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만.모] 엄예진, 런웨이를 넘어 교육자를 꿈 꾸는 19세 모델 (인터뷰)

입력 2018-05-30 11:42   수정 2018-05-30 12:54


[김강유 기자 / 사진 bnt포토그래퍼 윤호준] 서울패션위크 취재 9년 차 기자가 사심으로 만난 모델. 사.만.모.

모델 엄예진을 처음 만난 건 4년 전인 2014년 서울패션위크 백스테이지에서였다. 앳된 얼굴과 특유의 발랄한 표정은 기자의 카메라를 단번에 붙잡았다. 엄예진은 그 해, 15세의 나이로 런웨이에 데뷔했다.

당시는 온스타일에서 방송했던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이하 도수코)’를 통해 10대 모델들의 활약이 활발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진정선, 김진경, 신현지, 배윤영, 한승수, 정용수, 김승희 등 어린 10대 모델들이 ‘도수코’를 통해 주목 받았다.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도 10대 모델들의 대부분은 고등학생들이었다. 기자가 직접 런웨이 데뷔를 지켜 본 모델 중 ‘중학생 데뷔 모델’은 아직까지 단 7명뿐이다. 2010년 이정문이 15세의 나이로, 2012년 김진경이 16세의 나이로 데뷔했다. 그 후 2014년 엄예진이 15세에 런웨이를 처음 밟았고, 같은 해 16세의 김승희도 ‘도수코’ 출연 이전에 런웨이 데뷔를 이뤘다. 2015년 엘리스, 2016년 이다인, 2017년 김사라, 세 명 모두 15세에 데뷔해 주목을 받고 있다.

패션모델들이 런웨이 데뷔 기준으로 삼고 있는 서울패션위크. 매 시즌 수많은 신인모델들이 데뷔하고 카메라와 기자들 앞에 얼굴을 공개한다. 그리고 최근 런웨이 세대교체 흐름의 중심에는 10대 모델들이 있다.

15~16세의 중학생들이 프로 모델을 꿈꾸며 교육을 받고, 데뷔를 한다. 고등학생 모델들은 이미 경험을 축적해 20대 선배들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산하고, 10대 후배들에게 런웨이 흐름을 맡긴 선배들은 패션쇼 외에도 본인들만의 영역을 따로 쌓아가고 있다.

올해로 19세가 된 엄예진은 이런 흐름의 초반에 서 있었던 모델이다.

중학생 데뷔 모델 중, 지금은 뉴욕, 밀라노 등 해외무대에서 활약 중인 이정문은 2012년 슈퍼모델 선발대회 TOP7에 오른 뒤 고등학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진경은 ‘도수코’로 먼저 이름을 알리고 런웨이 데뷔와 거의 동시에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방송활동을 시작하며 ‘나이’보다 ‘경력’이 주목받았다.

그에 반해 엄예진이 데뷔한 2014년도의 서울패션위크 백스테이지 핫이슈는 바로 ‘갓 데뷔한 열다섯 살 모델’이었다. 데뷔 년도에 강기옥, 곽현주, 송지오 등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의 선택을 받고 10여 개 이상의 쇼에 올랐으며, 모델 선배들은 ‘15세 모델’을 보기 위해 백스테이지에서 그를 찾아다녔다. 그는 이후로도 꾸준하고 활발한 활동으로 또래들과 그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일종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었다. ‘중학생 패션모델’이라는 흐름을 본격적으로 열기 시작한 것이다.


그 전 인터뷰를 진행했던 또래 모델 하나령이 글로벌 모델로의 꿈이 담긴 삼행시를 선보였기에, 엄예진에게도 이름 삼행시를 부탁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해맑게 웃으며 “손 (오그라들) 준비부터 해주세요”라는 요청을 먼저 건넸다. 요청받은 손 준비(?)와 함께 운을 띄웠다.

“엄.엄마 아빠 사랑해요 / 예.예쁘게 낳아 주셔서 / 진.진짜 감사합니다~”

평소 무엇을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여고생의 삼행시였다. 가벼운 흐름을 잠시 이어갔다. 인터뷰 며칠 전 엄예진은 19번 째 생일을 맞았다. 10대 마지막 생일을 어떻게 보냈을까.

“고등학교에서 맞는 첫 생일이었어요. 항상 스케줄을 나가서 (학교) 밖에서 보냈었거든요. 그래서 친구들이 (제 생일을) 모를 줄 알았어요. 근데 다 알고 급식실에서 케이크를 주는 거예요. 깜짝 생일파티를 해줘서 진짜 감동이었어요.”

