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망치는 모조(?) 터보, 정부가 막아야"

 -'자기인증 및 형식승인제', 애프터마켓용 관리 안돼
 -터보차저 증가 추세에 맞춰 규제 강화해야

 최근 세계적으로 터보 차저 장착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애프터마켓용 터보 제품의 자동차부품인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글로벌 터보차저 제조기업인 하니웰코리아는 모조 터보차저의 불법 유통이 심각한 상황임을 지적하며 '애프터마켓용 터보차저 자기인증 또는 형식승인제' 편입을 제시했다. 이성재 하니웰코리아 대표는 27일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초창기 터보차저는 출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됐지만 최근엔 배기가스와 유해물질 저감을 위한 환경 및 경제적 이유로 장착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디젤 엔진은 거의 100%, 가솔린은 15% 정도 터보차저를 장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연간 5,000대 가량의 모조 터보가 시장에 유통되는 등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인증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니웰그룹은 지난 2015년 영국 밀브룩에서 진행한 OE 터보와 모조 터보부품 간 성능 및 효율, 배출가스 비교 실험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모조 터보에 사용되는 부품은 OE에 비해 성능이 최대 40% 저하됐고, 질소산화물 배출은 8~28% 많게 배출됐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OE에 비해 3% 가량 많았다.  

 이에 따라 유럽 등 각 국에 개선조치가 필요함을 피력하고 있다. 고희선 애프터마켓 부장은 "유럽 4개국에 개선 조치가 필요함을 제안해 터보차저에 대한 형식승인을 진행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며 "스위스는 모조 터보사용 시 1,200만원 상당의 벌금을, 독일은 벌금과 벌점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자기인증제를 관리 감독하는 국토교통부와 형식승인제를 다루는 환경부 등에 애프터마켓용 터보차저의 안전규제를 강화할 것을 요청했지만 국토부와 환경부는 각각 본부 소관이 아니라는 상충되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애프터마켓에서 한 햇동안 유통되는 모조 터보차저는 약 5,000대로 추정된다. 국내 터보차저 4개 제조사의 물량을 제외한 약 8% 정도에 해당된다. 모조 부품에는 재제조부품과 대체부품, 중국산부품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 대표는 "터보차저는 기술적으로 요구하는 부분이 굉장히 까다롭다"며 "재제조부품이 어떤 테스트를 통해 인증받는지 모르겠지만 엄격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절차와 시스템을 갖추기 어렵다고 판단해 하니웰 공장 밖에서 시행되는 재제조는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훈 기술담당 상무는 "OE에 제공되는 터보차저는 엔진 안에서 다른 부품과 최적의 조합을 통해 최상의 성능을 발휘한다"며 "제품만 놓고 봤을 때 모조 부품과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하긴 어려울 수 있지만 엔진과의 매칭, 조합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에 부작용이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필수 교수는 애프터마켓용 터보차저를 관리하기 위해 자동차 부품인증 관련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환경부가 형식승인제에서 터보차저를 고시하고 있지만 신차에 장착된 OE 부품에만 해당되는 규제여서 추후 유통되는 애프터마켓용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서다. 김 교수는 "후처리 장치뿐 아니라 터보와 커먼레일 같은 전처리 장치에 대한 인증도 강화해야 한다"며 "기술적으로 굉장히 까다로운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하니웰코리아는 경기도 시흥 시화공단에 연간 150만대의 터보차저를 생산 가능한 공장을 갖췄다. 국내 완성차 5개사를 비롯해 애프터마켓과 일본 일부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한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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