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젊음의 행진’ 정가희, 무대 위 즐길 줄 아는 배우

입력 2016-12-22 09:00  


[조양분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젊음의 행진’은 열정이다”

2016년 연말과 어울리는 뮤지컬 한 편이 있다. 1980~90년대를 휩쓸었던 추억의 명곡들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 ‘젊음의 행진’이다. 주인공 오영심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정가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젊음의 행진’과 함께 했다.

bnt뉴스가 흥이 많은 배우 정가희를 만나봤다. 그는 ‘젊음의 행진’ 공연을 이야기할 때마다 어딘가 들뜨고 즐거워 보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오영심이란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고 있는 그가 이번 작품을 어떻게 즐기고 있을까.

Q. 작년부터 ‘젊음의 행진’에 참여하셨어요. 처음 선택한 이유가 뭔가요?

그 전엔 계속 ‘달빛요정과 소녀’ ‘오디션’ ‘아이다’ 같은 비극적인 작품들을 많이 했었는데 그 이후 2년 정도 소극장에서 배역을 하다보니까 춤출 기회가 아예 없었어요. 그래서 조금 그립더라고요. 신나게 생각 없이 춤추고 싶었는데 이 작품이 딱이었어요. 영심이는 너무 신나게 춤을 춰야 되더라고요. 저는 그게 너무 하고 싶어서 선택한 것 같아요. 춤출 때 제일 즐거운 것 같아요. 걱정이 없다고 해야 되나(웃음).

Q. ‘젊음의 행진’을 연습할 땐 어땠나요?

저희가 다 또래고, 워낙 밝은 작품이다 보니 작품 따라서 배우들 기운도 간 것 같아요. 제가 뮤지컬과를 나왔는데 대학교 때 워크숍 준비하고 공연 준비할 때처럼 너무 재밌게 했어요.

Q. 작년에 ‘젊음의 행진’으로 전국 투어를 하셨죠. 그때 어떠셨나요?

일단 제주도를 가서 너무 좋았어요(웃음). 그때는 서울 공연을 하고 배우들끼리 너무 친해져 있던 상태로 가서 다 같이 여행 다니는 것처럼 했던 것 같아요. 공연 끝나고 모여서 얘기도 많이 하고 술도 한잔 하고 볼링 치러 많이 다녔어요. 지금도 계속 시간되면 다 같이 모여서 보고 지내요.

Q. 지역마다 반응도 다르던가요?

네. 아무래도 서울 분들이랑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제가 다른 공연도 지방을 다녔었는데, 특히 ‘젊음의 행진’은 유독 관객 분들이 많이 참여하려고 하세요. 지방 공연을 갔더니 제가 관객석을 바라보고 대사를 하면 관객 분들이 직접적으로 말을 거신다거나 하는 경우들도 있었어요.


Q. 1년 만에 재공연인데 그때랑 지금이랑 비교해본다면

넘버들이 몇 가지 바뀐 것들이 있고, 배우들이 바뀌다보니까 같은 캐릭터인데도 그 배우가 가진 다른 기운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호흡할 때 새로웠던 것 같아요. 제가 했던 작품을 다시 한 것은 처음이라 조금 다른 재미가 있더라고요.

Q. ‘젊음의 행진’을 다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너무 신났었어요. 작년에 했을 때 사실 체력적으로는 정말 많은 에너지를 써야 되는 작품이어서 고민을 했는데, (신)보라 언니도 다시 하고 작년에 했던 배우 분들도 몇 분 참여하신다고 해서 ‘그래 가자!’하는 마음으로 하게 됐던 것 같아요.

Q. 영심이란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나요?

저는 늘 어떤 역할을 맡아도 제 스타일대로 하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제가 가진 것에서 좀 더 쇼 뮤지컬적인 부분이 있지만 재밌는 부분도 (가볍지 않고) 진정성 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영심이가 가진 엉뚱하거나 천방지축인 면들이 제가 가진 성격이랑 비슷한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Q. 가장 비슷하다 느낀 점은 어떤 건가요?