“조~금 아쉬웠던 건 생일날에도 행사가 있어서 스케줄을 갔던 거? 생일날 좀 쉬어야 되는데.(웃음) 그래도 스케줄 이후에 가족들이랑 행복하게 시간 보냈어요.”

가벼운 생일 축하와 함께 본격적으로 준비되었던 인터뷰가 진행됐다. 그는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모델 아카데미를 들어갔다. 당시로서는 모델에 대한 준비를 상당히 일찍 시작한 편이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물었다.

“어렸을 때부터 키가 컸어요. 178cm가 초등학교 6학년 때 키예요. 그래서 주변에서 모델 해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우연히 좋은 기회로 패션쇼를 보게 됐어요. 그 쇼를 보고 ‘나도 모델 해보자’란 생각이 들어서 그때 바로 아카데미에 들어가게 됐죠.”

“그 때 처음 본 쇼가 서울패션위크 미스지컬렉션 패션쇼였어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1학년으로 넘어갈 시기였죠. 그 후에 제가 미스지컬렉션 쇼에 서게 된 거잖아요. 그게 또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쇼에) 세워주신 게 너무 영광이었고, 그때 봤던 선배 언니들과 같이 쇼를 하게 된 거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열심히 하고 싶었어요.”

디자이너들은 짧게는 10분에서 길어야 20분짜리 패션쇼를 위해 몇 개월 전부터 고민하고 준비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패션쇼가 누군가에게 인생을 바꾸는 선택의 이유가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패션모델 엄예진의 출발점이 되어 준 미스지컬렉션의 지춘희 디자이너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했는지 물었다.

“아직 지춘희 선생님께 말씀은 못 드렸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려고요.(웃음)”


엄예진의 데뷔는 ‘2014 F/W 서울패션위크’였다. 앞서 설명되었지만, 그 당시에 ‘중학생 모델’은 그리 흔치 않았다. 첫 런웨이를 밟는 느낌은 어땠을까.

“처음에는 런웨이를 시작하기 전에 손에 땀이 날 정도로 너무 떨리고 긴장 됐어요. 근데 워킹을 시작하고 나서는 무대를 즐기게 되고 뭔가 짜릿짜릿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렇게 쇼를 마쳤을 때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순간이 모델 일을 좋아하게 된 순간인 것 같아요.”

“첫 쇼의 에피소드라면, 제가 너무 어렸으니까 모델 언니들이 저를 보러 찾아 온 거예요. ‘중학교 2학년 모델이 누구냐’면서. 그런 식으로 찾아와서 봐주시고 조언도 해주시더라고요.”

같은 일을 하는 동료와 스태프들이 이럴진대, 가족과 친구들의 반응도 남달랐을 것 같았다.

“가족들 중에는 모델, 방송 쪽 직업이 아무도 없어서 걱정 반 기대 반, 그런 반응이었죠. 친구들은 정말 놀랐어요. 모델하기 전부터 친했던 친구들은 ‘네가 무슨 모델이냐’ 이런 소리도 하고요.(웃음)”

“제가 놀랐던 건 모델 선배 언니 오빠들이랑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거예요. 모델 중에 또래 친구들이 거의 없으니까 선배님들이랑 오히려 더 친해질 수 있었어요.”

“얼마 전 강승현 언니한테 이것저것 모델에 대한 조언을 받게 됐어요. 보통 후배들한테는 자기 사생활 얘기는 잘 안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부분까지 도움 되는 얘기들을 많이 해주셔서 진짜 좋았어요. 그리고 방송 진출에 대한 조언도 해주시고. 여러 방면으로 열어두고 생각하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대한민국 톱모델 상위권에서 빠지지 않는 강승현의 이름이 나왔다. 후배 모델들에게 롤모델을 물으면 단골로 등장하는 모델 중 한명인 강승현이다. 엄예진 역시 그를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강승현 언니에게는 프로페셔널한 애티튜드를 배우고 싶어요. 화면에 비치는 모습은 누구나 멋질 수 있잖아요. 그런데 평소 애티튜드에서는 자기 생각과 성격들이 나오는 거니까, 그런 프로의 모습을 닮고 싶어요.”

“김원중 선배님한테는 놀랐던 적이 있어요. 후배들에게는 솔직히 90도까지 인사를 잘 안하잖아요. 그런데 지나가면서도 90도로 인사해주시고, 제가 먼저 인사를 건넸을 때도 너무 반갑게 받아주셔서 기분 좋게 같이 쇼를 했었어요. 나이나 경력을 떠나서 모든 모델들을 존중해주는 그런 모습이 닮고 싶더라고요.”

