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주 기자] 열일곱 유관순의 이야기가 뜨겁게 가슴을 울린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감독 조민호)’ 언론시사회가 2월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조민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고아성, 김예은, 정하담, 류경수가 참석했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월1일 서울 종로에서 시작된 만세운동 이후, 고향 충청남도 병천에서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이 서대문 교도소에 갇힌 후 1년여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조민호 감독은 2016년 영화 ‘덕혜옹주’ 제작진과 함께 스토리의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 나가기 시작했다.
이날 조민호 감독은 “유관순 열사에 대해 우리가 피상적으로, 신화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우연히 서대문 형무소에 갔다가 거대하게 걸려있던 유관순 열사의 얼굴을 봤다. 지금은 찾아 볼 수 없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슬프지만 강렬한 눈빛을 봤다. 열일곱 소녀의 저 눈빛, 마음이 어디서 온 것일까 궁금했다. 그 정신을 전하고 싶었다”며 연출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조민호 감독은 “1년 동안 작은 교도소 안에 25명이 같이 지내면서 유관순 열사가 실제로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것은 사실이다. 죽음까지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주도했다는 것에 ‘이 사람이 어떻게 여기까지 갈 수 있었을까’ 싶더라”며, “유관순 열사가 남김없이 살았던 18년 삶을 1년 동안 축약해서 보여주는 게 더 임팩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고아성은 “일대기가 아닌 교도소에서 보낸 1년을 그린 점이 매력 있게 다가왔다. 아무래도 쉽지 않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엔 겁을 많이 먹었지만 감독님과 미팅을 하고 엄청난 신뢰를 느꼈다. 반성하게 됐다”고 작품에 임한 소감을 전하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더불어 고아성은 “촬영에 앞서서 가장 처음에 했던 일은 멀리 있는 유관순 열사님에게 가까이 접근하는 거였다. 굉장히 성스럽고 존경 이외의 어떠한 감정도 느껴보지 못했지만 한 사람으로 그려야했기 때문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죄책감이 있었지만 재밌기도 했다”며, “제가 밖에서 잘 안 우는데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정말 많이 울었던 것 같다. 뭉클했던 순간이 정말 많았던 것 같다. 유관순 열사가 죽음보다 삶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오열했다.

이날 시사회 현장에서 고아성 외에도 감독과 배우들은 복받친 감정을 다스리기 바빴다. 유관순의 이화학당 선배 역할을 연기한 김예은은 “현장이 아무리 힘들고 마음이 힘들다 해도 그때 그 시절을 제가 감히 표현한다는 사실에 죄책감이 컸다. 죄송스러운 마음 밖에 들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극중 조선인이지만 서대문형무소 소속의 헌병보조원 정춘영 인물을 연기한 류경수 역시 “‘조선인임에도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에 대한 나름의 고민이 있었다. 가장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고문장면이었다. 연기를 하고 있는 와중에도 심장이 너무 빨리 뛰더라.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아성은 “감옥 안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하는 장면이 있다. 그동안 해왔던 영화중에서 가장 대사가 길었고 문어체였기 때문에 그 장면 전까지 카운트다운하며 촬영했다”며, “그 날이 되고 촬영에 들어가자마자 갑자기 오디오 감독님이 뛰어오시더라. 제 왼쪽에 달려있던 마이크를 오른쪽으로 옮겨주셨다. 심장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대사가 안 들린다고 하더라. 정말 긴장이 많이 됐다. 감독님께서 컷 되자마자 25명 모두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뜻깊은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조민호 감독은 “실제 25명이 갇혀있었던 8호실에 들어가서 서봤다. 정말 불가능하더라. 상상이 안 되더라. 시나리오를 쓰는 내내 25명의 마음으로 살았다. 일부러 좁은 방에서 쓰면서 폐쇄공포증을 느끼면서 작업했다”고 털어놓으며, “연극배우단원들도 오셔서 같이 만들어냈는데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생생하게 8호실을 그려내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헌신해줬던 배우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삼일절 이틀 전인, 2월27일 개봉한다.(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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