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델' 벗은 디자이너 김원중 “이제 진짜 나를 보여줄 때”

입력 2016-12-07 16:42  


[박승현 기자/사진 김강유 기자] 어느 순간 누구에게나 너무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주근깨 모델 김원중. 어쩌면 김원중이라는 이름보다 ‘원중킹’이라는 별명이 익숙했던 그는 모델로서 커리어를 넘어 이제는 어엿한 한 브랜드의 수장으로서의 길을 걸어 가고 있다.

이제 서른 살 김원중. 브랜드 87mm을 보여주기 위해 수 없이 자르고 이어 붙인 고민들은 그가 모델이란 껍데기를 한 꺼풀 벗기고 그 속을 여실히 보여줄 수 있는 원천이 되었다.

87mm만이 가진 것 그리고 김원중과 박지운이 87mm이란 이름 아래 함께 만들어 낼 수 천, 수 만 벌의 옷들. 멋진 녀석들이 만들어 낸 이다지도 멋진 옷들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어떤 곳을 향해 이어져 나갈 지 기대가 된다.

Q. 이번 위크 때 선보인 ‘전면 스탠딩’. 새로운 시도였던 것 같아요. 참석했던 다른 디자이너 선생님들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선생님들께선 특별한 말씀 없으셨지만. 대신 이런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나중에 너네 할거 없을 때 이런 거 해야지 왜 벌써부터 이런 거하냐’고 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컬렉션이라는게 계속 반복이 되는 부분이 있으니까 아껴두지 그랬냐는 의미의 말들을 많이 해주셨는데 저는 크게 상관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항상 매 순간 하고 싶은 것들은 바뀌잖아요. 그런 때에 맞춰서 하고 싶은 걸 해야 하니까 크게 상관 안 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스탠딩으로 해야겠다’ 이렇게 계획을 하고 진행을 하진 않았어요.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난 세 달 전에 이걸 계획했으니까 세 달 뒤에 똑같이 해야 해’ 이런 편이 아니에요. 시간이 지나면서 하고 싶은 것들이 조금씩 바뀔 수도 있고 더 좋은 것들도 생기잖아요. 그래서 그런 변동이 생겼을 때 확신이 든다면 밀어 붙이고 어떻게든 만들어서 하는 스타일이에요. 이번 쇼도 그런 연장선이었고요.

Q. 컬렉션이 호불호가 갈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청 호불호가 갈렸죠. 그런데 전체적인 상황 자체는 깔끔하고 좋았어요. 칭찬도 많이 들었고요. 그런데 준비를 하며 들었던 걱정과 우려가 현실이 됐던 건 세 번째, 네 번째 줄에 계신 분들이 모델들 머리만 보게 되니까 아쉬웠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피드백들도 많이 안 올라왔고 이런 부분들이 있었는데 그래도 쇼 전체에 대한 아쉬움 혹은 후회가 된 부분은 없었던 것 같아요.

Q. 87mm, 홍대에 정착하니 어떤가요.

곧 다시 옮길 예정이라(웃음). 아직은 예정이지만 옮기고 싶어요. 광화문 근처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지운씨가 전역해야 확실한 것이 정해질 것 같지만요(웃음).

Q. 홍대와 광화문은 동네의 분위기 자체가 다르잖아요.

그런데 저희 매장이 홍대에 있다고 해서 홍대 분위기의 영향을 받거나 그런 건 크게 없는 것 같아요. 쇼룸 위치 자체가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는 곳이잖아요. 사실 87mm을 오기 위해 찾아 오시는 거지 지나가다 들르시는 분들은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그런 개념으로 본다면 장소가 굳이 홍대가 아니어도 우리가 있고 싶은 곳에 있는 게 더 좋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이를테면 위크 전 후로 두, 세 달 사이에 매장의 분위기도 바뀌었잖아요?

Q. 그렇죠. 위크 전에는 매장이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죠.

장소도 장소지만 이런 것들을 계속 해보고 싶어요. 그 상황에 맞게 변화를 주는 것들이요. 그리고 무엇보다 확실히 광화문 쪽이 더 조용한 것 같아요. 하하.

