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성우, 더 높은 곳을 향해 발끝을 들다

입력 2017-08-29 16:00  


[마채림 기자] ‘까치발 소년’을 기억하는가. 결코 어리지 않은 나이에, 어리지 않기에 여느 참가자보다 더 성숙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대중 앞에 섰던 ‘프로듀스101 시즌 2’ 박성우.

화면 속 꼿꼿하게 세운 발끝이 그의 간절함을 말하는 듯했고, 브라운관을 넘어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진 그의 열정은 박성우라는 이름과 ‘까치발 소년’이라는 애칭을 동시에 각인시켰다.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에너지가 넘치는 나이를 ‘스무 살’로 규정해본다면 그의 나이는 언제까지 스무 살 일 것이다. 마치 갓 스무 살을 맞이한 봄날의 소년 같던 박성우와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Q. 화보 촬영 소감

한 달만의 화보 촬영이었다. 정말 즐거웠다.

Q. 근황

‘프로듀스101 시즌 2’ 끝난 뒤 인터뷰, 화보 촬영, 오디션을 보며 지냈다. 감사하게도 나를 찾아주셔서 웹 드라마 촬영을 했다. 옴니버스 형식의 ‘전지적 짝사랑 시점 특별판’, ‘오! 반지하의 여신들이여’라는 작품에 참여했다.

Q. ‘프로듀스101 시즌 2’ 출연 후 인기 실감?

찍는 도중에 인기를 실감했다. 어마어마했던 실시간 피드백을 통해 체감 했었다. 지금까지도 실감하고 있다.

Q. ‘까치발 소년’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주목받았던 초반 소감

소년에서 청년이 됐다. (웃음)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Q. 영화예술학을 전공해 2013년에는 단편영화 ‘고열’로 데뷔했다. 연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지

그렇다. 배우 준비를 시작하며 발을 들이게 됐지만 배우만을 바라보지는 않았다. 그랬다면 ‘프로듀스101 시즌 2’에 들어갈 일도 없었을 것. 한 우물을 꾸준히 판 뒤 방향을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으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Q. ‘프로듀스101 시즌2’ 출연을 결정한 결정적 계기

‘경험과 기회’.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 어떤 경험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뭐든 기회만 주어진다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고민은 ‘잘할 수 있을까’ 뿐이었다.

Q. 완전히 가수로 전향하려는 목적이었는지

적당히 하다 말 생각은 절대 없었다. 마음을 먹은 만큼 필사적으로 임해서 데뷔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처절했었다. (웃음)

Q. 아이돌이 되기 위해 요구되는 노래와 춤 실력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어떻게 하든 연습할 때보다 부족한 모습이 더 많이 드러날 수밖에 없기에 고민이 많았다. 낯선 공간인데다 긴장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으니까. 모든 게 완벽히 갖춰져 있었다면 아마 데뷔를 하지 않았을까. 프로듀스101 시즌 2는 내게 과정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참가자들의 쌓인 내공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참가 자격이 주어진 이상 내가 부족할지라도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 해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한 거라 생각했다. 그런 마음가짐이 아니라면 도전하지도 못했을 것. (웃음)


Q. 아이돌 도전하기엔 다소 많은 나이, 만약 열 살 더 어렸다면 달랐을까

글쎄. (웃음) 기록과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그랬더라면… 아마 최종까지 갔다가 떨어지지 않았을까. 결과가 어땠을지는 잘 모르겠다. 열 살이 어렸더라면 발뒤꿈치를 들었을까. 모든 게 참 감사하다. 문을 닫고 들어왔음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예쁘게 봐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Q. 가수로서의 성공에 대한 욕심, 아직도?

감사하게도 끝나고 OST에 참여하기도 했다. (웃음) 확실히 가수 혹은 아이돌로 준비했던 분들과는 많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힘들었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 많은 걸 얻었다. 언제 그렇게 춤을 춰 보겠나.

Q. 연기, 가수, 모델 중 가장 적성에 맞는 것

오늘 해보니 사진 촬영? (웃음) 사진작가님이 워낙 잘 찍어주셨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계속 바라보고 가는 길을 꼽으라면 배우. 부족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은 그저 열심히 하고 싶은 단계다. 이 단계가 지나면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당당하게 말할 날이 오지 않을까.

Q. 연기하면서 가장 힘든 것

쉬운 건 없는 것 같다. 긴장을 많이 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여건 상 스케줄이 미뤄지기도 하니까. 배우분들 외에도 현장에서 작업에 임하는 스태프분들, 감독님들을 보다 보면 배울 점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자극과 영감을 많이 받는다.

