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혜정 “앞으로 목표는 소처럼 일하는 것, 어떠한 역할이든 두려워하지 않겠다”

입력 2017-12-26 15:55  


[신연경 기자] 목표에 대한 질문에 “소처럼 일하고 싶다. 즉 어떠한 역할이든 두려워하지 않고 부딪혀 잘 해내고 싶다”라고 답하던 배우 조혜정.

아담한 키, 크고 똘망한 눈, 앳된 모습으로 수줍어하던 그가 건넨 답변은 다소 놀라웠다. 낯설어하고 긴장되어 떨리는 목소리로 인터뷰를 이어가던 그는 연기에 대한 질문에선 강단 있는 말투로 조곤조곤 이야기를 잘 풀어나간 것.

브라운관을 통해 보여준 귀엽고 엉뚱한 소녀의 모습보다 진중하고 조심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온 조혜정의 그간의 연기 인생이 담긴 일문일답을 공개한다.

Q. 화보 촬영 소감

단독으로 화보 촬영을 진행하는 게 두 번째라 조금 긴장을 했다. 그래도 옆에서 모두가 잘한다고 칭찬해주고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자유로웠던 두 번째 의상이 아무래도 가장 편했다. 1년 전 출연했던 MBC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비슷한 옷을 입고 양 갈래머리도 했었는데 그때가 생각나면서 추억여행을 한 기분이었다. 그때 헤어를 담당해주신 선생님이 오늘도 귀엽게 묶어주셨다. (웃음)

Q. 얼마 전 KBS 드라마 ‘고백부부’가 종영, 그 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고백부부’가 끝나자마자 해외 영화제에 초청이 되었다. 에스토니아라는 살면서 가보지 못할 곳에 가게 됐는데 신기한 경험을 많이 하고 왔다.

Q. 어떤 부분이 신기했는지

외국 분들이 내 영화를 보러 와준 것 자체가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다. 그뿐만 아니라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서 집중해서 봐주시는 모습과 그냥 지나갈 법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디테일하게 질문해 주셔서 놀라웠다.

Q. ‘제21회 탈린 블랙나이츠 영화제’ 참석한 소감이 특별할 것 같다.

초청된 영화들이 22살~23살 때 찍었던 영화들이다. 솔직히 잊고 지내다가 이번 기회로 다시 보니 지금이랑 얼굴도 다르고 말하는 것도 많이 다르고 연기적으로 부족한 부분도 많이 보였다. 그래도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모습을 보니 초심을 되새겨 볼 수 있었다.

Q. 얼마 전 KBS2 드라마 ‘고백부부’ 많은 사랑을 받으며 종영했는데, 출연 소감은?

‘고백부부’에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언니, 오빠들과 함께 촬영을 했는데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고 편하게 대해줘 즐겁게 촬영을 했다. 또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를 살아 본 기분이라 재밌었다.

Q. 특별히 그 시대를 경험하면서 재밌었던 부분이 있다면

처음에 언니, 오빠들은 너무 자연스럽게 세트에 있는 물건들을 만지고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를 때 나는 나름대로 찾아본다고 검색을 해보곤 했다. 그러다가 계속 촬영을 하면서 나도 익숙해지고 편해져 그 시절 노래도 부르고 춤도 따라 추게 되더라. 나중에는 오히려 나한테 92년생이 맞는지 되묻더라. (웃음)

Q. 가족, 사랑, 우정 등의 주제로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가장 좋았던 장면이 있다면

진주가 엄마와 했던 모든 장면이 너무 좋았다. 평소 김미경 선생님을 존경하고 나라 언니도 어렸을 적부터 팬이었는데 두 분이 만났을 때의 케미가 어디서도 보지 못한 호흡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진주를 보면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도 CC에서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한 점이 비슷해 더욱 이입하면서 볼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아무래도 내가 맡은 역할이었던 설이의 첫 감성 연기다. 설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엄마가 찾아와 ‘사업에 실패한 거지 인생에 실패한 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정말 많이 울었다. 이번 작품에서 처음 선보이는 감정 연기라 걱정도 많이 됐지만 설이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던 시간이었고 정말 좋은 대본이라 감사했다.

