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대우차로 출발한 두 공장의 엇갈린 운명

입력 2018-07-09 10:26   수정 2018-07-24 09:54


 -GM베트남 공장, 자국 기업 위탁 생산지로 탈바꿈
 -군산공장도 위탁 생산 방식 등으로 살 길 찾아야

 1993년 12월 대우자동차가 베트남 하노이에 '비담코(VIDAMCO, Vietnam-Daewoo Motor Company Limited)'를 설립했다. 비담코는 대우차와 베트남 국방부가 손잡고 설립한 베트남 최초의 자동차제조사였다. 한국의 대우차에서 부품을 수입, 조립하는 수준이었지만 베트남 내에서 생산, 주목도가 높았다. 당시 베트남 진출이 활발했던 대우그룹의 전략적 판단이었고, 대우차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의 일환이었다.

 1995년부터 완성차 생산에 본격 들어간 비담코는 씨에로와 에스페로 등을 2만 대까지 생산했다. 그러나 베트남 내수시장 규모가 연간 3,000대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했던 만큼 적자가 불가피했다. 게다가 토요타와 포드를 비롯한 경쟁사들의 베트남 진출도 위협적이었다.

 그럼에도 대우차는 2000년 4월 베트남 파트너의 지분을 모두 인수, 100% 외국투자기업이 됐다. 한국의 군산공장에서 처음 생산한 누비라와 창원공장의 경차 마티즈, 부평공장의 중형 레간자 등을 베트남에서도 만들며 점유율을 높여 갔다. 덕분에 마티즈는 베트남 승용차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2년 10월17일, GM은 대우차 승용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비담코 또한 GM베트남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판매는 승승장구했다. 한국에서 대우차가 힘들 때도 베트남공장에선 버스까지 조립, 생산할 만큼 바쁘게 돌아갔다. 차종도 라노스, 매그너스, 비반트(한국명 레조)를 투입, 2011년까지 만들었다. 그러다 GM은 글로벌 전략에 따라 한국지엠 소속이었던 베트남공장을 GM의 해외사업부문으로 이관하고 한국지엠의 완성차 부품 공급을 유지해 오고 있다.  

 얼마 전 GM베트남이 곧 베트남 최초의 고유 브랜드 기업으로 바뀔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베트남 내 자동차 신생기업 빙패스트(Vinfast)가 공장 인수를 확정한 것. 베트남의 삼성그룹으로 불리는 빙그룹(VIN Group)은 오는 2020년 독자 제품을 내놓기 위해 피닌파리나를 비롯해 보쉬 등과 꾸준히 개발을 지속해 왔다.

 후발주자임에도 베트남 내 자동차의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내수에서 제조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이다. 이 과정에서 공장이 필요했고, GM베트남 공장은 적절한 대안이었다. 물론 현재 생산하는 쉐보레 제품도 만들어주고 판매도 맡았다. 위탁생산자가 쉐보레의 베트남 내수판매까지 책임지는 구조다. GM은 빙패스트가 원하는 차종의 KD 공급만 책임질 뿐이다.

 그렇게 보면 초기 대우차의 베트남 진출은 결코 틀린 판단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쉽게 이 회사에 제품을 공급했던 한국지엠의 군산공장은 문을 닫았다. 그래서 베트남처럼 군산공장의 활용가능성을 찾는 일이 시급해졌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여러 방안을 검토중인데, 어차피 메이저 자동차회사 중에선 공장을 인수할 곳이 거의 없는 만큼 '위탁생산공장' 운영방안을 연구중이라고 한다.

 누가 제품 생산을 맡길 지는 모르지만 그러자면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것 자체가 이익이 돼야 한다. 이는 비용과 직결된다. 다시 말해 생산비용 절감 방안을 찾지 않으면 공장은 고철로 남을 뿐이고, 이는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해다. 차제에 한국이 처한 자동차산업에 대한 전반의 문제를 냉정하게 검토해 보자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을 비롯해 각 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우리에게 자동차산업은 국가 기간을 흔들 수 있는 산업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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