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애타는 로맨스’ 정다솔, 쉼표가 없는 배우

입력 2017-06-09 09:00   수정 2017-06-09 15:29


[김영재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주혜리는 납득을 줬다”

배우 정다솔이 OCN 월화드라마 ‘애타는 로맨스(극본 김하나 김영윤, 연출 강철우)’에서 연기했던 주혜리는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아나운서다. 하지만 그 매력은 차진욱(성훈) 앞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게다가 난데없는 라이벌 이유미(송지은)의 등장까지. 이미 몇몇 클리셰들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신선한 캐릭터는 아니다. 하지만 정다솔은 KBS1 ‘우리 집 꿀단지’에서 동일한 처지의 역할을 경험했던 바 있다. 경험은 새로움을 꽃피워낸다. 인물의 기능적 역할 대신 고정 관념을 부수기 위해 노력했던 그를 종영 이틀 만에 bnt뉴스가 만났다.

Q. ‘애타는 로맨스’가 첫 주연작이다. 종영 소감을 듣고 싶다.

“이틀 전에 다 같이 모여서 종방연을 했다. 사전 제작 드라마였기 때문에 찍은 지는 몇 개월 됐는데, 시원섭섭하더라. 뭔가 아쉽기도 하고, ‘이때 저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마음도 들고. 일단 ‘애타는 로맨스’ 팀 자체의 합이 정말 좋았다. 중간 중간 회식도 많았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더 많이 친해졌고. 다른 팀들이랑은 달랐다. 그래서 끝이라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주혜리는 무려 10년 동안 한 남자를 짝사랑하는 해바라기 캐릭터다. 사춘기 소녀 시절 대학생 오빠 차진욱을 만난 이후로 그의 아내가 되는 것이 장래 희망이자 인생의 목표가 된 여자. ‘대한민국 남자들이 다 좋다고 하면 뭐하냐, 너가 나 안 좋아하는 걸’이라는 대사에서는 짝사랑의 안타까움이 절실히 묻어난다.

“공감이 간다. 왜냐하면 나도 한 분을 만나게 되면 정말 오래 연애를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10년 동안이나 짝사랑하는 것이 물론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혜리라는 역할을 하면서 충분히 공감하면서 연기했던 부분이 많았다. 주혜리는 내게 납득을 주는 캐릭터였다.”


어쩌면 주혜리는 차진욱의 곁을 맴돌기만 하는 ‘짝사랑녀’이자, 이유미의 장애물로만 제 역할 하는 무색무취의 여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 이에 “연기 주안점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라고 질문을 던지자 그는 클리셰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 2인자, 악역, 주인공 남녀를 괴롭히는 여자라는 것들이 떠올랐다. 클리셰 아닌가. 때문에 주혜리를 나쁘게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주혜리가 이유미를 괴롭힌 것은 일단 10년 동안 무너지지 않은 사랑이 기본 바탕이었다. 나름대로 그를 합리성 아래 사랑한 것이다. 더불어 주혜리는 귀엽고, 어리숙한 인물이다. 그런 부분들을 살려서 사랑 받을 수 있는 주혜리를 만들고 싶었다.”

Q. 한 남자를 두고 경쟁하는 구도가 KBS1 ‘우리 집 꿀단지’에 이어서 다시 한번 반복됐다. 게다가 라이벌을 연기하는 배우는 모두 송지은이다. 재밌는 인연인데?

“너무 신기하더라. 사실 나는 ‘우리 집 꿀단지’ 후반부에 투입됐다. (송)지은 씨는 6개월 넘는 시간 동안 주인공으로 해오셨고. 일일드라마 특성상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서 그때는 친해질 계기가 안 생겼다. 그런데 이번 드라마 미팅에서 강철우 감독님이 ‘아마 주인공이 송지은 씨가 될 거야’라고 말씀하시더라. 구도가 너무 똑같아서 놀랐다. 우리 둘 다 대본 리딩 때 보고 계속 웃었던 기억이 난다. 두 작품 이상 같이 하는 것도 힘든데 인연인 것 같다.”

송지은과 많이 가까워졌을 것 같다고 말하자 그는 “정말 많이 친해졌다”라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감독님 성향이 화목을 추구하시고, 해피(Happy)하신 분이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또래들이 많았다. 강제니를 연기했던 임도윤 언니랑 장우진 비서 역의 박신운 오빠, 성훈 오빠도 그렇고 다들 공감할 수 있는 나이대였다. 공감대 형성이 잘 됐고, 그래서 친해졌다. 여자들끼리는 지금도 자주 본다.”


또, 정다솔은 “처음 만났을 때는 까칠한 사람인 줄 알았다”라는 말과 함께 성훈을 소개했다. “뭔가 풍기는 이미지가 도도하고, 까칠해서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성훈 오빠가 되게 유쾌한 사람이더라. 만나면 장난치고, 툭툭 건드리고. 사람들한테 왜 장난을 칠까 궁금했는데, 오빠가 나중에 이야기했다. 현장에서는 다들 긴장하고 있다고. 그런데 긴장을 해소할 때 장난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성훈 오빠가 많은 것을 알려줬다. ‘네가 여기서는 이렇게 해야 예쁘게 나와’ ‘이 신은 네 신이니까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같은. ‘지금 준비가 안 됐으면 기다릴 테니까 느긋하게 해’라는 말로 도와줄 때도 있었다. 정말 고마웠다.”