Q. 인터넷 쇼핑몰로 시작해 어엿한 디자이너, 이제는 어떤가요. 그야말로 성공적인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선 것 같은가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디자이너라는 말이 어색하지는 않아요(웃음). 하나도 안 어색해요. 대신 ‘성공적인’이라는 말이 좀 그런 것 같아요. 상업적으로 봤을 때도 저희가 ‘성공한 사업가’라고 말은 못하겠고 ‘성공한 디자이너다’ 라고도 말 못하는 건 아직은 연차도 얼마 안됐고요. 물론 속으로는 ‘내가 최고다. 우리가 짱이다’ 이런 생각들을 하지만(웃음). 누구한테든 아직은 그런 말을 들어본 적도 없기도 하고요.

그리고 아직 그런 성공이라는 기준에서 컬렉션을 선 보이고 싶지 않고 저희들이 만족하고 있는 상태에서 컬렉션을 하고 싶은 게 저희의 본질이고 욕심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성공이라는 것에 대해선 크게 생각 안 하는 것 같아요. 망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하.

Q. 87mm에 늘 빼놓지 않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망하지 않는 것.

항상 걱정되죠(웃음). 해가 지날수록 회사의 규모라든가 움직여야 되는 것들이라든가 보여지는 것들이 점점 커지고 저희의 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예산도 점점 커지는데 저희가 조금이라도 멈춰있고 정체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죠.

Q. 그래도 모델과 디자이너 모두 열정적으로 임하고 계시잖아요. 얼마 전엔 광고에도 나오셨고(웃음).

놀림거리가 되고 있어요(웃음). 진짜 연락하는 분들 마다 놀려요. 그래도 살면서 평생 소원인 자동차 광고 한번 찍어봤으니 그걸로 만족해야죠(웃음).


Q. 패션 브랜드들을 보면 최근에는 패션을 넘어 뷰티, 리빙까지 확장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87mm은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아직은 전혀 없어요. 개인의 욕심상 ‘다른 걸 배워보고 싶다’ 이런 건 있을 수 있는데 브랜드 자체를 흔드는 어떤 것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지금 저희들의 레벨이 토탈 패션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거나 아니면 그 과정을 좀 더 숙련되게 만드는 단계인 것 같아요.

저희 매장을 꾸밀 때도 저희가 직접 다 인테리어를 하지만 패션 외에 다른 분야를 벌린다기 보다는 저희 것을 녹일 수 있는 오브제들을 만든다거나 이 정도로 만족하고 있어요. 물론 리빙은 좋아해요. 평소에도. 그래서 절대 안 하겠다는 건 전혀 아니지만요(웃음).

Q. 뷰티와 패션 산업의 한류도 여전하잖아요. 87mm도 그 영향을 받는 편이죠?

저희 스토어를 방문해 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해외 관광객 아니면 구매 대행이라던가 브릿지 역할을 해주시는 분들이 꽤 많이 오셔서 한 번에 엄청 많이 사가세요. 아마 연말 혹은 내년 초쯤 되면 중국, 일본, 홍콩, 영국, 미국 등을 상대로 온라인 사이트를 열 것 같아요. 준비를 하고 있어요.

Q. 87mm의 세컨드 브랜드도 기대해 봐도 될까요?

예전에 87mm Seoul이 있기 전에 1987 스튜디오라는 세컨드 레이블이 있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서울 컬렉션을 준비 하면서 가장 큰 괴리감이 들었던 것은 해외 세일즈를 하는 컬렉션이기 때문에 열심히 만들지만 이걸 정작 한국에서 못 보여준다는 그런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 F/W 컬렉션부터 아예 통합을 시켰어요. 실제로 저희가 서울 컬렉션에서 했던 컨셉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죠. 저희 같은 이런 브랜드들은 세컨드 레이블을 만들어서 영위를 하는 목적이 크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반대로 역행을 한거죠. 세컨드 레이블 없애고 서울 컬렉션에서 하는 레이블을 메인으로 삼고 판매를 하려고요.

대신 조금 특이한 것은 오피셜 라인이라고 해서 저희 87mm의 직원들이 입고 싶고 또 일하면서 입을 수 있는 옷을 우연찮게 만들게 됐는데 이 라인을 많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87mm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다른 분들이 봤을 때 느껴지는 소속감이나 유대감 이런 것들이거든요.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파생이 되면서 오피셜 라인이라는 게 생겼고 우리 직원들이 입는 옷이지만 87mm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충분히 사서 입을 수 있는 거죠. 물론 세컨드 레이블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지만(웃음).

