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보다 못한 ‘레드메어’, 김치만두봉과 ‘빨간 맛’의 컬래버 (종합)

입력 2018-08-06 10:10   수정 2018-08-10 16:46


[김영재 기자] ‘레벨’이 올림픽공원을 또 움직였다.

걸그룹 레드벨벳(Red Velvet)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 ‘레드메어(REDMARE)’가 8월4일부터 5일까지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서 개최됐다.

4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이번 콘서트는 첫 단독 콘서트 ‘레드벨벳 퍼스트 콘서트 레드 룸(Red Velvet 1st Concert Red Room/이하 레드 룸)’ 이후 약 1년 만에 선보이는 국내 콘서트다. 다채로운 음악과 퍼포먼스로 무장한 ‘서머 퀸’ 레드벨벳을 만날 수 있다.

공연 마지막 날인 5일에는 프레스 초청이 이뤄졌다. 이날 레드벨벳은 ‘러시안 룰렛(Russian Roulette)’ ‘루키(Rookie)’ 등 히트곡 외에도 ‘모스퀴토(Mosquito)’부터 ‘블루 레모네이드(Blue Lemonade)’까지 여름 미니 앨범 ‘서머 매직(Summer Magic)’ 신곡을 최초 공개했다. 총 22곡을 약 150분 동안 불러 관객을 감정에 적셨다.


인트로 영상에서 놀이 공원에 간 레드벨벳은 “리브(Reve)”란 이름의 로봇에 의해 가루가 되어 사라져 함성을 불러 모았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생각나는 연출과 함께 붉은 장막을 뚫고 등장한 다섯은 “어디야?”, “뭐지” 등의 대사를 뱉으며 연기를 선보였다. 웬디, 예리까지 모두가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여 시작부터 웃음을 불러 모았다.

첫 섹션은 ‘판타지 어드벤처’였다. ‘빨간 맛(Red Flavor)’ 못지않게 큰 사랑을 받은 미니 3집 앨범 타이틀곡 ‘러시안 룰렛’서 그들은 바닥이 올라오는 장치로 주의를 환기시켰고, 이어 최초 공개하는 새 미니 앨범 타이틀곡 ‘파워 업(Power Up)’을 불렀다. 신보 ‘서머 매직’ 타이틀곡 ‘파워 업’은 신나게 놀고 에너지를 얻으면 일도 신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 ‘로켓 춤’을 선보인 ‘파워 업’ 다음은 일본 미니 1집 앨범 타이틀곡 ‘#쿠키 자(Cookie Jar)’였다. 일본 원곡 그대로 부른 점이 새로움을 모았다.

“해피니스. 안녕하세요. 레드벨벳입니다.”

예리는 “로봇 이름은 리브다. 리브가 프랑스어로 공상, 몽상, 환상을 뜻하더라”고 했다. 슬기는 “강작가”를 언급했다. 그는 “‘레드메어’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찾아봤는데 로봇이 생각나더라”고 그들을 ‘레드메어’로 소환한 원흉이 그로부터 나왔음을 알렸다.

신곡 안무 이름 정하기 및 멤버별 댄스 퍼포먼스 후 신곡 ‘모스키토’와 정규 2집 앨범 수록곡 ‘봐’가 이어졌다. 또한, 영상서 레드벨벳은 거대 나비, 병아리, 토끼 등을 마주했다. 이어 호박 마차에 올라 동물로 변신한 멤버들은 그들을 사냥하려는 사냥꾼에 포위됐다. 신곡 ‘미스터 이(Mr. E)’는 이 가운데 시작됐다. “병아리” 조이의 선창으로 시작된 무대는 “유니콘” 예리, “곰” 슬기, “토끼” 아이린, “멍멍 강아지” 웬디로 이어졌다.

그리고 동물에 빙의된 레드벨벳이 가장 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시작됐다. 2017 여름 미니 앨범 수록곡 ‘주(Zoo)’가 그것. 멤버들은 가상의 수풀이 우거진 무대, 각종 동물이 뛰노는 배경 스크린을 뒤로 하고 돌출 무대에 나가 4면 중 3면을 책임졌다. 왼쪽 무대에는 웬디와 슬기가, 오른쪽 무대에는 예리와 아이린이, 중앙에는 조이가 서 팬덤 ‘레베럽(ReVeluv)’을 마주한 것. 가사에 맞춰 폴짝 뛰는 멤버들의 모습이 관객의 흥을 더했다.

첫 싱글 수록곡 ‘행복(Happiness)’, 신곡 ‘히트 댓 드럼(Hit That Drum)’ 무대와 함께 ‘아마존’ 섹션이 끝나고, 또 한 번 영상이 재생됐다. 아이린이 제조한 약물을 마신 멤버들은 산보다 더 거대해지거나 젓가락만큼 작아져 호기심을 모았다.


다음은 ‘퍼레이드’ 섹션이었다. 가슴에 하트가 그려진 옷으로 환복한 멤버들은 원색 조명 아래 미니 3집 앨범 수록곡 ‘럭키 걸(Lucky Girl)’을 불렀다. 아이린은 ‘아이린 하바나’로 유명세를 떨친 그때 그 무대처럼 머리에 꽃을 꽂아 남성 팬들의 탄성을 불렀다.

미니 3집 앨범 수록곡 ‘배드 드라큘라(Bad Dracula)’ 공연서 이동 무대를 선보인 레드벨벳은 정규 2집 리패키지 앨범 수록곡 ‘올 라이트(All Right)’, 신곡 ‘블루 레모네이드’, 정규 2집 앨범 수록곡 ‘어바웃 러브(About Love)’ 달빛 소리(Moonlight Melody)를 차례로 선보였다. 종이 꽃가루, 계단 무대 등이 역동성을 더했다.