Q. ‘애타는 로맨스’를 통해서 이루고 싶었던 바가 있을 텐데?

“90%는 이뤘다고 생각한다. KBS1 ‘우리 집 꿀단지’를 할 때 주인공을 괴롭히는 2인자 역할을 연기했다. 하지만 후반부 투입이니까 눈치도 보이고, 상황 파악도 힘들어서 캐릭터를 요리할 수 있는 처지가 안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 같이 사전에 만나서 이야기도 하다 보니까 ‘아,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살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는 재미를 추구하는 연기자다. 이번에는 내 의중을 잘 살릴 수 있었다.”


정다솔의 필모그래피에는 쉼표가 없다. ‘애타는 로맨스’는 끝났지만, 동시에 SBS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에서 그는 홍루원의 기생 소용 역을 맡았다.

“대본을 보니까 기생 역할이 있었다. 조선 최고의 기생이라는. 기생들은 가무에 능해야 하고, 예의범절을 잘 알아야 하니까 서치(Search)를 많이 했다. 기생이 나오는 작품들도 찾아봤고, 오디션을 대비해서 창(唱)도 연습하고 그랬다.”

“서울예술대학 연기과 출신이다. 예술하는 사람들이 다 모인 곳이라 무용 수업이나 노래 수업 등 기본적으로 듣는 수업들이 여러 가지 있었다. 그때 판소리나 소리를 배울 수 있는 수업도 1년 넘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한국 무용도 경험이 있어서,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을 바탕으로 연습을 했다.”

하지만 힘들게 연습한 역량을 펼칠 기회는 없었다고. 이유는 사람이 워낙 많고, 시간에 쫓기는 오디션 현장이었기 때문. 동시에 그는 오디션 에피소드 하나를 공개했다. “극중 콤비 부용 역의 한지우 언니라고 있다. 감독님이 나랑 언니를 보고 둘이 잘 어울린다고 말씀하셨는데, 언니가 ‘그럼 둘이 소용, 부용 시켜주세요’라고 즉석에서 부탁했고 그것이 현실화됐다. ‘언니 덕분에 됐다’라고 가끔씩 이야기한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Q. ‘엽기적인 그녀’는 사전 제작 드라마다. 소용 역이 드라마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하고, 시청자가 무엇을 기대하면 좋을지 미리니름 한다면?

“사실 비중은 크지 않다.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는 점점 커질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지만, 등장 인물들이 굉장히 많더라. (웃음) 중간에 투입되는 인물들도 많고. 그래서 역할은 크지 않다. 하지만 시청자 분들이 보셨을 때 소용과 부용의 등장 속에서 웃음을 가지실 수 있을 듯하다. 어떻게 보면 감초 역할인 셈이다. 드라마를 진지하게 몰입해서 보다가 우리를 보면서 약간 한숨 돌리고 다시 몰입하는. 그렇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Q. 보도 자료에서 소용 역은 ‘춘풍(심형탁) 바라기’로 소개되고 있다. 심형탁과의 연기는 어땠는지 궁금한데?

“(심)형탁이 오빠는 정말 젠틀한 사람이다. 촬영 전부터 형탁이 오빠가 착하고, 사람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 분, 한 분 모두에게 인사를 드리고, 못 드린 분이 계시면 달려가서 인사드리고. 그리고 (한)지우 언니랑 같이 헤매고 있으면 오빠가 안정감 있게 ‘여기서는 이렇게 해. 그러면 될 거야’라고 이야기해주시는데 그 한마디가 되게 따뜻했다. 정말 좋은 선배님이다.”

느긋하게 기다려주던 성훈. 연기를 조언해주던 심형탁. 배우는 예술을 행하지만, 결국 연기도 일이다. 타인을 맞닥뜨려야 한다. 그 점에 있어서 정다솔은 운이 좋아 보였다. 동료를 이끄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했다는 미담에 인복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는 “나는 정말 인복은 타고 난 것 같다”라며, “주위를 보면 현장이 힘들다고 가기 싫어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시다”라고 입을 열었다.

“너무 열악한 환경에서 연기할 때도 있고, 배우 분들도 스트레스 받다 보니까 서로를 챙기는 것 대신 본인 일 하기 바쁜 상황들이 많다. 하지만 ‘애타는 로맨스’도 그렇고, ‘엽기적인 그녀’도 그렇고 모두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챙겨줬다. 간혹 촬영이 지연되면 삭막한 분위기가 오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동료들끼리 합심해서 괜찮다고 말했다. (웃음)” (사진출처: OCN ‘애타는 로맨스’ 방송 캡처, bnt뉴스 DB)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인터뷰①] ‘애타는 로맨스’ 정다솔, 쉼표가 없는 배우
[인터뷰②] ‘애타는 로맨스’ 정다솔, 보답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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