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f①] 강후, 클릭비 김태형이 배우 강후가 되기까지

what if...“내 삶의 한 순간으로 돌아가 본다면?”
어느 한 순간. 무언가의 기점. 누구나 한 순간쯤 돌이켜보고픈 시간이 있다. 스타들의 한 순간은 어떤 모습일까. 고이 간직하고 있던 그 순간을 되감아내어 살펴보고 싶었다. 단지 말과 글로만 설명되어지는 것이 아닌, 실제 그 모습으로 꾸며진 채로! bnt 기획 인터뷰 ‘What If’ 는 스타가 직접 선택한 그 한 순간을 실체화 시켜본다.-편집자 주-

[김영재 기자] ‘What If’ 두 번째 주인공으로 뮤지컬 배우 강후를 만났다.

1999년 8월 데뷔곡 ‘프로미스(Promise)’를 손에 쥔 채 한 아이돌 그룹이 대중 곁을 찾아왔다. 이제는 가요계에 만연한, 더불어 한류의 선봉장으로 떠오른 아이돌 문화. 그것의 시작이었던 1세대 아이돌 ‘클릭비(Click-B)’였다. 기타, 드럼, 키보드 등이 어우러진  밴드 형(形) 아이돌의 시초로 기억된다.

그로부터 13년 후 클릭비는 SBS ‘심폐소생송’을 통해 다시 한 번 대중에게 다가왔다. 3.5집 이후의 그들은 네 명이었지만, 넷은 다시 일곱이 되어 무대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는 중심에는 리더 김태형, 아니 강후가 있었다. 그는 풍랑 속에서도 여전히 클릭비를 지키고 있었다.

‘What If’ 두 번째 주인공은 바로 강후다. 클릭비의 리더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 중인 그를 bnt뉴스가 만났다. 가수와 배우의 양립은 어느새 일상이 된 연예계. 하지만 한 가지를 잘하는 것도 어려운 세상에서 그가 택한 뮤지컬 배우라는 결정은 왠지 많은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과연 어떤 이유가 그를 연기에 매진하게 만들었을까. 어떤 포인트가 그를 움직였을까. 뮤지컬 배우 강후의 특별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Q. ‘What If’ 참여 소감이 궁금하다.

“10년 전 활동했을 때는 bnt와의 작업 기회가 없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는 그룹 아닌 홀로서기를 하는 데 있어서, 새 출발 하는 데 있어서 단독으로 bnt와의 작업을 이루게 됐다. 개인적으로 몹시 기뻤고, 결과물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

Q. 이름을 강후로 바꿨다.

“이름을 바꾼 이유는 뻔하다. ‘더 나은 삶을 좀 살아보자’가 이유였다. 사람마다 약간씩 다를 수 있겠지만, 어쨌든 좋은 취지의 영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동안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막힘이 많았고,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강후라는 이름을 쓰게 됐다. 하지만 이름은 바뀌었어도 마법을 부린 것 같은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시 본래의 이름으로 돌아가는 일도 생각했다. 하지만 개명이 효과가 없다고 다시 돌아가는 것도 좀 이상한 일 아닌가. 무책임하다는 느낌에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바뀐 이름이 좋은 영향이 있었든 없었든 그걸 떠나서 내가 열심히 해보자. 강후라는 이름을 빛나게 해보자.’ 지금은 김태형보다 강후가 더 익숙하고, 스스로 욕심이 더 생긴다.”

Q. 대중에게는 여전히 클릭비 김태형으로 익숙하다.

“공백기가 길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김태형이라는 이름도 앞에 클릭비가 붙지 않으면 많이 낯설어 하는 게 보통이다. 더군다나 강후라는 이름은 얼마나 생경하겠는가. 이제는 노래 아닌 연기를 기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는 신인이기 때문에, 이름과 별개로 저에 대한 낯섦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강후로서 친숙해지기 위해 노력 중이다.”

