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즌’, 여기 ‘완전오락구역’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종합)

입력 2017-03-14 19:13  


[김영재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한 편의 감옥 영화가 춘삼월 개봉한다.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의 언론시사회가 3월14일 오후 서울시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나현 감독, 한석규, 김래원, 정웅인, 조재윤, 신성록이 참석했다.

‘프리즌’은 감옥 안에서 완전 범죄를 설계하는 죄수들의 왕과 검거율 100%의 잘 나가는 경찰이었지만 교도소에 수감된 꼴통 형사가 그리는 범죄 액션 영화로, 영화 ‘목포는 항구다’를 시작으로 ‘화려한 휴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마당을 나온 암탉’ ‘마이 웨이’ ‘남쪽으로 튀어’ 등의 각본을 집필했던 나현의 첫 연출작이다.

한석규가 죄수들을 진두지휘하는 권력자 익호 역, 김래원이 죄수번호 3260인 문제 경찰 유건 역, 정웅인이 범죄에 동참하는 비리 소장 강소장 역, 조재윤이 익호 밑의 행동대장 홍표 역, 신성록이 뒤통수를 노리는 양아치 수감자 창길 역을 맡았다.

나현 감독은 “긴장 속에 영화를 관람했다”며, “개인적으로 ‘프리즌’은 아주 어렵게 연출 기회를 얻은 작품이다. 때문에 남다른 각오로 임했고, 더불어 훌륭한 배우 분들 및 스태프 분들과 같이 작업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아무쪼록 좋은 반응을 기대한다”고 첫 연출 소감을 밝혔다.

‘프리즌’은 무엇보다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놈들’이라는 광고 문구가 눈길을 끈다.

최근 SBS ‘피고인’을 통해서 감옥은 누명을 쓴 이의 2차 피해 공간으로 인식됐던 것이 사실. 국내에 ‘석호필’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미국 FOX ‘프리즌 브레이크’에서도 감옥은 피해자의 심신을 가두는 억압의 장소였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상상력을 한 스푼 더 추가했다. 바로 교화처인 교도소가 알리바이 보장되는 완전 범죄 구역이라는 설정이다.

여기에 SBS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제3의 전성기를 맞은 한석규가 마지막 스크린 흥행작이었던 ‘파파로티’ ‘베를린’ 이후 5년 만에 설욕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더불어 ’천일의 약속’ ’닥터스’에서 로맨스를 선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구제불능 비리 경찰을 연기하는 김래원의 변신이 과연 성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한석규의 악역 도전, 성공 혹은 실패


먼저 영화 ‘상의원’의 돌석 역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한석규는 “익호라는 인물은 보셔서 아시겠지만 나쁜 놈이다. (웃음) 본능적으로 인물을 구현해 내는 것이 어렵게 다가올 때가 있는데, 이번 인물이 그랬다”며, “쉽지 않은 무대 역할이라고 생각했지만, 제가 못한 부분은 다른 동료들이 채워나갈 것이라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결과물을 스스로 봤는데 아쉽다. 사실 늘 아쉬웠던 거 같다. 연기자로서 그런 마음은 떨칠 수 없는 거 같다. 이 아쉬움은 또 다음, 다음에 완성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작품을 떠나 연기자로서 본인의 연기에 가질 수 있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분명 한석규는 자신이 연기 못한 부분은 다른 동료들이 채워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촬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분명한 겸손으로, 이번 영화에서 한석규는 온전한 악역을 연기했다. 문자 상으로는 범죄를 설계하는 죄수들의 왕일 뿐이지만, 영상으로 접하는 한석규의 익호는 왕보다 악마에 가까운 존재였다. 여기에는 배우의 이면을 알아보는 나현 감독의 눈이 있었다.

나현 감독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익호라는 인물은 영화 전체를 압도한다. 대중이 한석규 선배님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기존의 부드럽고 젠틀한 신뢰감이지만, 나는 이면에 있는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를 뽑아내고 싶었다. 관객들에게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한 부분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고, 개인적으로 200% 달성했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범죄 영화에서는 빠질 수 없는 그것, 액션 신


감옥 영화라는 특성 때문인지 ‘프리즌’에는 유독 액션 장면이 많았다. 등장 인물들의 얼굴에는 생채기라는 단어로는 충족되지 않는 딱지 앉은 상처들이 마르지 않았고, 그것은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았다. 실제로 액션 신만큼은 주조연의 경계가 없는 영화가 ‘프리즌’이었다. 물론 승부의 향방은 주연에게 돌아갔지만, 고생하는 것만큼은 모두가 똑같았다.