“강소영 선배님은 아직 사적으로는 대화를 많이 못 해봤어요. 좀 아쉬워요.(웃음) 소영 언니는 항상 자기만의 매력들을 화보에서 너무 잘 표현해내시더라고요. 그런 표현 능력을 정말 배우고 싶어요.”

엄예진은 롤모델로 톱모델 세 명의 이름을 꺼냈다. 데뷔 후 5년이 지났고 정말 많은 패션쇼에 수많은 모델들과 함께 서 봤을 테다. 앞서 이름이 나왔던 대선배들도 있었겠지만, 이제 막 시작한 신인모델들도 있었을 텐데 정작 선배인 본인은 아직 고등학생이다.

“신기한 게, 패션쇼 모델들 중에서 제가 가장 경력이 많은 경우도 있었어요. 선배님들을 자주 못 만나서 아쉬웠었죠. 대신 신인모델들을 많이 마주치게 되더라고요.”

“나이는 어린데 최고참인 거잖아요. 그러니까 후배들한테 어떻게 대해야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저는 경력 생각 안하고 친하게 지내려고 해요. 김원중 선배님처럼?(웃음)”


어린 선배라고 족보가 꼬이는 경우만 있는 건 아니다. 서두에 서술했듯이 요즘은 엄예진이 데뷔했던 그 때보다 더 많은 중학생 모델들이 열심히 치고 올라오고 있다.

“사실 제가 교수 쪽으로 생각이 있어요. (저보다) 더 어린 후배들을 보면, 어떻게 하면 더 잘 될 수 있겠다 하는 장점들이 보이고, 그런 걸 가르쳐주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직 가르칠 정도는 아니지만 멘토링 정도라도 많이 하려고 해요.”

“주변에서 모델 일을 하고 싶다는 고민들이나 키 크는 방법 같은 질문도 자주 받아요. 짧게 조언을 해주자면, 키 크는 방법은 잘 모르겠고(웃음), 모델 관련 학원도 다녀보고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도전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그 전에 잘 알아보긴 해야겠죠.”

이 외에 평소 친구들에게 진로 고민 상담도 자주 해준다는 엄예진. 생각이 많은 청소년 시기는 1년이 다르게 변한다. 심지어 때 이른 ‘사회활동’과 함께 5년을 지냈는데 어떤 점들이 달라졌을까.

“중학교 때는 좀 더 소녀소녀한 콘셉트를 했다면, 지금은 좀 더 성숙하고 여성스러운 콘셉트들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런 분위기가 조금은 생기지 않았을까요?(웃음) 그리고 아는 스태프분들도 많아지고 같이 즐기면서 하다보니까 여유도 많이 생긴 것 같아요.”

변화의 중점을 ‘소화할 수 있는 콘셉트’에 맞추는 걸 보면 확실히 프로는 프로다. 이제 반년 정도 후 그는 20대가 된다. ‘소화할 수 있는 콘셉트’의 확장은 그 전의 변화와 비교할 수 없을 테다. 2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콘셉트가 있을까.

“중성적인 콘셉트도 한 번 쯤 도전해보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커플 화보도...(웃음) 해보긴 했는데 (서로) 떨어져 있거나 그랬거든요. 아! 그리고 차. 운전하는 촬영도 해보고 싶어요. 수능 끝나면 면허부터 딸 생각이에요. 엊그제 생일도 지났으니까요.(웃음)”

“주민등록증도 나왔어요! 보여드릴까요? 선배 언니 오빠들이 (주민등록번호) 뒤에 숫자가 4로 시작하는 걸 엄청 신기해하셨어요. 저는 (주민등록증 만들 때) 지문 찍는 게 너무 신기한 거예요! 그래서 간직하려고 사진 찍어서 남겨놨어요.”

“벌써 성인이라는 게 믿기지 않죠. 나름 사회생활을 먼저 시작하긴 했지만 술을 마시거나 하진 못했잖아요. 이제 졸업하면 술도 마실 수 있고, 차도 몰 수 있고.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니까 기분 좋아요.”

콘셉트 얘기만 꺼냈을 뿐인데 주민등록증부터 술 얘기까지 쏟아졌다. 아무래도 10대는 즐거운 20대를 꿈꾸기 마련인가보다. 꽤나 20대를 기다리고 있는 듯 보인 엄예진에게 20대의 버킷리스트를 소개해달라고 했다.