Q. 클릭비의 성년(成年)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깜짝 놀란다. 사실 클릭비는 활동 기간이 짧았던 그룹이다. 꾸준히 활동했다면 시간의 흐름이 익숙했을 텐데, 활동 기간보다 오히려 공백기가 더 긴 그룹이 됐다. 때문에 ’20년 차 그룹 클릭비’는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 재작년 콘서트 때 많은 분들이 오셨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매년 콘서트는 하고 싶은 것이 욕심이다.”


Q. 밴드와 아이돌의 접목은 시대를 앞선 시도였다.

“사실 연습생 신분일 때는 이렇게 밴드로 나갈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사장님이 어느 날 외국을 다녀오시더니, 갑자기 밴드와 댄스를 겸업하는 콘셉트를 잡으신 거다. 다행히 (노)민혁이와 (하)현곤이가 부산에서 악기로 소문난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그 친구들 도움을 받아서 하긴 했지만, 낯선 콘셉트 때문에 모두가 갈피를 못 잡는 상황이 계속됐다.”

“그래도 꾸준히 하다 보니까 결국 좋은 노래와 좋은 시기를 만났고, 3집에서 처음으로 1위를 하게 됐다. 돌이켜보면 사실 그때는 정신이 없었다. 우선 나이가 어렸다. 더불어 회사에서 하라면 해야 되는 시기였다. 재밌는 것은 이제는 거기에 익숙해지는 바람에 댄스 그룹 클릭비는 낯설다는 점이다. 7명 완전체로서 밴드와 춤을 겸하는 지금이 편하다.”

Q. 콘셉트 변동 등 4집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각자의 상황이 있었고, 이유도 있었고, 뜻도 있었다. 떠나는 멤버들을 억지로 붙잡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클릭비가 댄스 그룹으로 활동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거기서 포기를 하고 싶진 않았다. ‘우리가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다시 뭉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더라. 클릭비라는 이름을 계속 갖고 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재작년 콘서트에서 느꼈는데, 확실히 7명이 함께 있을 때가 가장 든든하더라. 방송이든, 사적인 자리든, 이동하는 차 안이든, 대기실이든, 7명이 뭉쳐 있을 때는 정말 유쾌하고 즐겁다. 1명만 빠져도 서운할 정도로. 매년 공연하는 것의 어려움이 거기 있다. 역시나 7명이 맞기에, 1명이라도 빠지면 공연을 진행하지 말자고 합의했다.”

Q. ‘심폐소생송’을 만나며 클릭비의 심장이 되살아났다.

“과거 ‘DSP 페스티벌’의 초청을 받아 군 복무 중인 (유)호석이를 제외한 6명이 무대에 올랐던 적이 있다. ’오랜만에 우리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공연이었는데, 안무 및 노래를 연습하는 과정부터 추억에 젖으며 기분이 즐겁더라. 나중에 공연이 끝나고 무대 뒤에서 (오)종혁이랑 감상을 나눴는데, 그때부터 재결합 의지가 확고해졌다.”

“그 와중에 운 좋게 ’심폐소생송’을 만났고, 재결합이 이슈가 되면서 ’우리 열심히 제대로 해보자’란 각오를 멤버들끼리 다졌던 기억이 난다. 당시 무대에서 우리와 팬들이 함께 했던 시간은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도 컸지만, 1분 1초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던 감정이 강렬했다. 아무래도 공백기 동안 그 순간을 그리워했던 것 같다.”

Q. 앞으로의 클릭비 활동이 궁금하다.

“우선 클릭비라는 이름으로 매년마다 공연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지금은 멤버들이 클릭비의 누구가 아닌 솔로로서 자리매김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무리한 추진은 경계 중이다. 클릭비도 좋지만, 그것이 다른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살짝 민폐 아닌가. 최대한 조율을 해보고, 시간이 맞아 떨어질 때 공연을 하자고 합의한 상황이다.”


