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f②] 강후, ‘화양연화’를 기다리는 어떤 신인 배우

입력 2017-03-31 08:00   수정 2017-03-31 15:43


what if...“내 삶의 한 순간으로 돌아가 본다면?”
어느 한 순간. 무언가의 기점. 누구나 한 순간쯤 돌이켜보고픈 시간이 있다. 스타들의 한 순간은 어떤 모습일까. 고이 간직하고 있던 그 순간을 되감아내어 살펴보고 싶었다. 단지 말과 글로만 설명되어지는 것이 아닌, 실제 그 모습으로 꾸며진 채로! bnt 기획 인터뷰 ‘What If’ 는 스타가 직접 선택한 그 한 순간을 실체화 시켜본다.-편집자 주-

[김영재 기자] ‘What If’ 두 번째 주인공으로 뮤지컬 배우 강후를 만났다.

1999년 8월 데뷔곡 ‘프로미스(Promise)’를 손에 쥔 채 한 아이돌 그룹이 대중 곁을 찾아왔다. 이제는 가요계에 만연한, 더불어 한류의 선봉장으로 떠오른 아이돌 문화. 그것의 시작이었던 1세대 아이돌 ‘클릭비(Click-B)’였다. 기타, 드럼, 키보드 등이 어우러진  밴드 형(形) 아이돌의 시초로 기억된다.

그로부터 13년 후 클릭비는 SBS ‘심폐소생송’을 통해 다시 한 번 대중에게 다가왔다. 3.5집 이후의 그들은 네 명이었지만, 넷은 다시 일곱이 되어 무대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는 중심에는 리더 김태형, 아니 강후가 있었다. 그는 풍랑 속에서도 여전히 클릭비를 지키고 있었다.

‘What If’ 두 번째 주인공은 바로 강후다. 클릭비의 리더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 중인 그를 bnt뉴스가 만났다. 가수와 배우의 양립은 어느새 일상이 된 연예계. 하지만 한 가지를 잘하는 것도 어려운 세상에서 그가 택한 뮤지컬 배우라는 결정은 왠지 많은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과연 어떤 이유가 그를 연기에 매진하게 만들었을까. 어떤 포인트가 그를 움직였을까. 뮤지컬 배우 강후의 특별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What If①]에서 이어집니다.
[What If①] 강후, 클릭비 김태형이 배우 강후가 되기까지
[What If②] 강후, ‘화양연화’를 기다리는 어떤 신인 배우



Q. ‘화양연화’를 좋아하는 만큼 영화 속 주모운 역할이 탐나겠다.

“강후가 연기하는 주모운은 조금 더 적극적인 인물일 것이다. 물론 나도 사랑 앞에서는 주모운처럼 소심한 편이지만, 마음이 동할 정도의 감정 크기라면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영화가 현실적으로, 다른 쪽으로 흘러가겠지만 말이다. 양조위가 연기했던 것처럼 감정을 감추는 일은 힘들다. 그는 감정 절제의 한계를 보여줬다.”

Q. 배우로서 롤 모델은 양조위 하나뿐인지 궁금하다.

“아니다. 이병헌 선배님이 있다. 누군가 이병헌 선배님을 왜 좋아하는지 묻는다면 그 자체가 의문일 정도로 좋다. 일단 연기를 배우로서 정말 잘하시고, 목소리마저도 매력적인 분이다. 망가지거나 멋지지 않은 모습마저도 매력 있는 배우다.”

“김혜자 선생님도 좋아한다. 보고 있으면 엄마 같고, 심지어 친엄마와 말투까지 비슷하시다. 선생님과 같이 연기한다면 정말 많은 점들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tvN ‘디어 마이 프렌즈’ 보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 미치겠더라. 그분과 함께 공연한다면 연기 신인으로서 깨야 될 부분과 내려놓아야 할 부분을 모두 극복 가능할 것 같다.”

Q. 2010년 9월 뮤지컬 ‘클럽 십이야’의 시우 역으로 캐스팅됐다.

“연기를 목적으로 들어갔던 당시 회사에서 뮤지컬 제의를 건넸다. 이제 갓 연기를 시작하는 입장이었고, 가릴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무조건 도전하겠습니다’며 시작했다. 난생 처음으로 오디션도 봤고, 여러 모로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Q. 첫 뮤지컬 도전이었기에 부담감이 대단했을 듯하다.

“연기 레슨도 하지 않은 채 너무도 막연히 투입됐던 뮤지컬이었다. 그래도 과거에 노래를 했으니까 연기 부분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등병 마인드로 무조건 열심히 했다. 하지만 막히는 부분이 많았다. 디렉션을 받아도 이해를 잘 못했고, 노래도 가요처럼 부른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연습을 많이 했지만, 정말 고민이 많았다.”

“그래도 팬들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됐다. 그때 느꼈던 것 중 잊지 못하는 점은 무대 위에서 공연을 마쳤을 때 라이브가 주는 생생함이었다. 클릭비 때 느꼈던 감정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내게 ‘클럽 십이야’는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야겠다는 각오를 다짐하는, 디테일한 계획의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계기였다.”


Q. 2011년 7월 뮤지컬 ‘스페셜레터’ 정은희 역으로 캐스팅됐다.

“첫 번째 뮤지컬이 워낙 벅찼기에 선뜻 도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나리오가 워낙 재밌었고, 다시 한 번 용기를 냈다. 아무래도 두 번째이기 때문에 전보다 수월한 부분이 있었고, 군대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공감대 형성 아래 표현도 쉬웠다. 술자리에서 군대 이야기 하는 것 같은 생각으로 편하고, 재밌게 공연을 끝마쳤다.”