Q. 87mm이 사랑 받는 이유 무얼까요? 합리적이라 느껴지는 가격도 한 몫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은데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희가 인터넷 쇼핑몰로 시작한 브랜드이다 보니 아무래도 조금은 저렴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은 서운하기도 하죠. 87mm의 성장을 지켜본 분들 역시 나이를 먹으면서 성장하고 있잖아요? 그만큼 87mm도 똑같이 성장을 하고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그 때 당시의 인식으로 저희 브랜드를 가져가기 보다는 함께 커가고 있다고 생각해주면 좋을 거 같아요. 시국선언을 해야 하나(웃음).

Q. 새로운 라인이 나올 때마다 영감은 어디서 받는 편 인가요.

딱 영감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일상에서 녹아드는 것 같아요. 저희가 살고 있는 서울일 수도 있고 물론 지금은 서울에서만 있으니까 서울일 수 밖에 없지만(웃음). 예전에 제가 해외를 많이 다니면서 옷에 대한 디테일이나 공부 그런 것들을 할 수 있었어도 그 도시에서 느끼는 감정선과 무드 이런 것들을 가지고 컬렉션을 풀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물론 디자이너의 가치관마다 다 다른 거죠. 미래지향적인 분들이 계신 반면에 과거에 집착하는 하는 사람도 있고 현재에 충실한 사람도 있고 거기에 따라서 영감의 시작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이야기를 계속하면서 생각을 하고 써내려 가고 그러면 그 생각에서 새로이 파생되는 단어들이라든가 의미들이 분명히 생기거든요. 그런 것들을 찾아보면 더 재미있는 것들이 생겨요. 뭐든지 일차원적으로 가고 싶진 않은 것 같아요.

Q. 그럼 지운씨는 군대에 있으니까 영감이(웃음).

그래서 지금 빠져있는 거죠. 하하. 안 그러면 모든 컬렉션에 카모폴라주만 나올 거에요(웃음).


Q. 87mm의 옷은 어떤 사람들이 입어줬으면 좋겠는지

젊은 사람들이 입었으면 좋겠어요. 생각이 젊은 친구들. 그리고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이 입으면 좋겠어요. 본인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입었으면 좋겠고요. 이 옷을 입어서 더 멋있어진다는 생각을 가지기엔 저희 옷 자체가 아주 특별한 옷은 아닌 것 같아요. 본인이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옷이라 생각하니까요. 

저희 옷을 오래 입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이 옷을 하나 사서 이게 1년이 됐든 2년이 됐든, 마음 같아서는 10년을 입어줬으면 좋겠지만(웃음). 오래오래 두고 입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저희들이 옷을 하나 만들 때도 딱 한 계절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일년 뒤에 입어도, 해져도 멋있는 옷을 만들려고 하고 견고한 옷을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조금만 알아주신다면 좋을 것 같아요.

Q.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아이템 있다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김찬씨가 입어줬던 재킷인데 그걸 정말 좋아했어요. 왜냐하면 저희가 예전부터 재킷을 하나 만들 때에도 양장에 기반을 해야 한다 라는 생각이 되게 강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브닝 컬렉션도 했었고 남성복이기 때문에 수트에 집착을 해야 한다 이런 생각들이 강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세월들이 있어서 그런 재킷들을 만들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완성도를 배우니까 우리가 만들고 싶은 변주를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하와이안 셔츠의 칼라를 접목시킨 재킷이 나올 수 있었고. 보통의 재킷과는 다른 단추의 배합들을 하면서 되게 만족스러운 재킷을 만든 것 같아요. 물론 아직 ‘87mm이란 브랜드가 만든 재킷’에 대한 생소함은 있겠지만 좋은 시작을 한 것 같고 마음에 드는 재킷인 것 같아요.