“여행 다니면서 어학 공부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비건 베이커리에 관심이 많아서 비건 베이킹 수업도 받고 싶어요. 해외 봉사활동도 가고 싶고요.”

“유튜버도 해보고 싶어요. 유튜브가 아무래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상 매체잖아요. 관심 있는 카테고리는 뷰티 쪽이요. 제가 스킨케어 루틴 같은 걸 알려주는 것도 좋고, 데일리 메이크업 소개도 좋고. 아무래도 뷰티 화보를 많이 찍기 때문에 (메이크업) 실장님들에게 배우는 스킬들을 마구마구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뷰티 제품에도 관심이 많아서 실장님들한테 자주 물어봐요. 많이 배우고 있어요.”

“평상시 제 데일리 메이크업은 베이스 메이크업을 안 해요. BB크림, 쿠션, 이런 걸 안하고 그냥 선크림 바르고 입술이나 눈썹, 속눈썹 정도만 하고 나가는 걸 좋아해요. 피부가 답답하니까 최대한 줄여서 간단하게 메이크업하고 립으로 포인트 주는 게 훨씬 자연스럽고 좋더라고요.”

버킷리스트에서 자연스럽게 뷰티로 주제가 흘렀다. 패션모델에게 뷰티 쪽 대답만 들을 수는 없는 법. 평소 좋아하는 패션 포인트 아이템에 대해서도 물었다.

“제일 좋아하는 건 금색 코인 목걸이요! 기분 좋고 꾸미고 싶을 때 많이 해요. 그리고 색깔 있는 가방으로 포인트를 주는 편이에요. 옷에 있는 색깔들에 맞춰서 가방을 매치해주면 조금 더 세련되게 연출할 수 있어요. 옷의 메인컬러 보다는 패턴에 있는 색깔이나 텍스트에 있는 포인트 컬러랑 맞추는 게 좋아요.”

“평소 스타일은 간단하면서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을 좋아해요. 스커트보다는 팬츠를 좋아하고 특히 청바지를 좋아해요. 다양한 색깔의 청바지를 활용하는 편이에요. 이제 곧 여름인데 여름 포인트 아이템으로는 뮬 슬리퍼를 추천합니다! 정말 편안하면서도 청바지에 신어도 예쁜 흰색 뮬! 꼭 사고 싶어요.(웃음)”


대답마다 10대 소녀의 발랄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하지만 이어서 졸업 후 진로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이내 진지한 표정을 지어냈다.

“대학교 가고 싶어요. 대학원까지 생각하고 있어서 모델과로 진학을 할 것 같아요. 아까 잠깐 애기가 나왔는데 교수가 꿈이라서 모델 멘토로서 강의도 하고 싶어요. 저번 달에 멘토링 수업을 했었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한 명, 한 명 코칭해주다 보니까 잘 가르치고 싶다는 욕심이 더 생겼어요. YG케이플러스 부산 아카데미에서도 수업하고, 문샷이랑 같이 한 ‘패션뷰티뮤즈콘테스트’에서도 심사위원 겸 멘토를 맡아서 수업했어요.”

교수가 꿈이라는 엄예진의 눈빛은 진지함과 발랄함이 묘하게 섞여있었다. 좋은 교육자는 참된 지식을 전하는 사람이고, 참된 지식은 크고 작은 경험에서 비롯한다. 모델 일 외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것들은 있는지 물었다.

“유튜버에 관심이 있다 보니 영상 편집기술도 배워보고 싶어요. 그리고 아나운서 학원도 잠깐 다녔었어요. 발성, 발음 같은 것도 고치고 MC 쪽으로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정식 아나운서가 아니더라도 MC 수업 삼아서 강의를 들었어요.”

“요가 강사 자격증 따는 것도 해보고 싶어요. 제가 지난 해 부터 요가를 시작했는데, 몸도 건강해질뿐더러 마음까지도 치유가 되더라고요. 정신적으로 힘들 때 요가로 많이 도움을 받았죠. (자격증 취득은) 배우는 것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강사가 되어서 가르칠 수도 있잖아요. 거기까지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아, 그리고 카페도 해보고 싶어요. 요가를 하다보니까 몸에 대해 관심이 많아 졌고, 채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졌어요. 요즘 비건 베이커리들이 많이 생기고 있더라고요. 제가 밀가루, 설탕을 잘 못 먹는데 그런 베이커리라도 찾아가서 먹을 수 있으니까 너무 감사하고 기쁜 거예요! 그래서 저도 이런 걸 배워서 해보고 싶어졌죠. 나중에 먼 훗날에는 건강하고 좋은 음식들을 파는 카페를 해보고 싶어요.”