저희 엄마가 부산 분이신데 작년에 공연을 보셨어요. 와서 보시고는 딱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공부도 못하고 달리기도 어부지리로 하고 애들이랑 자꾸 장난치고 그런 모습들이 딱 너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사실 나랑 이게 맞나 생각했었는데 제 지인 분들도 보시고는 ‘그냥 다 너 같아’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Q. 그렇다면 영심이 역이 본인과 잘 맞았겠네요.

작년에 처음 할 때는 조금 힘들었어요. 어린 영심이를 연기할 때는 만화 속에서 사람들이 기억하는 영심이가 있으니까. 물론 18, 19살 친구들이 혀 짧은 소리를 내고 막 아이처럼 하지 않지만, 조금 더 극대화해서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처음에는 조금 믿고 가는 게 힘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더 즐기면서 하는 것 같아요.


Q. 왕경태 역을 맡은 한희준 씨, 강정우 씨와 호흡은 어떠세요?

(한)희준이 같은 경우는 동갑내기 친구예요. 할 때 스스럼없이 편하게 했어요. 워낙 그 친구도 털털한 성격이고, 연기 처음 하는데도 불구하고 되게 많이 열려 있어서 같이 상의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강)정우오빠는 워낙 베테랑이고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서 오빠한테 많이 배우고 대화도 많이 했어요. ‘젊음의 행진’ 배우들 자체가 다 친구같이 편하게 지내요.

Q. 본인이 생각하는 명장면이 있나요?

결실을 맺는 마지막 신이 아닐까 싶어요. 나무 밑에서 영심이가 처음으로 경태한테 마음을 내비치고 종이학을 들고 찾아가서 마지막에 둘이 러브라인으로 마무리가 돼요. 나무에서 다시 재회하는 그 신이 너무 예쁜 것 같아요.

Q. ‘젊음의 행진’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젊음의 행진’은 진짜 제목에 있는 것 같아요. ‘젊음’ ‘열정’. 연출하시는 분이 직접 말씀하신 건 아니지만 일부러 젊은 친구들을 같이 하려고 하신 것 같아요. 물론 공연 경험이 많고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더 노련하게 잘 해내실 수 있지만 처음 하는 친구들이 가진 그 열정은, 조금 서툴러도, 어떻게 표현을 못할 것 같아요. 저도 22살에 ‘그리스’라는 작품으로 데뷔했는데 그때 생각이 많이 났어요. 배우 친구들이 저랑 나이차이가 많이 안 나는데도 공연을 하면서 지치지 않고 ‘더 해나가야지’하는 기운들이 관객 분들에게 전달돼서 더 많이 즐거워해주시고 얻어 가시는 것 같아요.

Q. 뮤지컬 배우로서 가장 만족감을 느낄 땐 언제인가요?

관객 분들이 제가 진심으로 전달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걸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덕분에 따뜻했다’ ‘힘을 얻어간다’ ‘감사합니다’ 이런 말씀을 저한테 하시면 그게 전 황송할 만큼 감사했어요.

Q. 춤, 연기, 노래 중 가장 자신 있는 것이 있나요?

점점 할수록 말하기 힘든 것 같아요. 처음에는 아무래도 어릴 때부터 노래를 했었고 노래하는 걸 좋아하고 노래 공부도 제일 많이 했다보니 그런 줄 알았는데 계속 하다 보니까 그렇지도 않은 것 같고..(웃음) 사실은 춤출 때 마음이 편해요. 자신이 있다기보다는 제 최측근들이 보면 제일 신나 보인다고 말하더라고요.

Q. 팬들에게 한마디

지금까지 저를 알고 좋아해주신 분들보다 앞으로 만나 봬야 될 분들이 훨씬 많은데, (그분들에게) 저는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볼 때 과하지 않고 무대든 어디든 보시는 분들도 제가 편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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