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김래원이 미스터리 스릴러로 돌아온다.
영화 ‘희생부활자(감독 곽경택)’의 제작보고회가 9월6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곽경택 감독, 김래원, 김해숙, 전혜진, 성동일이 참석했다.
‘희생부활자’는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가 7년 후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로, 충무로 유명 감독 곽경택이 메가폰을 손에 쥐어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와 관련 ‘희생부활자’는 개봉일 기준 지난 2015년 개봉작 ‘극비수사’ 이후 곽경택 감독 약 2년 4개월만의 연출 복귀작이다.
‘희생부활자’의 영제는 ‘레저렉티드 빅텀스(Resurrected Victims)’, 줄여서 ‘RV’다. 곽경택 감독은 희생부활자가 실재하는 일인지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게 믿고 만들었다”라며, “RV는 영화의 원안 작가님께서 설정하신 세계관의 일이다. 레저렉티드 빅텀스라고 해서 희생당한 사람들이 부활한. 그런 콘셉트가 원안 속에 있어서 내 나름대로의 상상을 더해서 만들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희생자가 사후 돌연 나타나서 사법적으로 처리가 안 된 범인에게 복수하는 현상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한국에서도 RV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김래원이 살인범으로 의심받는 아들 서진홍 역을, 김해숙이 희생부활자로 살아 돌아온 엄마 최명숙 역을, 성동일이 희생부활자를 은폐하려는 국정원 요원 손영태 역을, 전혜진이 사건의 진실을 쫓는 경찰 이수현 역을 맡았다.
현장의 주인공은 김래원이었다. 겨울과 봄의 중간인 3월 개봉작 ‘프리즌’을 통해 누적 관객수 293만 1천897명을 기록했던 바 있는 그는 7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 다시금 스크린 앞에서 두 팔 벌려 관객을 맞이한다. SBS ‘닥터스’에서는 최고 시청률 21.3%와 함께 ‘갓래원’으로서 여심을 떨리게 했고, ‘프리즌’에서는 대배우 한석규에 밀리지 않는 연기로 21년 차 배우의 저력을 발휘했다. 과연 ‘희생부활자’는 그에게 무엇을 안길 것인가. 시청률과 흥행이라는 단맛을 온전히 맛본 한 남자에게 취재진의 질문, 질문, 질문이 계속됐다.
#‘희생부활자’를 만나다

제작보고회에서 곽경택 감독은 “소재가 끌리기 때문에 선택했지만, 과연 어떤 배우 분들께서 이야기가 되도록 만드실 수 있을지 고민했다. 진지한 연기가 수반되어야 관객 분들에게 ‘희생부활자’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상적인 이야기지만, 리얼리티 베이스가 강한 연기를 하실 수 있는 배우 분들을 캐스팅했다”라고 밝혔던 바 있다.
그렇다면 김래원이 ‘희생부활자’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나리오를 정말 재밌게 봤다. 처음 봤을 때는 어렵더라. 그래서 한 번 더 봤는데 신선하고, 흥미로웠고, 도전해보고 싶었다.” 또 다른 이유는 곽경택 감독을 향한 기대였다고. “곽경택 감독님과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알고 지낸 지는 꽤 됐다. 언제 감독님과 작품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제안해 주셔서 흔쾌히 하게 됐다. 연기파 선배님들까지 계셔서 좋았다.”
곽경택 감독이 현장에서 만난 김래원의 장점은 뛰어난 집중력이란다. 더불어 연출자를 향한 믿음이 대단하다고. 곽경택 감독은 “굉장히 집중도가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출자와의 신뢰도가 구축되고 나면 진짜 불이라고 해도 저 안에 들어가면 좋은 샷이 나온다는 가정 하에 정말 뛰어들 것 같은 배우다. 다음 작품에서 같이 또 해보고 싶다.”
#‘희생부활자’의 서진홍