아직 하고 싶은 것들이 가득한 고등학생이지만, 교수가 꿈인 만큼 유독 배움과 가르침에 대한 관심이 많다. 어떻게 관심 갖게 됐을까.

“고민 들어주고 조언해주는 걸 좋아해요. 이런 걸 발전시키다 보니까 강의가 된 것 같아요. 평소에 말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웃음)”

“최종 목표는 역시 교수예요. 그 과정에 강사가 있고, 멘토링 수업도 있고, MC가 될 수도 있겠죠. 방송 MC로 생각한다면 패션이나 뷰티 관련해서 많이 조언해줄 수 있는 방송을 해보고 싶어요.”

교수가 최종 목표라면 어느 정도 교육관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을 듯 했다.

“모델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 자신감을 주는 교수가 되고 싶어요.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주는 교육에 집중해보고 싶어요.”


엄예진은 수영, 요리 등 재능이 많다. 앞서 인터뷰 내용처럼 하고 싶은 것도 가득한 소녀이기도 하다. 특별하게 즐기는 취미 생활이 있을지 궁금했다.

“요가가 새로운 취미가 됐죠. 매일 요가를 가고 있는데, 하다 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명상도 하루에 5분 씩 하다가 10분, 20분으로 늘어나기도 하고. 동작도 쉬운 동작에서 시작했는데 어려운 동작도 하게 되고. ‘열심히 배워서 가르치는 것까지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패션모델이라는 직업은 ‘자기관리’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학생이긴 하지만 평소 본인만의 관리하는 방법과 노하우가 있을 테다.

“특별히 신경 써서 관리하고 있는 부분은 힙업?(웃음) 요가로 관리하고 유튜브 홈트레이닝도 많이 해요. 요가는 하루에 1시간 정도 하는데, 스케줄 때문에 못 가면 집에서 따로 루틴을 만들어서 꼭 하고 자려고 해요. 그리고 저는 뷰티 촬영을 많이 해서 얼굴 붓기에 민감해요. 그래서 붓기를 뺄 수 있게끔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저녁을 조금 덜 먹고 잔다던가, 아침에 일어나서 녹차를 마신다던가 하면서 식습관으로 관리하고 있죠.”

전문가. 혹은 프로. 이들은 일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자신의 일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는 전문가? 너무 잔인하지 않을까. 나이는 10대일지언정 프로의 세계에 5년을 몸담았다. 모델 일을 하면서 행복한 순간,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촬영에 있어서는 결과물이 나왔을 때 칭찬 받는 것도 감사하지만, 스태프들과 즐기면서 촬영하는 그 과정이 가장 즐거운 것 같아요. 런웨이에 설 때는 워킹하는 그 짧은 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대기할 때 선배 언니들과 수다 떠는 시간도 재밌어요.(웃음)”

“얼마 전 4월에 크루즈를 타고 그 안에서 패션쇼를 했어요. 조성경 선생님의 카티아조 쇼였는데 그런 경우는 처음이었거든요. 심지어 선배 모델들도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비투비 육성재 씨랑 같이 쇼를 했는데 연예인이랑 같이 쇼를 서는 것도 신기했어요. 크루즈가 출항하고 돌아다니면서 쇼를 한 거라서 워킹할 때 살짝 어지럽긴 했어요.(웃음) 여러모로 정말 재밌었어요.”


그는 10대의 절반이자, 중고등학생 시절 전부를 모델로 보낸 셈이다. 친구들과는 많이 다른 생활이었을 테고 아쉬운 부분이 있을 법도 싶었다. 아무래도 교복을 입는 시절은 친구라는 단어가 인생의 반을 차지하는 시기니까.

“학교 생활에 조금 아쉬운 점이 남죠. 스케줄 때문에 학교를 많이 빠지다 보니까 수련회나 체육대회, 축제 같은 행사를 참석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이런 것들이 아쉽더라고요. 사진이라도 남기면 너무 좋았을텐데 싶죠.”

“그럼에도 좋은 점들이 많아요. 일찍 시작했으니까 경력도 많이 쌓일 거고, 어린 시절을 예쁜 화보들로 남길 수 있는 거잖아요.(웃음)”

인터뷰 내내 ‘가르침’에 대한 열정을 나타냈던 엄예진이었다. 그런 그에게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패션모델을 꿈꾸는 10대들에게 짧은 조언 한마디를 부탁했다.

“작은 것이라도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없어요. 언젠가 성공한 내 모습을 꿈꾸면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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