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VW이 선택한 시그넷이브이, '주목'

입력 2018-10-15 07:40   수정 2018-10-15 07:47


 -시그넷이브이, 폭스바겐 자회사 일렉트릭파이 아메리카 아시아 충전 기업 선정
 -350㎾h 초고속 충전기로 주유만큼 빠른 충전 시간 구현
 
 최근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300~400㎞에 달하는 전기차가 속속 등장하면서 구매 예정자들의 고민 요소는 충전 관련 이슈로 옮겨가고 있다. 앞으로 나올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보다 충전 인프라나 충전 시간과 같은 충전 관련 이슈들이 전기차 구매 시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될 것이란 얘기다. 실제 해외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독자적인 충전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강력한 경쟁력으로 확보하는 중이다. 전기차 판매 확대가 곧 충전 인프라에서 갈린다고 생각해서다.

 이런 세계적 흐름의 한 가운데 최근 국내 충전기 기업으로 '시그넷이브이'가 주목받고 있다. 1998년 산업용 충전기로 시작한 시그넷시스템을 기반으로 2010년 본격적으로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뛰어들었고, 현재는 세계 전기차 충전기 제조 기업 중 스위스 'ABB'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제품을 공급하며 폭스바겐과 BMW, GM, 포드, 혼다 등과 협업하고 있어서다. 특히 폭스바겐이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기를 보급하는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프로젝트의 아시아 공급사로 선정되며 국내에서도 러브콜이 적지 않다. 충전 시장의 떠오르는 강자 시그넷이브이 성제혁 이사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아우디가 순수 전기차 E-트론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시그넷이브이의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함께 공개해 화제가 됐다. 폭스바겐의 일렉트릭파이 아메리카는 어떤 프로젝트인가 
 "일렉트릭파이 아메리카는 폭스바겐이 디젤게이트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 전역에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한 프로젝트다. 지난해 글로벌 4개 업체 중 한 곳으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시그넷이브이가 선정돼 올 2월부터 충전기를 납품했다. 현재 1단계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내년 2단계에 착수한다. 용량은 150㎾h와 350㎾h로 초고속 충전기다"

 -시그넷이브이 제품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한국과 일본에서 받은 특허 중 하나가 병렬 방식이다. 다른 충전기들은 100㎾h 용량일 때 모듈이 통으로 하나만 들어가 있다. 하지만 우리 제품은 팩을 여러 개 연결한 블럭 방식으로 구성했다. 따라서 모듈이 하나인 경우에는 고장이 나면 충전기가 완전히 다운되지만 우리 제품은 하나가 고장 나도 나머지 블럭이 작동해 일부 동작이 가능하다. 이는 유지 관리비 측면에서 유리하다. 블럭을 하나만 빼서 고치면 되기에 시간 및 비용을 모두 줄일 수 있다.

 또 모듈식이니까 하나의 충전기로 한 번에 2개 이상의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 쇼핑몰에 마련된 공용 충전기의 경우 충전이 다 끝나도 운전자가 자리를 옮기지 않으면 다음 사람이 이용할 수 없는 불편이 있는데 우리 제품은 동시에 두 대를 충전할 수 있어 대기 시간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안정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일렉트릭파이 아메리카에서 최종적으로 4개 업체가 선정돼 350㎾h 용량의 충전기를 납품하기로 했는데 마지막엔 2곳만 성공했다. 한 곳은 미국 안전 인증을 못 받았고 다른 한 곳은 기술이 안돼 포기했다. 200㎾h 용량을 넘어서면 용량만 키운다고 초고속 충전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전력이 높아지면 발열량도 늘어 이를 식혀주는 쿨링 시스템이 적용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성들이 들기에도 버거울 만큼 케이블이 크고 무거워진다. 이걸 안전하고 가늘게 만드는 것도 기술이다. 우리는 유압 시스템을 통해 오히려 케이블이 더 작아졌다"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의 비중이 두드러지는데 이유가 있나
 "아무래도 해외 시장 자체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해외는 완성차 업체가 주도하는 반면 국내는 충전 인프라를 환경부나 한전, 산자부가 입찰을 통해 보급한다. 해외 완성차 업체는 본인들의 전기차를 많이 팔기 위해 신차 개발 과정부터 충전기 업체와 협업해 전기차와 충전기 간 최적화를 추구한다. 때문에 가격은 물론이고, 레퍼런스, 품질, 안정성 등을 고루 감안해 업체를 선정한다. 반면 국내는 정부가 업체 간 최저가 경쟁 입찰을 하기 때문에 단순히 가격 경쟁이라고 보면 된다"