Q. 미리 대본을 읽고 흥행을 예감했을까

회사 분들은 대본을 읽어보고 너무 재밌어하셨다. 하지만 나는 그 시대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경험해 보지 못한 부분이 많아 공감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흥행을 예감했기 보다 탄탄한 대본과 감독님을 믿었을 뿐이다. 또 선생님들과 언니, 오빠들이 좋은 연기로 드라마를 완성시켜 주시니까 나는 시청자의 입장으로 기대하면서 재밌게 봤다.

Q. 사실 비중이 큰 편은 아니었다. 아쉬움이 많을 것 같은데

처음부터 대사가 많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대본을 딱 받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없더라. 걱정돼서 감독님께 여쭤봤더니 설이는 나중에 한 번에 감정 연기를 터트리려면 초반에 있는 듯 없는 듯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초반에는 말없이 옆에 가만히 있기만 하니까 내가 연기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생기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고 마무리가 될 때쯤엔 좋은 작품에 함께 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느껴 행복했다.

Q. 여자 주인공 장나라와 12살 나이차 거리감은 없었는지

어렸을 때 나라 언니 노래를 자주 부르고 뮤직비디오를 계속 챙겨볼 정도로 팬이었다. 선배님의 모습이 강해 언니와 친구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언니를 실제로 처음 마주한 순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확 들더라. 너무 동안인 외모와 대선배님임에도 불구하고 나 자체를 편하게 하고 쉬게 해주는 언니라 현재는 영혼의 단짝을 만난 기분이다.

또 언니도 나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 공감대가 많고 비슷한 점이 많다. 지금도 매일 연락하고 자주 만나는데 언니랑은 할머니 될 때까지 친하게 지낼 거다. (웃음)


Q. ‘고백부부’로 화제의 스타가 된 모델 겸 배우 장기용과 동갑내기다. 옆에서 본 장기용은 어떤 친구인가

사실 기용이와 많이 마주치는 장면은 없었다. 나이 차이가 많은 언니, 오빠들 사이에서 동갑이라는 공통점 하나만으로 처음 봤을 때부터 서로에게 위안이 된 것 같다. 나중에 기용이가 ‘너가 있어 참 다행이었고 표현은 안 했지만 마음이 정말 편안했다’라고 간지럽게 말하더라. (웃음) 차가운 외모와 달리 말을 정말 예쁘게 할 줄 아는 따뜻한 친구다.

Q. 장기용이 인터뷰서 혜정 씨를 언급하며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전하고 싶은 말은?

인터뷰 잘 봤고 나도 참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키가 큰 만큼 든든한 친구인 것 같다.

Q.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 내 성격이 지금보다 백배는 더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말도 안 하고 눈도 못 마주칠 정도로 소심했다. 이런 성격 탓에 평소 화를 내거나 울고 소리를 지르고 크게 웃었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연기를 하면 이 모든 감정을 다 표현할 수 있더라. 연기를 하면 내가 살아가는데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겨 연기자를 꿈꾸게 되었다.

시기적으로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오래전부터 해왔었다. 소심한 성격에 엄마한테조차 말을 못 꺼냈던 거다. 그렇게 혼자 방에서 드라마 보며 연기를 따라 하기 시작하다 중학생이 됐을 때 가족들에게 연기를 공부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고 그 후 미국에서 정식적으로 연기공부를 하게 됐다.

예술 학교에 진학을 했는데 영어를 능숙하게 할 줄 몰라 처음에는 미술전공으로 입학을 했다. 그림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건 연기였기에 1년 동안 최대한 많은 외국 친구들을 사귀고 대화를 계속하려고 노력했다. 미국 친구에게 독백 대사 녹음을 부탁해 똑같이 연습하면서 연극과 오디션을 보고 통과해 연기 전공으로 바꿀 수 있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MBC 드라마 ‘역도 요정 김복주’는 나의 치유제 같은 작품이다. 촬영에 들어갈 당시 이유는 모르겠지만 조금 우울하고 위축된 모습을 가지고 있었고 내가 가진 긍정 에너지가 많이 빠진 상태였다.

극 중 정난희 캐릭터는 한없이 밝고 귀여운 캐릭터지 않나. 밝은 연기를 계속하면서 나 또한 아무 생각 없이 밝아지고 긍정적이게 변해 우울했던 모습들을 이겨낼 수 있었다. 나 자신의 모습이 너무 좋아질 정도로. 나 조혜정을 밝게 만들어준 작품이라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Q. 도전하고 싶은 장르의 연기

지금껏 짝사랑을 하는 역할을 많이 맡았다. 짝사랑이 아닌 러브라인이 이루어지는 유쾌하고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어떤 상대 배우가 와도 잘 어울릴 자신이 있다. (웃음) 그리고 스릴러 장르의 사건 추적 혹은 전쟁에서 쫓기고 힘들어 만신창이가 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Q. 평소 성격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지만 친한 친구들이랑 있으면 말도 많이 하고 장난도 많다.

