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소희, 백 마디의 말보다 조용한 진심으로 울리다

입력 2017-03-01 08:00  


[임현주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안소희가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홑꺼풀이 매력적인 배우 안소희를 2월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안소희는 2008년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로 스크린에 데뷔한 후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운 연기로 배우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하며 충무로 기대주로 인정받았다. 이어 2016년 영화 ‘부산행’에서 우정과 사랑 속에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를 완벽 소화하며 20대 여배우의 새로운 비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에 출연한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재훈(이병헌)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비밀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여기서 안소희는 재훈이 숨겨진 진실을 받아들이는 데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는 유진아(지나) 역을 맡아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다.

작년 ‘부산행’으로 “저 연기합니다~”라고 선언했다면, 올해 ‘싱글라이더’가 배우로서의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는 안소희. 힘들거나 우울할 때조차 그 감정의 깊이를 느껴 연기에 녹아내려 한다는 그의 노력을 함께 들어보자.

Q. ‘싱글라이더’를 본 소감은 어땠어요?

스크린에 나오는 제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면서 봤어요.(웃음)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호주에서 다 같이 고생하면서 만든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긴 것 같아서 시원한 마음이었어요.

Q. 촬영하면서 제일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 궁금해요.

호주라는 배경 속에 한국인 21살 지나를 사람들이 보기에 이질적으로 보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근데 지나라는 캐릭터는 호주에서 2년 동안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재훈보다는 훨씬 그 공간이 많이 편해져있지 않을까했어요. 그래서 지나의 행동들이 자연스럽고 편하게 보일 수 있게 제일 노력도 많이 하고 신경을 썼던 부분인 것 같아요.

Q. 이병헌 씨가 “(안소희는) 굉장히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어요.

우선 저도 그 기사를 보고 놀랐고 (평소의 제 모습보다) 더 좋게 말씀해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감사하다고 문자를 보냈는데.(웃음) 사실 처음에 제가 긴장을 너무 많이 했어요. 워낙 대선배님들과 함께 해야 해서 뭐 하나 물어보는 것도 주저되고 망설여지고 떨리고 그랬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부분보다 더 많은 것을 얘기해주셔서 용기를 얻었어요.

그때부터 여러 번 물어보고 했던 걸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또 제가 넉살좋게 ‘선배님~’하면서 애교 넘치게 말하는 편이 아니라서 선배님들께 죄송스런 마음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연기에 대해서 고민이 되거나 궁금한 것들이 많으니까 그런 얘기들을 많이 나눴던 것 같아요.   


Q. 현장에서 대선배들을 보면서 자극도 받고 느끼는 게 많았을 것 같아요.

공효진 선배님은 정말 자연스럽게 연기하시잖아요. 저랑 이야기를 나누고 주변 스텝들과도 얘기하다가 촬영에 들어가도 그대로세요. 연기하는 것 같지 않고 제스처나 대사 모든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하시는 부분, 그런 행동들을 본받고 싶어요.

이병헌 선배님은 제 긴장을 풀어주려고 먼저 다가와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그러다가 촬영이 시작되면 정말 집중력이 좋으세요. 선배님의 모든 기운이 집중하고 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예요. 이런 모습들 덕에 저도 연기에 집중해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한번은 제가 (이)병헌 선배님 앞에서 혼자 대사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그때 ‘이런 부분은 이렇게 들리는데 맞니? 이렇게 한번 해볼래?’ 하시면서 매번 모니터를 잘해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촬영을 했어요.

Q. 강아지 치치와 함께 연기한 소감은 어땠나요?

선배님들께서 동물이나 아이와 함께 촬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씀을 주셨었는데...정말 어렵더라고요.(웃음) 저한테만 오면 치치가 ‘으르렁’ 거려서 좀 애를 먹었죠.(웃음) 강아지들은 사람들의 서열을 나누잖아요. 그래서 저를 제일 밑으로 본 게 아닐까....그래도 영화를 다보고 나면 치치가 신스틸러였던 것 같아요.