 -국내 보급된 고속 충전기와 해외 제품간 차이가 있나
 "국내 충전기와 전혀 다르다. 국내에서 고속 충전기로 보급된 용량은 거의 50kwh 정도다. 하지만 일렉트릭파이 아메리카를 통해 미국에 납품하는 건 150㎾h와 350㎾h다. 우리는 350㎾h까지 납품한 상태이고 500㎾h까지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장착된 배터리가 30㎾h라면 50㎾h로 충전 시 3/5시간(36분)이 걸리고, 15㎾h로 충전 시 1/5시간(12분)이 걸린다. 현대차 코나의 경우 배터리 용량이 64㎾h이니까 50㎾h로 고속 충전하면 76분이 걸린다. 최근 기술로 봤을 때 국내 고속 충전기는 이미 중속으로 밀렸다고 보면 된다. 앞으로 재규어 등 고용량 배터리를 갖춘 전기차 출시가 예정돼 있는데 350㎾h로 충전해야 그나마 몇 분 안에 충전이 가능할 것이다. 350㎾h 초고속 충전기는 작은 용량부터 고용량까지 소화할 수 있는데, 폭스바겐은 미래를 대비해 초고속을 선택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인프라 교체에 또 다시 비용을 들일 수밖에 없다. 일본도 7년 전 깔아 놓은 충전 인프라를 최근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국내 충전 인프라의 방향성을 제시하자면
 "전기차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선 충전소가 지상에, 그것도 잘 보이는 곳에 있어야 한다. 국내 충전 인프라는 고속도로 휴게소나 지하 쇼핑몰, 관공서 등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또 대부분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지하 주차장 등에 인프라를 설치하려고 하니 주민 동의를 얻기가 어렵다. 해외는 지상에 주유소처럼 설치되는 추세다. 전기차 성장 속도에 맞춰 스테이션 개념으로 가는 것이고, 그게 맞다. 주유소처럼 전문 사업자들이 나서면 소비자들은 시장에 설치된 충전기를 이용하는 게 편하다. 그리고 물론 150㎾h 이상 고속 충전이 가능해야 한다"

 -미래 충전 기술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안전하고 빠르게 충전하는 것이다. 아주 기본적이라고 생각되지만 진입 장벽이 꽤 높은 기술이다. 현재 500㎾h 기술까지 낙찰받은 상태인데 용량은 계속 커질 것이다. 최대한 내연기관에 가깝게 모든 전기차를 3~5분 내 충전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반대로 전기차 내 배터리가 이를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배터리는 2C, 4C, 8C 등으로 구분되는데 2C는 배터리 용량의 2배 정도 많은 충전 용량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아직은 2C 정도가 대부분이다. 충전 기술만 앞선다고 되는 게 아니라 전기차와 매칭이 중요한 이유다.

 또 다양한 방식의 충전 기술이 나오고 있지만 중요한 건 상용화다. 배터리 교체 방식의 경우 한때 주목 받았지만 시장성을 잃었다. 압축된 배터리를 적재해 놓아야 하는 방식의 위험성이 높고, 배터리 가격이 점차 저렴해지면서 폐배터리를 활용해 수익을 낸다는 전제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또 무선 충전은 차체에 패드를 붙여야 하는데 중량이 무거워지는 단점 등이 제기된다. 이외 전파 충전, 인공위성 충전 등 다양한 기술이 나오고 있지만 마지막까지 직접 충전 방식이 주도권을 놓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시그넷이브이의 향후 사업 방향은
 "세계 전기차 시장은 일본과 미국, 유럽 등이 각기 다른 충전 방식으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일본은 차데모, 미국은 콤보1, 유럽은 콤보2를 택하는 식이다. 이때 전기차와 충전기는 서로 통신을 해야 하는데 통신 방식도 충전기마다 다르다. 충전기는 관제 시스템을 통해 전기차가 요구하는 용량의 전력을 제때 안전하게 충전하고 모바일 예약과 과금 등을 처리한다. 이런 관제 시스템을 관장하는 서비스 업자들을 '주전소 사업자'라 하는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이어주는 것이다. 단순한 충전기 제조사를 넘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기차 소비자를 위한 충전 팁이 있다면
 "스마트폰 등 모든 배터리가 그렇지만 방전 상태에서 충전하는 것은 배터리 수명에 좋지 않다. 일반적으로 차는 500사이클 정도 탈 수 있다고 하는데 400㎞를 주행하는 64㎾h 배터리 전기차의 경우 방전 상태에서 충전했을 경우 500번 충전해 20만㎞를 갈 수 있다. 하지만 50% 남은 상태에서 충전을 하면 최대 40만㎞까지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또 비가 올 때 충전 건을 하늘로 들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해외의 경우 물이 빠지는 드레인 기능을 넣도록 돼 있지만 가격이 비싸 최저가 입찰이 기본인 국내 충전기에는 거의 적용이 안되고 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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