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있는 그녀’, 품위를 집어던지게 하는 신선한 느낌 (종합)

입력 2017-06-14 20:48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가진 자들의 품격 스캔들이 방송된다.

JTBC 새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의 제작발표회가 6월14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윤철 PD, 김희선, 김선아, 정상훈, 이기우, 이태임이 참석했다.

사전 제작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는 욕망의 군상들 가운데 마주한 두 여인의 엇갈린 삶이 상류층의 민낯을 낱낱이 공개하며 통쾌함을 선사할 휴먼 시크 코미디.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시대의 불세출의 작품을 연출했던 김윤철 PD와 JTBC 금토드라마의 시간대 변경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힘쎈여자 도봉순’ 백미경 작가의 참여가 관심을 집중시킨다.

김희선이 모든 것을 다 가진 여자 우아진 역을, 김선아가 우아진의 모든 것을 가지고 싶은 여자 박복자 역을, 정상훈이 우아진의 남편이자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 아내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안재석 역을, 이태임이 안재석의 세컨드이자 화가 윤성희 역을 맡았다. 이 밖에 이기우가 우아진의 든든한 지원군 강기호를 연기하며 극에 힘을 보탰다.

김윤철 PD는 “21세기 최고 미녀 배우 김희선 씨, 김선아 씨, 이태임 씨까지 언제 또 이런 미녀 배우들과 일을 해볼 수 있을까 싶다”라며, “우리 드라마 장르를 궁금해 하시더라. 편집실에 있으면서 매번 느꼈지만 굉장히 다양한 장르를 갖고 있다. 큰 줄기는 두 여인의 애증을 그리는 대하 드라마다. 더불어 미스터리 스릴러, 블랙 코미디 등 굉장히 혼종 장르다. 매회 장르가 달라지니까 지루하지 않게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현장의 주인공은 김희선과 김선아였다. MBC ‘앵그리맘’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던 바 있는 김희선은 약 2년 만에 또 다시 기존의 로맨스물과 결 다른 작품을 안고 시청자들을 만난다. 더불어 김선아 역시 KBS2 ‘복면검사’ 이후 두 해 만에 브라운관 나들이에 나서는 상황. 평행 이론처럼 비슷한 공백기를 거친 후 한 작품 안에서 성사된 두 사람의 만남이 과연 대중에게는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취재진의 손과 눈이 바삐 움직였다.

#대본과 사람...품위있는 그들을 유혹하다


앞서 소개했듯 ‘품위있는 그녀’는 2015년이라는 동일한 시기부터 연기 휴식기를 지내오던 두 배우의 복귀작이라는 점이 시선을 한 데 모은다. 긴 공백은 커다란 망설임을 불러온다. 그것을 깨부수고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 배경은 무엇일까.

먼저 김선아는 “12년 전에 ‘내 이름은 김삼순’을 선택했던 때랑 비슷한 것 같다. 김윤철 감독님 이름 석 자가 주는 믿음. 그리고 책을 봤을 때 대본이 정말 재밌었다. 박복자의 내일이 궁금했고, 이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었다”라며, “작품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좋은 배우 분들도 만나고, 또 좋은 스태프 분들을 만나려면, 좋은 대본을 받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이번 작품을 통해서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희선은 이유로 사람을 꼽았다. “먼저 시나리오가 맘에 안 들면 미팅도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한, 미팅에서 나랑 의견이 안 맞는다거나 인간 대 인간이 다른 캐릭터라서 같이 일할 때 서로 힘들겠다 싶으면 작품을 놓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작가님과 감독님과 정말 말이 잘 통했다. 내가 말주변이 없는데도 불구 내 마음을 헤아려주시고 파악해주시더라. 이런 분들과 작업하고 싶다는 마음에 하게 됐다”라고 솔직함을 드러냈다.

#막장...품위없는 그들과 차별화하다


‘품위있는 그녀’는 제목과 달리 언뜻 보면 막장으로 이해 가능한 소재와 전개가 혼재됐다. 대기업 회장을 유혹하는 간병인, 아내 몰래 아침마다 바람피는 남편 등 신선한 소재로 승부하는 최근 한국 드라마의 추세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 것.

이에 김선아는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나는 이 드라마를 대본으로 봤을 때 사실 그렇게 생각은 못 했다”라며, “그것보다 ‘말을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냥 말인데 글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고, 연출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렇지 않은 ‘사랑해’라는 대사도 우리 드라마에서는 굉장히 품위 있게 표현이 됐다.”