Q. 김찬씨도 만족하셨나요?

주는 대로 입어야죠(웃음). 찬이도 되게 만족했어요. 찬이에게 정말 고마웠던 게 옛날에 인터넷 쇼핑몰 시작했을 때는 함께 했었는데 찬이가 학교를 졸업해야 해서 한 달 만에 나갔었어요. 그런 과정들이 지나고 ‘챈스 챈스’라는 자기 브랜드도 런칭을 했잖아요. 물론 본인이 하고 싶은 브랜드는 더 멋있는 브랜드이겠지만, 어찌되었든 그런 시작을 함께 함으로서 서로 더욱 격려해주고 응원해주고 있는 사이라서 더 고마웠어요.

Q. 87mm이 꿈꾸는 옷, 현실과 이상에 대해

모든 옷이 그렇겠지만 자기 만족이라고 하고 싶어요. 세일즈 포인트를 입각한 옷이 있는 반면에 87mm의 마음가짐과 정신을 디자인에 조금 더 접목시키고 싶은 옷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하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는 후자에 더 가깝죠. 하지만 전자를 잊을 순 없어요. 전자를 해야만 하는 이유가 후자를 하기 위해서 라고 생각하거든요. 술 한 잔 마시면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잖아요. 그렇다면 그 술 한 잔을 마시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저희 옷이 판매 되고 생긴 수익인 거죠. 그런 포인트도 챙기면서 디자인을 하는 게 끝이 없는 노력인 것 같아요.

Q. 스트레스도 참 많겠어요.

모델 일은 저 스스로만 보고 하면 크게 상관이 없는데 회사라는 것은 같이 하는 친구들도 있고 그 브랜드 존속을 위해서 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으니까 그런 것들에 대해서 흔들릴 때가 많죠.

Q. 평소에 여가는 어떻게 보내는 편이에요?

여가라는 게 전혀 없어요. 개인 시간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모델 일, 87mm, 집 말고는 없어요. 이게 거의 한 3, 4년 째 이러고 있다 보니 솔직히 도망가고 싶거든요(웃음). 그래도 일에 한번 집중하게 되면 재미있고 즐거우니까. 사실 일할 때는 힘들진 않아요. 그런데 이렇게 일을 하고 나서 약간 쉬는 포인트가 조금이라도 생겼을 때 약간이라도 잘못 빠지면 몸과 마음이 크게 찢길 때가 있죠. 내년에 좀 더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네요(웃음).

Q. 지운씨와 함께 하시다가 혼자 하니 어때요?

혼자하니까 부담이 더 큰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배짱이 큰 사람도 아니어서(웃음). 지운이가 작년 7월 달에 군대를 갔는데 작년 7월 달 지나고 나서 제 패기는 하늘을 찔렀거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운이가 없는 상태에서 ‘지운아 내가 보여줄게 어떻게 하는지’ 이런 맘이었는데 이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더라고요. 둘이서 하던걸 혼자서 해야하고 또 생각대로 안되고 이런 것들이 생기다 보니까 그런 패기는 다 고사하고 ‘작년 기준으로 똑같이 해놓을게, 사고만 안칠게’ 이런 정도로 변했어요(웃음).

Q. 쇼 마치고 혼자 나와서 인사하기도 참 쓸쓸하지 않던가요.

그게 사실 매번 미안해요. 이번에 영상 보니까 박지운이라는 이름이 빠져있더라고요. 남자들끼리 섭섭하고 그런 것 별로 없고 그리고 너무 친한 친구이지만 사업으로 묶여 있다 보니까 혹시라도 알게 모르게 서운함이 쌓인다는 게 너무 싫어요. 지운이가 얼른 돌아와서 같이 인사했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디자이너로서 나와서 인사한다는 자체가 부담스럽거든요. 모델로서 나갈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겁 없이 나가서 멋있게 워킹만 하고 오면되는데. 하하.

Q. 쇼 볼 때 마다 모델들은 워킹 할 때 무슨 생각하는지 궁금하던데

전 ‘멋있어야지’라고 생각해요. 디자이너들마다 요구하는 것들이 가끔씩은 틀리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걸으면 무드 자체가 달라지고요. 똑같은 무표정이어도(웃음).