먼저 김래원은 “처음에 거꾸로 매달려서 구타 당하는 장면에서는 목이 부러지는 줄 알았다”며, “창길과의 운동장 액션 신은 촬영 전부터 고민이 많았다. 보통 액션 신에서는 무기라는 도구가 사용되는데, 교도소라는 공간의 제한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빈손으로 해야 돼서 부담감이 있었는데 다행히 비교적 만족스럽게 치뤄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신성록은 “운동장에서 액션 신을 할 때는 흙먼지가 너무 많아서 호흡하기가 힘들었다. 취사장 액션 신도 기억에 남는데, 바닥에 뿌려진 물 때문에 너무 미끄러워서 혼났다”고 극에서 인상적이었던 두 액션 신들을 손꼽아 취재진이 새삼 영화를 돌이켜보게 만들었다.

조재윤의 액션 신 소감은 행사 공간을 웃음으로 덮는 몇 안 되는 답변이었다. 그는 “액션 신이 세 번 있었는데, 세 번 중 두 번을 병원에 갔다”며, “한 번은 등에 보호대를 찼는데 머리를 맞아서 혼절했고, 다른 한 번은 리얼리티를 위해 톱밥을 깔아뒀는데 눈에 가루가 들어갔다. 나에게는 추억이 많은 작품이다”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현재와 ‘프리즌’과의 연결고리, 그것은 우연일까


‘프리즌’의 배경은 1995년도 후반에서 96년도 겨울로 넘어가는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의 시간대다. 팩트만 말하자면 그때는 삼풍백화점 붕괴를 비롯한 대형 사고들과 부정부패가 본격적으로 드러났던 시대고, 이에 나현 감독은 ‘프리즌’의 평범치 않고 기상천외한 설정을 옮기기 위해 이와 비슷한 색깔을 띄고 있는 당시를 선정했다고 밝혔던 바 있다.

하지만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간 동안 대한민국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광화문 집회를 통해 증명되는 요즘, ‘프리즌’과 현 시대의 상관관계를 향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 나현 감독은 “제가 지금 이 시대에 딱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프리즌’을 만든 것은 아니다”며, “교도소라는 공간은 인간의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개인의 욕구와 가치가 부딪칠 수밖에 없고, 피지배자와 지배자가 자라나며, 권력이 생기는 공간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익호는 자기 영역을 지키는 사람, 유건은 왜곡된 질서에 저항하는 사람, 강소장은 권력에 복종해서 굴복하는 사람이다. 마치 사회의 축소판 같기에 지금 현재에 들어맞을 수도 있지만, 이는 아주 보편적 이야기다”고 현재와 영화의 연계를 경계했다.

마지막으로 맺음말이 이어졌다. 먼저 한석규는 행사에서 가장 많은 발언 기회와 발언 시간을 가진 것이 쑥쓰러운 듯 동석한 출연진의 얼굴을 살피며 말을 이어나가 취재진을 웃게 했다.

그는 “영화는 추억이다. 그런 의미에서 ‘프리즌’이 2017년에 기억될 수 있는 추억의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떤 추억이든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성원을 당부했다.

더불어 나현 감독은 “영화는 추억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나는 연출 데뷔작인 ‘프리즌’ 촬영 현장을 추억으로 생각한다”며, “정말 서로 즐거운 환경에서 작업했다. 현장 분위기가 좋으면 결과도 좋다는 진실을 한 번 겪어보고 싶다”고 영화의 흥행을 기원했다.


본 기사에서는 미처 다루지 못했지만 출연진은 ‘프리즌’이 심각한 내용이나 심오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 아닌 단순한 오락 영화인 것을 강조했다.

사실 ‘프리즌’은 죄수들이 밤만 되면 사회에 나와 범죄를 저지른다는 오락적 내용보다 한석규의 연기 변신에 관심의 무게추가 쏠렸던 것이 사실. 더불어 공권력의 어둠을 비춘다는 점에서 사회 비판적 영화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러나 모두의 당부처럼 ‘프리즌’은 무거운 영화가 아니었다. 그리고 한석규의 연기만이 돋보이는 것이 아닌, 대배우의 연기도 돋보이는 말 그대로 한 편의 오락 영화였다. 현장 분위기가 좋으면 결과도 좋다는 진실을 겪어보고 싶은 나현 감독의 바람이 현실화되기를 기원한다.

한편 영화 ‘프리즌’은 3월23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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