더불어 그는 “중간 중간에 모든 사람들의 마음 안에 있는 사람들의 밑바닥, 본능, 욕구, 욕망이 굉장히 많이 나온다. 보면 ‘나도 어쩌면 저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을 것 같다. 막장 여부보다 인간적으로 다가서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또 드라마는 누가 어떻게 포장하는지에 따라서 다르다. 감독님, 작가님 굉장히 많이 믿는다”라고 말했다.

김희선은 심지어 불륜일지라도 ‘품위있는 그녀’에서는 이해가 간다는 이야기를 추가했다. “불륜을 저지른 남자를 아침 드라마에서 볼 때는 ‘저 나쁜 놈 때려줘야지. 나빠’라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 드라마는 안재석도 이해가 간다. 나쁜 놈이 왜 그랬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이유가 와 닿는다. 불륜을 저지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점이 차이점이다. 사람이 나빠질 수밖에 없던 이유가 아주 적합하게 잘 표현됐다. 그래서 ‘아, 나쁘지만 나쁜 것이 아니고 이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 점이 다르다.”

#20년 차 톱 배우...품위있는 서로를 평가하다


1993년 데뷔했던 김희선. 1996년 데뷔했던 김선아. 20년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최고의 배우로서 자리매김 중이다. 최고는 최고를 알아본다고 하던가. 최고 김희선이 보는 김선아, 최고 김선아가 보는 김희선은 어떨지 궁금했다.

우선 김선아는 “사실 내가 신인 때는 잘 몰랐다. 그때는 정신 없었으니까. 이번에 같이 하게 되면서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왜 매일 예쁘지? 정말 예쁘다. 부럽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캐릭터적으로 부러워하는 것도 많지만, 그냥 여자로서 일하면서 대사도 잘 외우고 ‘이게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얼마 전에 조카가 생겨서 어제 잠깐 놀았는데 지금 너무 힘들다. 그래서 김희선 씨가 촬영장에서 대단했다고 느낀다. 자기 스스로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김희선 씨만이 가질 수 있는 엄청난 힘이다. 화면 안에 꽉 차는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다. 누구도 가질 수 없는 김희선 만의 아름다움이 있다. 그런 것이 여자로서 부럽고, 배우로서도 부러운 것이 있고, 앞으로도 계속 봤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희선도 화답했다. 그는 “17년 전에 언니랑 같이 작업을 했다. 처음 나랑 연기할 때도 ‘역시 (김)선아 언니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부터 영화는 물론 모든 작품에서 언니만의 캐릭터를 나타내주고 언니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라며, “언니한테 장문의 편지가 왔다. ‘촬영하면서 다 같이 고생했는데 우리 둘이 제대로 찍은 사진이 없다. 다음에 우리 꼭 사진 찍자’라고. 동생한테 먼저 손 내밀어주시는 그런 것이 좋다”라고 김선아를 소개했다.


제작발표회 중간 김선아는 “시청률은 이미 우리 손을 떠났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열심히 찍었다”라며, “운에 따르는 것 같다. 또 어느 정도 흐름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때 느낌에 따라서 다른 것인데, 한 번쯤은 이런 드라마가 여러분에게 신선한 느낌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싶다”라고 흥행을 예상했다. 또한, 그는 “5개월 동안 함께하면서 행복했고, 정말 좋은 작품이다. 고스란히 시청자 분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라고 소원했다.

현장에서 그는 기분이 무척 좋아보였다. 인생 캐릭터를 기대한다는 질문에는 “업(Up) 됐다”라는 말로 스스로의 감정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김선아가 느끼는 즐거움의 배경에는 사전 제작된 ‘품위있는 그녀’의 완성도를 향한 자부심이 있지 않을까.

더불어 신선함은 드라마를 포함한 모든 미디어의 1순위 과제다. 우리 사회가 투영되는 것을 얼마나 맛깔나게, 차별적으로 포장하는 것이 배우, 감독, 작가의 몫이라고 봤을 때 ‘신선한 느낌을 가져다주지 않을까’라는 표현은 품위는 집어던진 채 금요일 오후 11시를 기다리게 만든다. 포스터 속 우아진과 박복자는 시청자들에게 ’품위를 지켜라!’고 강조하더라도, 김희선, 김선아, ‘내 이름은 김삼순’ 김윤철 PD, ‘힘쎈여자 도봉순’ 백미경 작가가 만난 상황. 품위를 지킬 여유 따위는 사실 없다. 6월16일 오후 11시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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