Q. 모델과 디자이너 삶 병행하는 것,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겠죠.

똑똑하게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아요. 100%로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겠지만 각 직업에 대해서 욕심만 조금씩 버리면 전혀 싫은 것도 없고요. 예전에는 한 달에 잡지를 20개를 찍었다면 지금은 5개를 찍더라도 그 5개에 만족하면 되는거라 생각해요. 절대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이런 것들은 없어요.

오히려 지금은 제가 30대가 되고나니 ‘20대 동안 모델이라는 직업으로 찬란하게 보냈으니 거기에 대한 미련없이 지금 하고 있는 만큼만 잘 한다면 참 좋겠다’ 그랬죠. 그리고 30대에도 모델을 예전처럼 할 수 있는 건 아닐 수 있잖아요. 또 다른 좋은 길을 가기 위해서 디자이너란 직업을 택했고 디자이너라는 길에서 잘 해내고 있으니까 참 좋아요. 물론 제 모델로서의 커리어 때문에 저를 응원해주시는 건지 아니면 브랜드 자체 또는 저희의 실력을 인정해주시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웃음).

디자이너로서 수식어가 붙을 때 스스로 창피하거나 부끄러워 할 수는 있지만 남들이 ‘너 디자이너 할 자격은 아니야’라고 하는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저는 그런 정도로 옷을 잘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정도 자존심은 있어야죠. 하하. 저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웃음).

Q. 디자이너로서의 김원중에 대해 애정이 더 생겼나요?

사실 지금 단계에서는 숙제의 느낌이 더 강해요. ‘싫다, 좋다’를 떠나 숙제, 학습을 해야 하는 그런 마음이 조금 더 강하죠. 그런데 제 얘기 들으시는 분들은 ‘언제까지 배운다고 말할래’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언제까지 공부할래, 고시 준비하냐’고 이런 말들 많이 하시는데(웃음) 저는 여전히 ‘배우고 있다’는 말이 좋아요.

Q. 모델이나 디자이너 이외에 관심이 있는 분야가 또 있을까요?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어요. 공부도 해보고 싶고 그런데 하나를 더 벌리기에는 진짜 욕심인 것 같아요. 그리고 함께하는 친구들이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가족을 잘 못 만나거든요. 한 지붕에서 살면서 가족들을 잘 못 보는 정도인데. 그게 미안하더라고요.

Q. 나중에 여유가 생긴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죠.

글쎄요. 그때는 마음이 바뀔지도 모르겠어요(웃음).

Q. 아무래도 본인이 모델이기 때문에 더욱이 87mm의 모델들에게도 신경을 많이 쓸 것 같아요. 워킹이나 런웨이에서 아쉬운 부분도 더 쉽게 눈에 띌 것 같고요.

진짜 이상하게 걷지 않는 이상은 뭐라고 안 해요. 저도 옛날부터 모델 일을 해서 그런지 정석의 워킹을 알고는 있지만 저 또한 정석의 워킹을 했던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전문적인 수료를 받은 것도 아니었잖아요. 쇼 자체가 테마에 따라서 분위기는 계속 바뀌지만 너무 곧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희 쇼에 모델의 모습이 반영이 돼서 함께 했으면 좋은 거지 모델의 아웃핏 때문에 그 모델을 불러서 옷을 입히고 쇼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옷에 대해서 해석을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친구들에겐 ‘이 옷은 이렇게 보였으면 좋겠어’라는 한 마디를 하지만요(웃음). ‘너의 걸음걸이는 정말 꽝이야’ 라고는 말하진 않는 것 같아요. 하하.

Q. 87mm의 앞으로의 방향

여전히 마찬가지 일 것 같아요. 어떤 특정한 목표만을 바라보면서 하고 싶진 않아요. 저희가 할 수 있는 한에서 계속해서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고 기존의 87mm에 대해서 생각했던 이미지들에 대해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있고요. 87mm을 생각했을 때 딱 떠오르는 로고 혹은 이미지들을 가지고 다른 모습으로 재해석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게 느껴질 것 같아요.

Q. 지운씨가 제대한 후 87mm에 복귀할 날이 기다려지네요.

아마 그때가 말년 휴가 즈음이어서 하게 된다면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위크에 참여하게 된다면 하고 싶은 컨셉도 다 정해놨어요. 이번 위크 마치고 딱 정했거든요. 이번보다 더 미친 컨셉일 수도 있어요. 더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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