을 들고 저희를 격려해주셨다. 눈물이 계속 흘렀다.

Q. 일본 첫 방문이 콘서트를 위해서였다면, 어떻게 일본에 ‘유니콘’ 인지도를 쌓았는지 궁금하다.

루미: 저희도 모르겠다. 그저 신기하고 감사하다. 회사에서 저희에게 좋은 기회를 줘서 일본에서 콘서트를 할 수 있었다.

가영: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저희 노래만으로 시간을 채워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곡을 많이 발매하고 열심히 활동해야겠죠?(웃음) 모두의 바람이다.

Q. 활동 중 겪은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면.

루미: 유진이 일본 공연을 준비하던 중 자장면을 급하게 먹고 응급실에 실려갔다.

유진: 저는 아파도 티가 잘 안 난다. 그날도 자장면을 먹고 아프다고 말했지만 얼마나 심각하게 속이 안 좋은지 표현하지 못 했다.

샐리: 갑자기 울면서 쓰러지더라. 모두 당황해서 바로 응급실로 데려갔다. 이외에도 에피소드는 있다. 저는 데뷔 무대에서 넘어졌다. 저희 앞 순서가 드라이아이스를 많이 사용했는지 바닥이 많이 미끄럽더라. 등장과 동시에 ‘철퍼덕’ 넘어졌다. 공연 중에는 루미가 발을 헛디뎠다.

루미: 그 순간 머리가 새하얘졌다. 창피한 것도 아니고 그냥 ‘어떡하지’라는 생각만 들더라. 다행히 녹화방송이었기 때문에 무대를 다시 했다. 모니터를 하는데 다들 넘어지지 않으려고 다리에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이 보이더라. 만족스럽지 못 했던 첫 방송이다.

Q. 보이스퍼와 함께 대학로와 홍대에서 게릴라 공연을 선보였죠. 무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샐리: 팬들을 바로 앞에서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데 길거리에서 유니콘을 보여줄 수 있어 재밌었다. 낮보다는 밤에 호응이 좋더라. 낮에는 대학로에서, 밤에는 홍대에서 했다. 무대보다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좁았지만 스릴 있었다.

Q. 닮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

유진: 마마무 선배님은 멤버들끼리 진짜 친할 것 같다. 4명이서 무대를 장악하는 실력을 닮고 싶다.

샐리: 개인적으로 발라드부터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윤미래 선배님과 노래와 연기를 모두 잘하는 다재다능한 아이유 선배님을 존경한다. 닮고 싶다.

Q. 앞으로 어떤 스타일에 도전하고 싶은지.

유진: 트와이스 ‘OOH-AHH하게’처럼 스포티한 스타일에 도전하고 싶다.

가영: 신비의 동물 유니콘에 걸맞게 자연과 숲이 떠오르는 콘셉트를 만들고 싶다.

샐리: 저 역시 전설 속의 동물 유니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곡을 하고 싶다. 동화 같은 스토리로 후속곡들이 계속 이어지는 것도 좋다.

루미: 에이핑크 ‘내가 설렐 수 있게’ 영상을 보면서 제가 하고 싶은 분위기라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은 못해도 언젠가는 꼭 도전하고 싶다.

Q. 출연해보고 싶은 프로그램.

루미: MBC ‘무한도전’을 즐겨보는데 아수라 팀과 함께 추격전을 하던 편이 너무 재밌었다. 비록 예능은 무대와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겠지만 도전해보고 싶다. 추격전 자신 있다.

유진: SBS ‘TV 동물농장’에 출연하고 싶다. 그리고 아이돌의 필수 코스라고 불리는 MBC every1 ‘주간 아이돌’에도 꼭 나가고 싶다.

샐리: 험난함과 스릴을 즐기기에 SBS ‘정글의 법칙’이나 MBC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고 싶다.

Q. 앞으로 활동 계획.

두 번째 미니 앨범이 아티스트 분들과 컬래버레이션 작업으로 나왔기 때문에 방송 활동이 없었다. 그래서 솔직히 많이 아쉬웠다. 이번에 보여주지 못 했던 모습을 다음 기회에 꼭 방송으로 공개하고 싶은 마음이다. 열심히 연습해서 빠른 시일 내에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획 진행: 임미애
포토: bnt포토그래퍼 권해근
의상: 레미떼, 플러스마이너스제로
슈즈: 라니아로즈
아이웨어: 룩옵티컬
헤어: 겐그레아 성호 원장, 은영 팀장
메이크업: 겐그레아 지혜 부원장
장소: 더부스(THE BOOTH) 삼성역점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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