김래원은 ‘희생부활자’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7년 전 엄마가 억울하게 죽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살아 돌아왔다. 그런데 갑자기 아들을 위협하고 공격하고. 그래서 주변 모든 사람이 아들을 살인범으로 의심하게 된다. 범인이 맞는지 아닌지는 영화를 보시면 알 수 있다. (웃음) 엄마의 죽음에 관련된 진실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다.” 또한, ‘희생부활자’에서 아들 서진홍을 연기하는 그는 “아까 이야기 많이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라는 말로 서진홍의 범인 여부를 꽁꽁 감싸 호기심을 모았다.
영화의 재미 요소인 서진홍의 범인 여부는 아직 미정 상태지만, 직업 배경은 또 다른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SBS ‘펀치’에서 그는 검사 역할을 맡았던 바 있다. ‘프리즌’에서는 이중 경찰을 연기했다. 이 가운데 ‘희생부활자’의 서진홍은 어머니를 죽인 검사로서 모두의 의심을 산다. 법조계에서 자리 하나 줘야 한다는 우스갯소리와 함께 법조계 용어가 입에 잘 붙지 않는지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김래원은 “그렇지 않다. 매번 부담스럽다”라고 답했다.
“‘희생부활자’에서는 ‘펀치’ 때와 다르게 바르고 정직한 검사다. 장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차별성을 두고 검사 연기를 하진 않았다. 워낙에 그때 드라마와 지금의 영화가 다르기에 오히려 비슷한 점을 찾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희생부활자’의 모자(母子)

7년 만에 이승으로 돌아온 엄마 역은 김해숙이, 아들 역은 김래원이 맡게 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대중의 머릿속에 떠오른 작품은 영화 ‘해바라기’.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라는 명대사 탓에 ‘천만 영화’로 다가오는 이 작품에서 김래원은 김해숙과 극적 모자 관계를 선보였다. SBS ‘천일의 약속’에서도 두 사람은 모자 호흡을 맞췄다.
김래원은 “평소에도 어머니라고 부른다. 벌써 10년 가까이 됐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든 생각은 ‘어? 이 엄마 역할은 우리 엄마가 해주실 시간이 있으려나’였다”라고 작품 속 엄마와 아들 사이가 현실에서도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김해숙은 “사실 (김)래원이는 그냥 아들 같다”라고 그를 향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그래서 서로 연락은 안 하고 지내도 항상 마음 속 한구석에 있다. 래원이도 마찬가지더라. 사랑의 깊이가 10년을 안 보고, 다시 봐도 똑같은 마음으로 엄마라고 부를 수 있게 서로.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래원 씨가 아들이 됐다고 해서 속으로 정말 기뻤는데, 한편으로는 배우 입장에서 엄마를 세 번씩 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또한, 그는 “진짜 어머니께서 오해하실까봐 이 자리를 빌어 양해 부탁드린다. 반만 가져가겠다”라는 말로 김래원의 실제 어머니에게 인사를 전해 현장의 웃음을 한 데 모았다.

앞서 소개했듯 김래원은 2017년 상반기 ‘프리즌’을 통해 대중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기대와 부담을 묻는 질문에 그는 “기대는 있는데, 사실 부담은 없다. 감독님께서 현장에서 계속 리드를 해주셨다. 잘 따르려고 노력했고, 감독님의 의도를 이해하려고 했다. 많이 의지하고 따라간 작품이었다”라고 곽경택 감독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곽경택 감독은 행사를 마무리하는 인사말에서 “부산 출신이고, 서울에서 생활한 지 몇 년 되긴 했지만, 나에게 서울이란 도시는 무거운 도시다. 이야기를 단지 재미 위주로 만들진 않았다. 내가 서울을 보는 아픈 마음을 넣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반드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연출자의 생각을 전했다.
배우는 감독에게 의지했고, 감독은 영화를 오락에만 치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우가 의지한 서울에 관한 아픈 마음은 무엇일까. 희생부활자 혹은 부활한 희생자. 부활은 책이나 영화 혹은 종교 서적에서나 존재할 법한 단어다. 하지만 희생은 기자가 기사를 쓰고 있는 지금도 같은 공간은 아닐지언정 같은 시간에서 누군가 겪고 있을 곤란이다. 바람과 현실이 서울의 무거움 아래 전달될 ‘희생부활자’는 10월 중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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