Q.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닌 ‘프로듀스101 시즌 2’를 선택한 이유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게 가장 컸던 것 같다.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표정, 랩, 노래, 춤, 포즈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트레이닝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다가 팀플레이라는 점이 좋았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예상하고 참여한 건 아니지만. (웃음)

Q. ‘프로듀스101 시즌 2’ 탈락했을 때 심경

탈락하기 직전이 가장 힘들었다. 4분할로 7등에 이름이 올랐을 때 마음이 아팠다. 돼도 아프고 안 돼도 아프다. 심지어 준비하는 과정에서 떨어지지 않나. 어떻게 해도 마음이 아픈 순간이었다. 카메라 안에서도 밖에서도 열심히 하는 친구들인데, 그런 친구들만 보이니 마음이 안 좋았다. 준비했던 다음 무대가 있었는데 못 보여준다는 것도 속상했다. 탈락이 아쉽지만 그런 과정이 있어 지금처럼 화보 촬영의 기회도 얻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Q. ‘프로듀스101 시즌 2’ 출연 전과 후 가장 달라진 것

박성우라는 사람의 존재를 알린 것. 예쁘게 봐주고 관심을 가져주고 응원해주는 팬분들이 생겼다는 게 가장 크다. 촬영할 때도 응원해주러 오신다. 참 감사하다.

Q. 최근 다수의 화보 촬영을 진행, 탄탄한 복근을 노출하기도 했다. 몸매 관리 비결?

첫 번째는 ‘절실함’. 그 마음 하나면 나머지는 저절로 된다. 식단, 운동법 등 중요한 게 많지만 가장 큰 건 계기, 동기인 것 같다. 운동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유산소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예전에는 건강한 몸을 가꾼다는 마음으로 운동을 했다면 ‘프로듀스101 시즌 2’ 할 때는 건강하거나 말거나 나는 돼야 한다는 극한의 마음으로 몸을 만들었다. (웃음)

Q. 가장 자신 있는 신체 부위

손? (웃음) 예쁜 건 잘 모르겠는데 손이 크다고 하더라. 큰손을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 발이 큰 건 콤플렉스다. 예쁜 신발을 못 신는다.

Q. 촬영 내내 다양한 배우의 얼굴들이 겹쳐 보였다. 평소 닮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 연예인이 있다면

감사하게도 송중기 선배님, 현빈 선배님 등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Q. 이상형

딱 정해있진 않지만 밝고 유쾌한 사람이면 좋겠다.

Q.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

10대 때 어렴풋이 꿈꾸긴 했지만 선택했을 때는 20대 초반이었다. 막연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고등학교 때는 아쉽게도 이 직업을 접해볼 기회나 계기가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우연치 않게 영화 보조출연에 대한 걸 알게 됐다.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에 보조출연을 결심했다.

영화 촬영 과정을 직접 겪어보니 마음이 움직이더라. 조금 더 배워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먹고사는 게 중요한 문제긴 하지만 열심히 살면 뭘 하든 굶어죽지는 않지 않나. 그런데 이 일은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물셋 넷 즈음 입시 준비를 하면서 시작하게 됐다.

Q. 맡고 싶은 배역이나 원하는 장르

하고 싶은 배역은 참 많다. 어떤 배역이든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아무래도 선택받는 입장이니 특정 배역을 꼽기는 어려운 것 같다. 멜로,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 모두 좋다. 따지고 보면 배역보다는 배우 자체가 중요하다. 배우가 살면 어떤 배역이든 사는 것 같다. 지금은 특정 배역을 논하기는 조심스럽다. 여러 가지를 경험할 수 있는 배역이면 좋을 것 같다.

Q. 롤모델

관심 있게 유심히 보면 배울 점이 없는 배우는 없는 것 같다.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건 함께 작업을 하는 분들이지 않나. 그분들의 열정, 영감, 순간순간 해내는 태도를 보며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Q. 좋아하는 배우

얼마 전 봤던 영화 ‘덩케르크’ 톰 하디가 참 멋있더라. 담담하게 전해지는 감정, 눈빛이 좋다.

Q.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

보조출연을 했던 영화 ‘쩨쩨한 로맨스’의 주연 배우였던 이선균, 최강희 선배님. 그분들은 나를 기억하지 못하실 거다. 배우로서 호흡을 맞추게 될 날이 온다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는 생각을 해왔다.

Q. 연예계 생활을 하며 행복을 느낄 때는 언제

나를 알아봐 주고 응원해줄 때. 인정받고 칭찬받을 때 기분 좋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그런 아쉽거나 부족한 부분들을 줄여나가는 것이 내가 해야 할 큰 몫이라 생각한다.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며 살아있음을 느낀다. (웃음)

Q. 최종 인생 목표

거창하게 무언가가 되겠다는 마음 보다 지금 당장은 부족한 것을 메우며 좋은 배우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삶을 사는 것. 추상적일 수 있지만, 또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웃음) 인생은 ‘뽑기’지 않나.

Q.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 계단씩 차근차근 오르며 좋은 기회들을 만나 좋은 경험을 하고 있는 지금처럼,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 돌이켜봤을 때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알찬 시간들을 보내고 싶다. 연기도, 지금의 인터뷰도, 나머지 것들 모두. (웃음)

에디터: 마채림
포토: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이재엽, 김시영
의상: 스타일난다 KKXX, 화이트컴플렉스, 지니프, 사일런트 소사이어티
양말: 보타
선글라스: 블랙피하트 by 모다루네쯔
헤어: 스타일플로어 보라 디자이너
메이크업: 스타일플로어 조히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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