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젊음의 행진’ 강정우...언제나 연기가 나의 내일이듯

입력 2016-12-21 09:00  


[조양분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젊음의 행진’은 도전이다”

주크박스 뮤지컬 ‘젊음의 행진’이 2007년 초연을 시작으로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젊음의 행진’은 만화 ‘영심이’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980~90년대 인기 쇼 프로그램이었던 ‘젊음의 행진’을 모티브로 했다. 어른이 된 주인공 영심이와 왕경태가 만나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뮤지컬 배우 강정우는 영심이만을 바라보는 일편단심 왕경태 역을 맡았다. 

12월 어느 추운 날, 눈웃음이 매력적인 배우 강정우와 bnt뉴스가 만났다. 훤칠한 키와 멀끔한 옷차림, 겨울을 닮은 듯한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지닌 강정우는 2016년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알찬 한 해를 보냈다. 그런 그가 ‘젊음의 행진’을 통해 또 다른 도전을 선보이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Q. ‘젊음의 행진’ 공연이 한창인데 처음 접했을 때 느낌은 어땠나요?

일단 ‘젊음의 행진’은 선입견에 대한 기억이 없었어요. 기억하는 것 자체가 ‘영심이와 경태가 나오는 얘기고, 주크박스 쇼 뮤지컬이다’ 이정도 밖에 기억이 안 났어요. 그래서 대본을 다시 읽어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흔히 말하는 ‘병맛 코드’가 ‘젊음의 행진’에 담겨져 있어 깔깔거리면서 웃었어요.

Q. ‘젊음의 행진’을 준비할 땐 어떠셨어요?

준비할 당시 체력이 떨어져 있어서 조금 힘들었어요. 밝은 작품이고 에너지를 많이 내야하기에 어쩌면 쉽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왜냐면 경태가 부른 노래는 제가 많이 불러봤던 노래였어요. 노래를 모르는 상태에선 처음부터 말처럼 연습해야 되는데 아는 곡들이 있다 보니 편하다 생각했었나 봐요.

그러나 막상 그 역할로 노래를 불러보니 아예 다른 노래가 됐어요. 보는 사람들 입장에선 경태의 모습이 재밌을 수 있지만 역할을 연기하는 입장은 재밌게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바라볼 때와 할 때의 차이가 컸었던 것 같아요.

Q. 춤 연습이 꽤나 힘들었겠어요.

네. 춤 연습을 할 때 남들보다 빠르지 않아 정해진 동작을 열심히 쫓아갔어요. 남들보다 몇 배는 노력한 것 같아요. 저한텐 춤이라는 장르 자체가 도전이었어요.

Q. 왕경태가 본인과 닮은 점이 있다면

한 가지에 몰두했을 경우 그것만 본다는 점이 공통점으로 느껴졌어요. 경태가 영심이만 보는 것처럼요. 이를테면 다른 생각을 못 해요. 제가 평소 책을 좋아하는데 공연을 들어가면 대본에 치여서 책을 못 봐요. 결론적으론 연기 말고 다른 것을 안 본다는 점이 비슷했어요.  

Q. 실제 본인도 순애보적인 사랑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24살부터 25살까지 1년 정도 만난 첫사랑이었어요. 그런 경험이 연기할 때 도움이 됐어요. 16년이 지나 성인이 돼 영심이를 만난 경태가 똑같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전 당연히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첫 사랑에 대한 깊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혹시’라는 가정 하에 느껴보고자 했어요.   


Q. 같은 역을 맡은 한희준 씨와 비교했을 때 자신만의 강점은 뭔가요?

(한)희준이는 목소리, 외모 등 그 자체가 경태의 순수함과 너무 잘 맞아요. 평소 부드럽고 사근사근한 말투와 행동이 닮은 부분이 많아요. 반면 저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니깐 (한)희준이는 노래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고, 그러다 보니 연기가 조금 더 강점이 아닐까 해요. 

Q. 영심이 역을 맡은 신보라 씨와 정가희 씨 중 케미가 더 잘 맞는 분이 있다면

일단 (신)보라는 연기를 했던 친구가 아니지만 그가 가진 장점이 저희 공연과 너무 잘 맞아요. ‘젊음의 행진’이 만화 캐릭터에 추억의 노래가 잘 들어가서 10년 동안 공연된 것이다 보니 일상보다 과장된 부분이 담겨져 있는데, (신)보라가 위트 있게 바꾸는 센스가 있어요. (정)가희는 배우로서 노래, 춤, 연기 삼박자를 고루 잘 갖췄어요.