웬디, 조이가 무서움을 연기한 일명 ‘귀신의 집’ 영상 다음은 ‘호러 어드벤처’ 섹션이었다. 으스스한 ‘레드메어’ 현수막 아래 레드벨벳은 ‘로봇 춤’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킨 후 정규 2집 리패키지 앨범 타이틀곡 ‘배드 보이(Bad Boy)’, 정규 2집 앨범 타이틀곡 ‘피카부(Peek-A-Boo)’, 정규 1집 타이틀곡 ‘덤 덤(Dumb Dumb)’을 불렀다.

“웬디 언니가 잘해요.” 예리의 말에 웬디는 ‘로봇 춤’을 반주도 없이 췄고, 슬기는 “웬디의 새로운 장르를 찾았다. 오늘부터 파핑(Popping)을 배울 거다”고 했다. 조이는 한술 더 떠 “아니다. 장르 이름이 웬디다. 장르가 웬디”라고 해 모두를 웃게 했다.


“다음 곡은 사상 최대 히트곡이죠. 메가 히트곡.” 예리 스스로가 “메가 히트곡”이라고 뻔뻔히 말한, 그럼에도 부정할 수 없는 2017년 가요계 메가 히트곡 ‘빨간 맛’이 시작됐다. ‘빨간 맛’이 ‘빠바 빨간 맛’으로 들리는 노래 시작과 함께 팬들 사이에선 ‘김치만두봉’으로 호명 중인 레드벨벳 공식 응원봉이 붉게 빛났다. 마치 김치 만두처럼. 이어 미니 4집 앨범 타이틀곡 ‘루키’ 무대가 끝나며 총 20곡의 본 공연은 끝을 맺었다.

암전 속에 팬들은 미니 1집 앨범 수록곡 ‘사탕(Candy)’을 불렀다. 노래 후엔 “앙코르”를 연호했다. 약 3분 44초 후 로봇 정체가 밝혀졌다. 리브는 아이린이었다. 멤버들은 ‘리얼 월드’ 섹션서 미니 1집 타이틀곡 ‘아이스 크림 케이크(Ice Cream Cake)’를 불렀다.


마지막곡 ‘데이(Day) 1’ 전에 멤버들은 ‘레드메어’를 마치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웬디는 다섯 멤버 중 유일하게 울음을 보였다. “속눈썹이 내 생명”이란 “TMI(Too Much Information/너무 많은 정보)”를 안긴 그는 지난해 첫 콘서트 ‘레드 룸’을 추억했다.

“지난해 콘서트 때 이렇게 얘기했을 거예요. 무대 위에 서는 게 행복하다고. 기억하시나요? 무대 위에 서는 게 정말 행복했는데, 그냥 오늘 드는 생각이 무대 위에 서는 게 행복하지만 레드벨벳이어서 더 행복한 거 같아요. 그래서 무대 위에서 행복한 거 같아요. 레드벨벳이어서 ‘레드메어’란 콘서트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레드벨벳이어서 저희 멤버들과 같이 공연할 수 있고, 레드벨벳이어서 좋은 노래로 좋은 퍼포먼스 보여드릴 수 있고, 레드 벨벳이어서 무대 위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러비(레베럽의 애칭)’ 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아서 너무 감사드려요. 요새 들어서 진짜 무대 위에서 행복하거든요. 아직 부족한 점이 너무 많지만, 앞으로도 즐기면서 더 많이 성장해서 레드벨벳으로서, 웬디로서 더 좋은 곡 더 좋은 무대로 이렇게 받은 많은 사랑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날의 공연은 앞서 소개했듯 콘서트 ‘레드 룸’에 이은 두 번째 단독 콘서트였다. 전석이 매진되는 호응에 힘입어 공연 날이 하루 추가된 ‘레드 룸’처럼 ‘레드메어’ 역시 시야제한석까지 2회 공연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해 레드벨벳 인기가 현재 진행형임을 알렸다.

첫 콘서트 콘셉트가 ‘예리 방에 예리 부모님 몰래 놀러온 멤버들’이었다면 이번 콘서트 콘셉트는 ‘아이린의 계략에 이모저모를 겪은 빨간 악몽’이었다. 콘셉트는 훌륭했고, 무대와 무대 사이의 영상은 고품질로 눈을 즐겁게 했다. ‘귀신의 집’ 영상이 특히 그랬다.

하지만 전보다 감흥이 덜했다. 올림픽홀에서 진행된 ‘레드룸’과 달리 ‘레드메어’는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서 진행됐다. 약 2배 넓어진 공연장은 가수와 관객이 호흡하는 공연의 밀도를 낮췄다. 단적인 예로 고층 관객은 레드벨벳을 가까이서 볼 수 없었다. 게다가 세트 리스트 상당수가 아직 미발표된 신곡으로 채워져 흥의 밀도 역시 감소시켰다. 또한, ‘#쿠키 자’를 일본어 원곡 그대로 부른 건 노력 없는 안일한 선택이었다.

기자간담회에서도, 공연 중에도 조이는 콘서트 준비 기간이 짧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왜 레드벨벳은 언제나 바빠야 할까. 짧지 않은 준비 기간과, 관객이 무대 전체를 즐길 수 있는 세트 리스트가 어우러진 세 번째 단독 콘서트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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