Q. 두 번의 공연을 거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관객이 궁금하다.

“매 공연 때마다 자주 오셨던 분들이 계셨다. 와서 내 공연을 관람하시는 것에 감사했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까지 무리하셔도 되는 것인지 걱정도 들더라. 직접 얘기를 했다. ‘바쁘면 안 오셔도 되니까 언제나 감사드린다’고. 그럼에도 어느 순간 또 오셨는지 찾게 되더라. 익숙해졌기 때문에.”

Q. ’스페셜레터’ 이후 작품 활동이 없었다.

“여러 번 제의는 있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이 뮤지컬뿐 아니라 뭐가 되었든 선뜻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심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였고, 외부의 자극들을 감당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 우울증까지도 왔었다.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집에서 밥 먹고, 뒹굴 거리다 잠에 들고, 계획 없이 무기력한 삶을 이어갔다.”

Q. 같은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오종혁의 활약에 자극을 받았을 듯하다.

“안 그래도 (오)종혁이가 얘기를 했다. ‘형은 뮤지컬 왜 안 해?’ 솔직히 나는 초반부터 확실히 다져나가고 싶다. 회사의 제의를 통해서 어떤 작품에 참여하더라도 연기를 모르면 민폐 아닌가. 게다가 라이브인데. 연기자로서 갖춰나가야 할 조건이나 내면을 쌓고, 그것이 준비된다면 연극, 영화, 드라마 상관없이 도전할 의향이 있다.”

Q. 조언을 구하는 또 다른 동료가 있는지 궁금하다.

“같은 회사였던 박성웅 형이 떠오른다. 같이 소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인생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이기영 선배님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신인들을 불러 모아 연기에 대한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탤런트 중에 이주현이란 형도 경험이나 생각들을 후배인 저에게 많이 전달해주셨다. 정한용 선생님도 빼놓을 수 없다.”


Q. 큰 누나가 드라마 작가다.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응원은 항상 건넨다. 하지만 언제나 조심스럽다. 같은 업계에 몸을 담고 있는 이상 응원이나 조언의 한마디가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나는 내가 일이 잘 안 풀릴 때 조바심을 내지 않게끔 잘 잡아주는 역할을 해준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하게 되면 대본 리딩 같은 것들을 누나에게 조언 받고 싶다.”

Q. 연기와 노래 중 어떤 것이 더 가슴에 와 닿는지 궁금하다.

“슬픈 노래를 불렀을 때 정말 슬펐던 적이 있었다. 연기도 대사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몇 번씩 느꼈을 때가 있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안의 진실 아닐까. 진실의 힘 앞에서 연기와 노래는 그저 표현 방법이 다른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Q. 강후의 필모그래피가 숨고르기를 끝냈으면 좋겠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처럼 조바심을 내는 것은 위험한 일 같다. 조바심 없이, 스스로를 믿고 싶다. 그리고 약 10년 공백에도 놓지 않았던 연기라는 꿈을 후회 없이 도전하며 현실로 이뤄내고 싶다.”

Q. ‘What If’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김태형의 모습을 응원해주셨던 분들에게는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배우 강후가 되었으니 과하지 않고, 친숙하고, 솔직한 연기자로서 대중에게 다가서고 싶다. 어떤 이미지에 국한되는 것보다 여러 가지 모습으로서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마무리하자면 꾸밈없고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의 모습을 선보이고 싶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화영연화’는 다음의 자막이 화면을 스쳐가며 종료된다. ‘그는 지나간 날들을 기억한다. 먼지 낀 창틀을 통하여 과거를 볼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이 희미하게만 보였다.’ 아마 지나간 날들은 남녀의 한때를, 먼지 낀 창틀은 현재를 의미할 테다. 더불어 손에 닿지 않기에 그 시절은 희미하게만 보였을 것이다. 주모운에게 소려진은 얼마나 아련했을까.

강후는 양조위의 연기를 보면서 연기에 대한 불씨를 되살렸다고 말했지만, 아마 그에게 ‘화양연화’는 또 다른 의미도 존재하는 영화였을 것이다. 연기라는 꿈을 이루고 싶지만 길은 보이지 않던 당시의 막연함 그리고 양조위가 연기하는 주모운이 소려진에게 가지는 아련함. 이 사이에서 발생하는 동질감. 강후는 ‘화양연화’에서 어떤 위로를 하나 받았다.

묘한 인연이다.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포인트를 되새김질하는 기획에서 인생 가장 아름다운 때를 뜻하는 영화인 ‘화양연화’를 논하는 것 말이다. 그는 연기에 도전하는 지금을 화양연화라고 이야기했지만, 사실 화양연화는 인생에 한 번 밖에 오지 않는 기회다. 신인 배우 강후. 모두가 인정하는 진정한 화양연화가 근 미래에 다가오기를 기원해본다.

기획: 김강유
진행: 김강유, 윤호준
인터뷰: 김영재 기자
촬영: 윤호준 bnt포토그래퍼
의상: 타우테일러(수트), 타우컴퍼니(타이), 덕다이브(셔츠)
헤어/메이크업: 오영화 (F2MG)
장소: bnt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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