주인공 영심이는 드라마를 이끌어 가기에 경태보다 힘들어 2회 공연은 잘 하지 않아요. 2회 공연을 할 때마다 한명씩 번갈아 가면서 진행하는데 낮과 저녁을 다른 인물과 연기를 하는데도 이질감이 전혀 들지 않아요. 그렇기에 두 사람은 다른 매력으로 좋아요.

Q. ‘젊음의 행진’은 예전 명곡들이 재조명돼요. 가장 좋아하는 곡은 어떤 건가요?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을 좋아해요. 원곡은 혼자 부르는 걸 ‘젊음의 행진’에선 듀엣으로 불러요. 특히 이곡과 함께 영심이랑 경태가 평소에 하지 않던 교감을 해요. 그래서 더 특별한 것 같아요. 노래 화음이 좋다기보단 그 장면에서 경태가 평소 (사랑 고백을) 하던 거지만 더한 사랑 고백을 영심이에게 라디오 음악을 틀고 내레이션으로 읊어줘요. 그리고 영심이도 사랑 고백을 듣고 그 순간 감동을 받아요. 처음으로 두 사람이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가리워진 길’을 함께 불러 더 좋은 것 같아요.

Q. ‘젊음의 행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을까요?

‘오영심 넌 언제나 나의 내일이야’. 오글거릴 순 있지만 경태는 순수한 진심으로 옆에 누가 있든 그 말을 할 수 있어요. 무대에서도 여러 번 반복해요. 경태의 핵심 키워드 같은 거예요. 

Q. ‘젊음의 행진’ 공연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 역시 궁금해요.

개인적인 에피소드는 짧은 시간 안에 어린 경태와 성인이 된 경태를 보여주다 보니 헤어스타일의 변화를 줄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앞머리로 변화를 줘요. 성인이 된 경태를 연기할 때는 반은 내리고 반은 올렸다가 어린 경태를 할 때는 급하게 머리를 내려요. 깔끔하게 이뤄지진 않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표현하고 싶어서 하다 보니 땀과 스프레이가 섞여 눈으로 들어가 많이 따갑더라고요.

Q. 강정우 배우에게 ‘젊음의 행진’은 어떤 의미인가요?

도전. 주로 해왔던 장르가 아니에요. 드라마 위주로 된 연기를 선호하는 편이고, 노래는 개인적으로 좋아해요. 직업으로 하고 싶은 것과 좋아하는 것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매력이 뮤지컬에 있지만, 송 스루(song-through) 장르를 하다보면 연기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연기를 조금 더 중점적으로 갈망해 왔는데 주크박스 쇼 뮤지컬을 만나며 큰 무대에서 밝게 표출하는 걸 어느 정도 할 수 있나 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해 보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을 한 거예요. 


Q. 여태까지 공연해온 작품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역이 있을 것 같아요.

‘공동경비구역 JSA’ 김수혁 역이 의미가 커요. 연극 같은 뮤지컬이었어요. 쇼가 들어가면 아무래도 연기는 약해져요. 반대로 연기를 보여주면 볼거리는 당연히 없어지고요. 그런데 그 작품은 쇼적인 걸 포기하고 갔어요. 굉장히 연극적이고, 쉬운 노래들은 아니었지만 같이 만들어 갔어요. 제가 직접 만든 것은 아니지만 배우들의 연기 감정이 깨질 수 있는 부분 등을 함께 작업한 거죠. 작곡가, 연출가와 같이 회의를 할 수 있고 처음 시도해보는 작업이다 보니 여러 가지로 의미가 컸어요. 제 첫 주인공이란 점도 기억에 남고 역할 자체가 누구나 탐낼만한 역할이었어요.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의 뮤지컬이나 작품이 있나요?

딱히 정해 놓은 건 없어요. 다 해보고 싶어요. 매력적인 작품이나 역할이라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어떤 것을 콕 집어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JSA’처럼 연기로 어우러지는 그런 작품을 하고 싶어요.

Q. 사람 강정우와 배우 강정우의 차이점을 느끼시나요?

크지 않은 것 같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배우를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그냥 강정우로서의 삶이 아니라 배우로 유명해졌을 때 영향력 있는 연기, 많은 분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배우라는 가정을 하면서 살아왔어요. 때문에 ‘이건 나야’ ‘이건 배우야’ 이런 구분을 어릴 땐 짓지 않았어요. 요즘엔 조금 두고 싶기도(웃음).

Q. 훗날 어떤 뮤지컬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연기하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기억될 수 있게 더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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