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혜림, 내뱉는 호흡마저 음악이 될 때까지

입력 2017-06-29 16:43  


[마채림 기자] 시간이 훑고 간 뒤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사람이 있다. 십 대 소녀의 싱그러운 모습 이면에 알게 모를 성숙한 분위기가 풍기던 김혜림. 그가 그렇다.

SBS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6’에 출연해 크리샤 츄, 김소희 등과 그룹 퀸즈를 이뤄 준우승을 차지한 그. 현재 데뷔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웃어 보이는 그의 눈빛은 마치 내일의 소풍을 기대하는 어린아이와 같았다.

음악을 빼면 논할 것이 없을 정도로 지난 그의 시간들은 음악으로 가득해 보였다. 수줍게 웃다가도 자신의 신념과 열정을 설명할 때면 목소리를 천천히 내뱉으며 더욱 또렷이 전하던. 그것이 바로 김혜림이 남겨갈 앞으로의 궤적에 호기심이 생기는 이유다.

Q. 화보 촬영 소감

포즈를 취하는 데 자신이 없어 화보 촬영을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다. 오늘 현장 분위기가 참 좋았는데, 화목한 곳에서 촬영이 진행되니 포즈가 한결 수월하더라. 왜 분위기라는 게 사람을 바꾸지 않나.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블루 톤 의상을 입고 진행했던 콘셉트는 개구쟁이 느낌이 좃았고, 레드 원피스를 입었던 마지막 콘셉트는 특유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Q. 화보 촬영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

다이어트. (웃음) 세상엔 맛있는 게 참 많은 것 같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나를 제외한 나머지가 음식을 먹고 있으면 서러운 마음에 식욕이 돋아 힘들다.

Q. 근황

‘K팝스타 & 프렌즈’ 콘서트 준비를 했다. 콘서트를 마친 뒤 데뷔가 있어 준비에 한창이다.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데뷔곡 노래 연습과 안무 연습은 물론 발라드 연습도 열심히 하고 있다.

Q. 7월 중 데뷔한다고 들었다. 앨범 콘셉트?

내 또래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주제로 삼았다. 누구나 한 번씩은 겪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 노래로 유행어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 중이다. (웃음) 많은 분들이 나를 보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 이미지를 한 번 더 보여줄 생각이다. 퍼포먼스 위주로 준비했다.

Q. 솔로로 데뷔하는 건가

솔로가 아닌 듀오로 데뷔한다. 우선 2인조 그룹으로 데뷔 무대를 가진 뒤 추가적으로 멤버를 공개할 예정이다. 어떻게 보면 걸그룹이 되는 거다. 최종 몇 인조 걸그룹이 될지는 아직 비밀이다. (웃음)

Q. 그렇다면 처음부터 그룹으로 데뷔하고자 했던 건지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라 그룹을 선호했다. 의지할만한 사람이 생겨 좋은 것 같다.

Q. 함께 데뷔하는 분은 비슷한 나이대?

그렇다. 그래서 편하고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있어 좋다. 전반적으로 나와 반대 성향을 가졌다. 그래서 더 시너지 효과가 나더라.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어 만족스럽다.


Q. 가수를 꿈꾸게 된 계기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든 건 친언니 때문이다. 언니가 보컬 대회에 많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러던 차에 초등학교, 중학교 때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 모습을 TV로 보게 됐다. 그의 멋진 모습에 가수가 되고 싶다는 결심이 더 확고해졌다.

Q.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의 부모님 반응이 궁금하다.

부모님도 음악을 하고 싶어 하셨던 터라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셨다. 덕분에 큰 장애물 없이 꿈을 향해 발돋움할 수 있어 마음이 편했다.

Q. K팝스타 준우승 당시 소감

케이팝스타에 출연하면서 회사 이사님, 본부장님, 식구들, 가족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 노래와 춤 실력만 좋아진 것이 아니고, 나라는 사람이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뜻깊게 생각한다. 케이팝스타 작가님, PD님들도 정말 많이 고생하셨다. 항상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심사위원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Q. 혹시 수상을 예감하진 않았는지

전혀 아니다. 처음에는 그저 박진영 심사위원님 앞에서 노래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참가했다.

Q. 그렇다면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박진영 때문?

그렇다. (웃음) JYP에 연습생으로 있다가 나오게 됐는데, 박진영 심사위원은 바쁘신 분인 데다 소속 가수들도 워낙 많기 때문에 연습생들과 마주할 시간이 없다. 나라는 사람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JYP를 나오게 된 게 아쉬웠다. ‘나라는 사람이 있었어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또 박진영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듣고 싶었고, 그 조언을 바탕으로 더 발전하고 싶었다.

Q. ‘퀸즈(김소희-크리샤츄)’와의 호흡

성격이 정말 잘 맞았다. 오랜 시간 숙소에서 함께 지내다 보니 눈빛만 봐도 컨디션이 어떤지 파악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Q. 지금도 자주 만나는지

케이팝스타 콘서트 연습을 위해 자주 만나 연습도 하고 수다도 떨었다. 사석에서도 만나고 싶은데 다들 데뷔 준비에 한창이라 시간이 없어 힘들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쇼케이스를 할 때 찾아가 얼굴을 보기도 한다.

Q. 처음 K팝스타 무대에 섰을 때 소감

쉽지 않다는 생각. (웃음) ‘이래서 가수들이 무대를 버리지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쉽지 않은 일을 성공했다는 것 자체의 뿌듯함과 내가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다.