Q, 의외의 성격은?

노래 취향도 그렇고 옛날 감성이 있는 스타일이다. 메모장 안에 몇 백 개가 기록되어 있는데 순간순간 떠오는 것들을 시로 적어 놓았다. 친구들이 가끔 그 메모를 보면 도대체 왜 이러냐고 물어보더라. (웃음) 감성적인 면이 강하다.

Q. ‘역도요정 김복주’ 출연 당시의 모습과 현재 다이어트 후 모습이 화제다.

역도 선수 역을 맡았을 때는 생활이 먹는 거에 맞춰져 있었다. 살을 제대로 찌우지 않으면 이 역할에서 떨어지게 될까 봐 걱정을 하면서 체중을 늘렸던 것 같다. 그래서 소화도 잘 안됐고 위도 망가지게 되었다. 급하게 찌운 살이 다 보니 급하게 뺄 수 있었던 부분인 것 같다.

그런데 안 예쁘게 찐 살들은 어떻게 할 수는 없더라. 역도요정이 끝나고 살을 열심히 빼긴 했는데 또 반대로 급하게 뺀 살은 급하게 찌더라. (웃음) 그래서 계속 열심히 쪘다 뺐다 하고 있다. 식단 조절과 운동을 함께 병행했다. 원래 잘 찌는 체질이 아니었는데 역도요정을 찍고 난 후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변한 것 같다. (웃음)

Q. 동안 미모 비결인 ‘꿀피부’, 피부 관리법이 궁금하다.

팩을 자주 해 관리하고 있다. 대신 팩을 붙이기 전에 꼼꼼하게 클렌징을 해야 더 깨끗한 에센스가 흡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고영양 성분의 기초 케어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바로 뾰루지가 올라오는 타입이라 순한 제품만을 사용하고 있다.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

수빈이와 제일 친하다. 수빈이가 오늘 인터뷰에서 제일 친한 연예인으로 나를 꼽았더라. (웃음) 그리고 작품에 함께 출연한 사람들과는 계속 연락하고 친하게 지내고 있다.

Q. 이상형

줏대 없이 가벼운 느낌의 이성보다 따뜻하고 뿌리가 깊은 이성 스타일을 좋아한다. 존경할 수 있고 나만 바라봐 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외적인 건 중요하지 않다.

얼마 전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추신수 선수님 가정의 모습이 나왔었다. 추신수 선수님과 와이프 분이 1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사랑하는 모습과 삼 남매의 행복한 모습까지 너무 예쁘고 행복해 보였다. 나도 나중에 가정을 꾸린다면 그런 가정의 모습을 가지고 싶다. 아이도 꼭 삼 남매로 낳을 생각이다. (웃음)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계속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서 예쁜 배우가 되고 싶다.

Q. 롤모델

롤모델은 잘 모르겠고 좋아하는 배우는 박보영, 김슬기. 두 분 모두 작은 체구에서도 밝은 에너지가 많고 연기가 너무 매력적이다.

최근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을 정말 재밌게 봤었다. 김슬기 언니는 연극을 시작한다고 하더라. 평소 친하게 지내는 박소담 언니와 더블 캐스팅이 되었다고 해서 소담 언니의 공연도 보고 슬기 언니의 공연도 볼 예정이다.

Q. 앞으로 목표

소처럼 일하고 싶다. 회사에 소처럼 일을 시켜달라고 할 거다. (웃음) 즉 어떠한 역할이든 두려워하지 않고 부딪혀 잘 해내고 싶다.

에디터: 신연경
포토: 김연중
영상 촬영: 이재엽, 정인석
영상 편집: 김시영
의상: STL, 피스비사라, 듀이듀이, 로맨시크, 제너럴코튼
슈즈: 섀도우무브(SHADOWMOVE), 아식스타이거
주얼리: 러브캣비쥬
시계: 코치
아이웨어: 룩옵티컬
선글라스: 프론트(Front)
헤어: 모아위 아인 디자이너
메이크업: 모아위 파니 부원장
장소: 상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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