Q. 극중 지나가 소희 씨의 성장과정과 달라서 연기함에 있어서 공감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제가 지나랑은 조금 다르게 10대를 보내서 지나의 히스토리를 공감했다기보다 호주에 있을 때의 지나 감정이 공감이 됐었어요. 지나는 밝고 씩씩한 친구예요. 두려움도 없고 열정이 넘치는 호기심 가득한 친구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지에 혼자 20살, 21살을 보내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꼈을 거예요. 제가 미국에서 보냈던 시간이 지나와 같은 나이 때였는데 그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Q. 어린 나이에 미국 생활이 많이 힘들었겠어요.

돌아보면 앞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시간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쉽지만은 않았어요. 고생도 했다고 하면 했고...처음 가보는 곳에 대한 낯섦과 언어도 배워야하는 일과 병행하다보니 언어를 익히는 시간도 충분하지 않아서 힘들었죠. 또 가족들이랑 떨어져서 보내야하는 시간이 처음이다 보니 적응하는 데에 있어서 시간이 더 필요했던 것 같아요.

Q. 원더걸스 출신이라는 수식어는 후배 가수 분들이 보기에 부러울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또 이런 부분에서 자부심을 느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원더걸스로 활동한 기간도 길고 잘 되고 많이 좋아해주셔서 알려진 부분으로 인해 관객 분들이 작품으로 저를 만날 때 떠올리기 쉬우실 순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좋은 점도 있지만 그만큼 걱정이 되고 책임감을 많이 갖게 됐어요.


Q.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어렸을 때 언니랑 사극을 보면서 한복을 입고 따라하고, 영화도 보면서 따라하는 모습을 부모님께서 보시고 예전부터 연기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JYP오디션을 볼 때도 춤, 노래랑 연기도 같이 했었는데 가수의 기회가 먼저 찾아와서 원더걸스로 데뷔를 하게 됐어요.

그 이후에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를 시작하면서 ‘아 나 이거 할래! 하고 싶다!’하는 생각이 딱 들었어요. 특히 촬영장에서 선배님들한테 연기에 대해 조언을 들을 때도 좋고, 그 과정 자체를 재밌어하는 제 모습을 보고 더 연기에 대해 욕심이 났죠. 

Q. 배우와 가수를 둘 다 해보니 어떤가요? 즐거움이 다른가요?

매력이 다른 것 같아요. 아무래도 가수로 무대에 섰을 때는 관객들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오니까 리액션들을 바로바로 받으면서 그 힘으로 공연을 계속 진행해 나갈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반면에 연기는 작업을 다 마치고 반응을 좀 기다려야 하는 부분이니까...‘잘될까? 안될까?’하는 고민들이 오락가락해요. 그렇게 기다린 후에 반응을 받았을 때 얻는 기쁨으로 그 다음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매력이 있어요.

Q. 가수로서 무대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음...글쎄요...나중은 모르겠지만 지금은 없어요.(웃음) 그 당시 활동할 때 즐거웠고, 충분히 즐기려고 노력하고 또 즐겼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연기 쪽에 대해 재미를 느끼고 싶어요. 

Q. 롤모델로 윤여정 선생님을 말씀하셨는데 어떤 점 때문에 꼽으셨나요?

정말 존경할 수밖에 없는 선생님이라 생각해요. 최근에 (싱글라이더) 영화 홍보 전에 ‘죽여주는 여자’를 보고 다시 한 번 놀랐어요. 영화도 재미있게 봤고, 선생님 연기를 보고 ‘내가 나중에 선생님 나이가 됐을 때 저만큼 할 수 있을까?’ 했어요.


안소희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것을 흘렸다. 그의 신중함과 꾸밈없는 진솔한 생각, 연기에 대한 열정, 발그레한 볼이 매력적인 웃음, 선배들에 대한 감사함까지. 그는 우리가 방송에서 봐왔던 모습처럼 부끄러움도 많았고, 말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안소희의 진심은 백 마디의 말보다 솔직했고 진했고 깊었다.

배우로서 홀로서기를 선택한 안소희의 용기와 도전이 앞으로의 안소희를 기대해보게 한다.

한편 연기에 대한 도전이 빛나는 배우 안소희가 출연하는 영화 ‘싱글라이더’는 2월22일에 개봉해 인기리에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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