Q. K팝스타 출연 중 가장 힘들었던 일

합숙 기간 동안 스포일러 방지와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외부에 나가는 것이 제한된다. 햇볕을 못 보고 사는 게 답답하고 힘들었다. 그런데도 연습이 지속되니 적응이 되긴 하더라. 적응을 하면서도 보고 싶은 가족과 친구들을 못 보니 힘들긴 했다. 스마트폰, MP3도 모두 압수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건 생각보다 괜찮았다. 햇볕을 못 보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그저 햇볕을 받으며 걷고 싶었다. (웃음)

Q. K팝스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스마트폰도 압수되고 외출도 금지라 할 게 없으니 소소한 놀이거리를 찾게 되더라. 정말 어렸을 때 하던 그림자놀이, 종이에 손바닥 올려두고 손 모양 따라 그리기 등. (웃음)

각자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생기더라. 크리샤 언니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청소를 하기 시작한다. 씻고 나왔는데 숙소가 눈에 띄게 깨끗해져있으면 ‘언니가 스트레스를 받았구나’ 싶어서 대화를 자주 하려고 했었다. 숙소 옥상에 훌라후프가 있었는데 심심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옥상에 올라가 훌라후프를 돌리기도 하고, 운동 삼아 제자리 뛰기도 했다.


Q. 컬래버레이션 상대로 효린 지목, 크리샤 츄도 효린이 롤모델이라고 했는데. 특별한 이유?

무대 위에서의 에너지와 자신만의 뚜렷한 음악 소신이 멋진 분이라 자주 언급되는 것 같다. 함께 작업할 수 있다면 어떤 장르라도 영광일 것 같다.

Q. 롤모델

가수가 되고 싶다는 동기를 부여해준 아리아나 그란데. 최근 안타까운 사건을 뉴스로 접해 속상했다. 애초에 기부를 목적으로 한 콘서트였던 것도 멋지고, 공연 당시 사고로 다친 분들을 찾아가 인사를 하는 모습도 참 멋졌다.

Q. 좋아하는 음악 장르

R&B를 많이 듣는다. 아리아나 그란데, 찰리 푸스의 음악을 좋아한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콘셉트, 장르

비트가 빠른 곡 위주로 연습하다 보니 발라드가 많이 약하더라. 그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혼자서도 발라드를 멋지게 소화할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싶다. 내가 직접 쓴 발라드 곡을 부르는 것이 목표다.

Q.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마마무. 너무 멋있는 것 같다. 무대를 즐기는 것과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카메라 앞에서 솔직한 모습들이 너무 좋다.

Q. 듀엣 하고픈 남자 가수

함께 할 수 있는 실력이 된다면 정승환 선배님과 듀엣을 해보고 싶다. 발라드를 정말 기가 막히게 부르는 분이다. (웃음)

Q. 이상형

나를 잘 이해해주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곁에서 힘을 실어주는 사람이었으면. 콕 집어 이상형인 외모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선한 인상을 가지신 분들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연예인은 박보검 배우님. 왠지 ‘님’을 붙여야 할 것만 같다. (웃음) 할 땐 하고, 즐길 땐 즐기는 분인 것 같아 멋있다. 나와 반대되는 성향인 사람을 만나면 의도와는 상관없이 내가 상처받는 일이 생기는 것 같더라. 부드러운 성격을 가진 사람이 좋다.

Q. 가수 이외에 해보고 싶은 활동

다 좋다. 작곡, 연기, 예능 출연, 뮤지컬 등 다양하게 활동하고 싶다. 만약 뮤지컬을 하게 된다면 우울하거나 무서운 캐릭터는 되도록 피하고 싶다. 그런 역을 하다 보면 연기에 몰입을 하게 돼 내가 우울하고 무서운 사람이 되는 것 같아 힘들더라.

Q. 혹시 그런 경험이 있었는지

어렸을 때 시에서 주최하는 뮤지컬에 출연한 경험이 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꽤 오래 참여했다. 어두운 역할을 맡으면 내 성격도 어두워질 수 있다는 걸 그때 많이 느꼈다.

해보고 싶은 역할을 꼽자면 ‘응답하라 1988’ 속 덕선이 캐릭터. 본래 성격이 장난기가 많고 밝은 편이라 잘 맞을 것 같다. (웃음)

Q. 시간이 남을 땐?

유튜브로 좋아하는 가수 영상을 찾아본다. 요즘에는 호주에 있는 언니, 엄마와 통화를 자주 한다. 친언니가 사고로 호주에 있어 한 달 전 엄마도 그곳으로 가셨다. 언니와는 작년 9월에 본 게 마지막이다. 마음이 쓸쓸할 때가 많은데 회사 분들이 가족처럼 대해줘서 참 좋다.

Q.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인지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다. 그나마 동생도 있고 언니도 있어 형제들에게 의지하며 지내와서 그런지 혼자 남겨지면 더 크게 허전한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

확실한 건 아니지만 2017년이 지나기 전 우리 그룹의 완전체가 나온다. 그 모습을 팬들에게 얼른 보여주고 싶다. 또 언니를 위한 자작곡을 쓰고 있는데, 올해 안에 곡을 완성해 언니에게 들려주고 싶다. 언젠가 그 곡을 언니와 함께 부를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Q. 팬들에게 한 마디

최근 ‘제3회 럭셔리브랜즈모델어워즈 글로벌 패션위크 2017 LBMA STAR Awards’ 시상식에 갔다. 그 자리에 그렇게 많은 분들이 오실 거란 생각을 못 했는데, 정말 많이 와주셨고 또 응원해주셨다. 무언가를,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인데도 불구하고 나를 기다려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기획 진행: 마채림, 신연경
포토: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이재엽
의상: 쎄쎄쎄, 써틴먼스, 블랑조
파우치: 토툼(TOTUM)
주얼리: 티아도라(TEDORA)
슈즈: 수페르가, 스티유
헤어: 정샘물 웨스트 은혜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 김민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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