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동차 시장점유율의 착시(錯視)

입력 2017-01-18 07:59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내수 전체 시장 점유율은 65.8%지만 승용만 보면 61.5%다. 그리고 한국지엠은 9.9%에 머물렀지만 승용차만 떼어 놓고 보면 10.8%이고, 6.1%에 머문 르노삼성도 승용 점유율만 보면 7.1%로 오른다. 

 이처럼 전체 시장 점유율과 승용 점유율의 차이는 당연히 상용차 때문이다. 상용차 라인업의 유무가 곧 숫자 차이로 나타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소형 상용으로 인기가 많은 스타렉스와 1t 포터를 판매하는 현대차 입장에선 전체 점유율을 선호하지만 상용 제품이 아예 없는 르노삼성은 승용차만 놓고 점유율을 따진다. 대부분의 수입사 또한 상용차가 없어 오로지 승용 점유율을 성장 지표로 삼은 지 오래다.

 물론 한국지엠처럼 다마스와 라보를 배제한 승용 점유율을 우선하다 최근 전체 점유율을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외 쌍용차는 주력인 코란도스포츠가 소형 화물로 분류되지만 이용 목적은 거의 승용이란 점에서 코란도스포츠를 애써 승용 제품에 포함시킨다. 다시 말해 회사마다 기준 삼는 점유율이 조금씩 다른 것은 그만큼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돋보기를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숫자가 달라지고, 이를 바라보는 해석 또한 제각각인 셈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정확한 기준으로 삼는 것은 승용이다. 이유는 상용차와 승용 시장이 너무나도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다. 따라서 대형 상용은 별도로 분류하고, 제품군이 없는 회사는 공정한 순위 판정을 위해 승용 점유율을 지표로 삼는다. 

 그렇다면 국내 완성차 5사와 수입차의 지난해 승용 점유율은 얼마나 될까. 소형과 대형 상용을 배제한 지난해 승용 내수 점유율은 현대차 30.6%, 기아차 30.4%, 수입차 14.4%, 한국지엠 10.8%, 르노삼성 7.1%, 쌍용차 6.6%다. 그런데 쌍용차는 소형 화물인 코란도스포츠가 포함된 숫자다. 그래서 나열된 숫자 또한 자동차 분류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달라진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코란도스포츠의 경쟁이 대부분 SUV와 승용이란 점에서 승용에 넣고 판매 전략을 짜는 게 일반적이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내수 점유율과 기업별로 드러내는 점유율 숫자가 다를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대표적인 곳이 한국지엠이다. 일부에선 지난해 한국지엠의 내수 점유율이 10%를 넘지 못해 목표 달성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승용 점유율이 10.8%에 도달했다는 점을 주목하며 외부 시선은 개의치 않는다. 어차피 경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는 점유율 경쟁을 위한 제품이 아닌 만큼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진 승용 시장 내 두 자릿수 점유율 확보에 의미를 둔다는 얘기다. 물론 르노삼성도 예외는 아니다. 판매 제품 모두가 승용이어서 상용차는 아예 관심조차 없다. 당연히 내부적인 점유율 높이기도 오로지 승용에 맞추어져 있다. 

 승용에서 분석을 보다 세분화하면 경쟁 시장 점유율도 등장한다. 경쟁에 참여하는 세그먼트의 점유율만 분류할 때 등장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경차는 모닝과 레이, 그리고 쉐보레 스파크의 점유율만 따지는 방식이다. 개별 기업이 경쟁에 참여하는 제품만 분류, 점유율을 세분화하면 시장 상황은 더욱 분명해진다. 물론 이런 분류 자체가 지나치게 자의적이란 시선도 있지만 여전히 다양한 분류 기준은 활용되고 있다. 그래서 전체 점유율을 따져봐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특정 숫자만 가지고 성적을 매기는 방식이 통용될 수 있음도 간과하면 안된다. 엉뚱한 해석이 나오는 점유율 착시 현상에 빠지기 쉬워서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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