Q. ‘What If’를 통해 재현하고 싶은 순간으로 영화 ‘화양연화’를 꼽았다.

“연기라는 꿈은 클릭비 때부터 갖고 있었다. 하지만 공백이 길어졌고, 이 길이 맞는지 고뇌하는 시간이 계속됐다. 막연함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중 DVD들 사이에서 우연히 손에 잡혔던 영화가 ‘화양연화’였다. 연기라는 소망에 불을 붙여주더라. 내가 노래 외에도 갈망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연기라는 점을 새삼 되새겨주는 영화였다.”

“촬영을 위해서 어제 또 봤는데, 느낌이 또 틀리더라. 사실 양조위의 ‘왕 팬’이다. 이 ‘화양연화’라는 영화는 물론 영상미와 노래가 좋은 영화기도 하지만, 볼 때마다 ‘배우 양조위처럼 멋진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마음 속에 심어준다. 더 나아가서는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까지도. 열심히 중국어 공부 중이다. (웃음)”

Q.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인생 가장 아름다운 때’를 뜻한다.

“질문이 심오하다. 화양연화는 일생 한 순간이 아닌 것 같다. 이제는 정말 마음이 맞는 소속사를 만나서, 내가 하고 싶은 연기에 도전할 수 있는 지금도 나에게는 화양연화의 순간이라고 볼 수 있다. 살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지 않은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지금이 강후의 화양연화라고 생각한다.”

“미래의 화양연화라면 연기자로서 인정받는 순간이 아닐까. 그 인정이 상을 받으면서 구체적인 물건으로 드러나는 때가 온다면 나의 이야기를 소감으로 남기고 싶다. 감사했던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그때가 화양연화라고 생각한다.”

Q. 극중 주모운(양조위)은 소려진(장만옥)을 향한 사랑을 감정으로 멈춘다.

“영화를 보면 도입부에 다음과 같은 자막이 나온다. ‘그와의 만남에 그녀는 수줍어 고개 숙였고, 그의 소심함에 그녀는 떠나가 버렸다.’ 분명히 일반적 형식의 사랑은 아니다. 하지만 서로를 누구보다 이해해주고, 치유해주고, 때로는 기댈 수 있는 감정만큼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플라토닉 러브는, 어쩌면 실제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Q. 이뤄지지 못한 사랑은 그리움을 수반한다.

“주모운과 소려진만큼은 아니었지만, 헤어진 후의 아련한 경험은 있었다. 현실은 ‘화양연화’가 아닌 영화 ‘연애의 온도’더라. 세상이 좁아서 그런지 옛 연인들과 우연히 만났던 적이 많았다. 감정이 색달랐다. 옛날 감정도 떠오르고. 얘기하고 헤어지면 서로 사랑했던 그때를 어쩔 수 없이 회상하게 된다. 초등학교 졸업 앨범을 꺼내보는 느낌이랄까.”

Q. 주모운이 앙코르와트에 소려진과의 비밀을 남기면서 영화는 끝난다.

“사랑에 대한 경험에 있어서 비밀이 있다면,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당시의 소중했던 가치는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둘이서만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 아닐까. 굳이 다른 사람에게 얘기한다는 것은 스스로가 그것을 망치로 깨부술 뿐이다. 감정은 인생의 한 부분이다. 나 또한 주모운처럼 그것을 지켜나가고 싶다.”


▶[What If②]로 이어집니다. 
[What If①] 강후, 클릭비 김태형이 배우 강후가 되기까지
[What If②] 강후, ‘화양연화’를 기다리는 어떤 신인 배우


기획: 김강유
진행: 김강유, 윤호준
인터뷰: 김영재 기자
촬영: 윤호준 bnt포토그래퍼
의상: 타우테일러(수트), 타우컴퍼니(타이), 덕다이브(셔츠), 루스티치(슈즈)
헤어/메이크업: 오영화 (F2MG)
장소: bnt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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