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현대캐피탈 금리 인하의 의미

입력 2017-04-03 10:27  


 새 차를 살 때 가장 싸게 구입하는 방법은? 바로 '전액 현금 결제'다. 물론 신용카드를 통해 일시불로 구입해도 된다. 이 경우 카드 포인트도 많이 쌓인다. 그러니 소비자로선 일석이조다. 그런데 대당 2~3,000만원에 이르는 자동차를 일시불로 구입할 수 있는 능력자(?)는 많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차 값을 금융사로부터 빌린 후 나눠 갚는 '할부'를 적극 활용한다.

 한국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재 새 차 구입할 때 돈을 빌려주는 할부금융사는 무려 40여 곳이 넘는다. 신용카드사를 포함하면 50여 곳에 달한다. 자동차 살 때 돈을 빌려주고 이자로 수익을 내려는 금융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셈이다. 

 이 가운데 자동차를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회사에 소속된 '캡티브(Captive)' 금융사는 10여 곳 내외다. '포로'를 의미하는 캡티브는 계열사 내부 시장으로 '꿩 먹고 알 먹는' 사업을 뜻한다. 자동차 구입 촉진을 위해 소비자에게 돈을 빌려줄 때 내부 금융계열사를 독점적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제조 및 수입사는 제품 판매로 수익을 얻고, 금융 계열사는 빌려준 돈의 이자로 기업을 유지한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인 현대캐피탈을 비롯해 에스와이캐피탈(쌍용차), BMW파이낸셜,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 토요타파이낸셜서비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 등이 제조 및 수입사의 캡티브 금융사로 활동 중이다. 

 이외 단순 판매사가 직접 캡티브 금융에 뛰어들기도 한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와 포르쉐 판매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한성차와 스투가르트스포츠카는 스타파이낸셜을 운용하고, BMW 판매사인 도이치모터스도 도이치파이낸셜을 보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차 살 때 돈을 빌려주고 이자 수익을 추구한다는 점만 보면 제조사와 수입사, 판매사 모두가 대출 경쟁에 뛰어든 형국이다. 현대차가 새 차 살 때 할부금융 이자를 4.5%로 고정한 것도 결국은 현대캐피탈이라는 캡티브 금융사가 있어 가능했던 셈이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선 어디까지나 선택일 뿐이다. 간혹 새 차 판매를 전제로 고금리 '끼워 팔기'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정부가 소비자의 할부금융사 선택 제한을 없앤 것도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현대차가 고정금리 4.5%를 제시한 것은 반대로 캡티브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 사례다.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이자율을 전략적으로 낮추는 일이어서 금융사 입장에선 수익 악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기업의 완성차 판매를 도와야 생존이 가능하니 협업을 피할 도리가 없다. 

 사실 어떤 할부금융 상품이든 선택은 어디까지나 소비자의 몫이다. 이자율을 꼼꼼히 비교하고, 여러 금융 상품 중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것을 고르면 된다. 캡티브 상품이라고 무조건 선택해야 할 의무는 없다. 현대차의 고정 금리 인하 전략 또한 캡티브의 100% 활용일 뿐 선택은 소비자에게 있다. 다만, 금리 인하에서 읽혀지는 것은 내수 시장에 대한 현대차의 고민이다. 그리고 고민은 금리가 인하된 폭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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