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설경구와 김남길이 살인마를 그리는 한계없는 자세 (종합)

입력 2017-08-28 17:53  


[임현주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 언론시사회가 8월28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설경구, 김남길, 김설현, 원신연 감독이 참석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그간 수많은 작품들로 믿고 보는 배우가 된 설경구. 이번 영화에서도 가히 설경구였다. 깊게 패인 주름, 광대가 도드라질 정도로 홀쭉해진 얼굴, 쭈글쭈글해진 목과 손등까지. 운동과 혹독한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직접 노인을 만들어간 그의 모습이 연기를 더욱 돋보였다.

이날 설경구는 “사실 병수라는 역할은 나에게 굉장히 큰 산이었다.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도 없어서 더 어려웠다. 어려웠지만 그 점이 재밌을 것 같아서 끌렸다”며, “오늘 처음으로 영화를 봤는데 그래서 그런지 내 연기만 보느라 영화를 제대로 못 봤다. 개봉하면 한 번 더 보러 갈 것”이라며 촬영 소감을 밝혔다.


겉모습뿐만 아니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설경구의 내레이션이 서늘한 긴장감을 이어가며 스릴러 장르 영화만의 매력을 발산한다.

이에 이번 영화를 연출한 원신연 감독은 “보통 영화 속 내레이션은 극을 설명하고자 있는 장치다. 하지만 이번 영화 속 내레이션은 설명이 아닌 기억을 절대 잃어버리지 말자는 되뇌임이다”라고 설명했다.

보통 연쇄살인마는 옹호할 수 없는 캐릭터다. 하지만 ‘살인자의 기억법’ 속 딸을 살리려는 그 간절함과 애절함, 알츠하이머로 자꾸만 잃어가는 기억을 가지고 자신과의 사투를 벌이는 병수를 보고 있자면 짠하다.

이와 관련해 원신연 감독은 “원작 소설을 보면서 병수를 응원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캐릭터에 빠져 들어갔다. 그게 바로 소설이라는 특징이고, 소설의 매력인 것 같다. 그러나 소설은 소설이고 영화는 영화다. 영화 속 병수는 연쇄살인마임에도 불구하고 응원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그 차이를 중점적으로 생각해서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예비 관객들에게 바람을 전했다. 


영화는 희미해져 가는 기억과 쌓여가는 기록, 망상과 현실을 그리는 병수와 태주(김남길)를 중점적으로 그린다.

김남길은 “영화 속 태주는 소설보다 더 많은 것이 첨가돼서 만들어졌다. 역할 상 날카로운 이미지를 위해 더 살을 빼려했는데 (설)경구 형님이나 감독님이 큰 체격에서 오는 서늘함이 좋지 않을까 하셔서 벌크 업을 했다.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한 번도 멋있게 나온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캐릭터가 잘 묘사돼서 좋다”며 나름의 만족을 전했다.

아울러 이번 작품 속 김남길은 병수의 살인습관을 깨우는 의문의 남자인 태주를 연기하며 강렬한 모습을 보인다. 작품이 끝난 후 후유증은 없었을까.

“감독님이 화장안한 조커 같은 캐릭터를 부탁하셔서 ‘나도 이걸 유작으로 남겨야 되나’ 싶었다. 모든 작품들이 끝나고 나면 항상 후유증이 남는다. 근데 감독님이 태주 캐릭터를 잘 구성해주셔서 개인적으로 태주를 응원하고 싶었다. 많은 연민을 가지고 있던 캐릭터라 쉽게 보낼 수 있었다.”

설경구, 김남길의 팽팽한 감정연기 대결 가운데 김설현이 있다. 아이돌이 하는 연기에는 선입견이 있기 마련이다. 결과는 의외였다. 병수의 딸인 은희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하는데 충분했다.


이날 김설현과 함께 성공적인 부녀연기를 보인 설경구는 “(김)설현 씨는 순백의 모습이 있다. 일찍 활동을 시작해서 성숙된 모습을 보일수도 있는데 백치 있는 모습이 있어서 좋았다. 여배우한테 백치는 좋은 뜻이다”라며 설현의 순수함을 칭찬했다.

어느 장면 하나도 놓치지 않고 스릴러적인 재미와 원작 스토리까지 살려낸 장르영화의 귀재 원신연 감독은 ‘기억’을 강조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기억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된다. 영화가 관객들에게 소비되는 것보다 오래도록 기억됐으면 좋겠다. 또 스릴러 장르도 조금은 확대됐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한편,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오는 9월7일 개봉, 관객들의 늦더위마저 날려버릴 강렬한 범죄 스릴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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