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특별기획 강다니엘③] 출구 없는 매력에 빠지다

입력 2019-08-19 11:30   수정 2019-08-19 15:50


|한국 남성상의 시대정신
|어떤 때는 소년으로 또 어떤 때는 짐승으로
|긴 팔다리로 그리는 유려한 춤선
|적극성·정직함으로 아이돌의 표본 제시

[김영재 기자] 언제부터였을까. 사람에게 ‘출구가 없다’는 말이 사용된 것이. 그리고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 마지막회에서 총 157만 8837표를 얻은 강다니엘(22)은 ‘매력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는 뜻의 그 관용 어구가 가장 잘 어울리는 가수일 것이다.

약 1년 반의 활동을 통해 그룹 워너원(Wanna One)은 총 350만 4348장(가온차트 기준)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고, 특히 강다니엘은 그가 ‘얼굴’로 기용된 상품의 ‘완판’은 물론, 그 팬덤이 스타와 함께 각종 사회적 활동에 앞장서도록 하는 순선환을 이뤄냈다. 10대 및 20대가 팬덤의 주류를 이루는 현(現) 아이돌 시장에서 30대·40대까지 “강다니엘”을 연호하게 만든 그는, 그래서 대중의 기호를 파악하는 데 적확한 표본이다.

특히 그의 첫 솔로 앨범 ‘컬러 온 미(color on me)’는 발매 3일 만에 총 40만 4896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초동 판매량은 46만 6701장에 달한다. 신기록이란다.

하지만 그 인기의 분석에 있어 ‘워너원 센터’에 초점을 맞추는 일은 다소 빗나간 선택이다. 아이즈(ize) 강명석 편집장이 강다니엘에 관해 “한국 남성상에 대한 일종의 시대정신”이라고 고한 바 같이 그를 탐구하는 일은 과연 대중이 그의 무엇을 소구하냐에 집중하는 것이 옳아서다. 만일 그에게 반전미가 없었다면, 그의 춤선이 예쁘지 않았다면, 그가 아이돌은 뭐든 잘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역사는 달라졌을 터다.

외모, 춤 그리고 인성까지. 다음은 무지갯빛 강다니엘을 구성하는 세 가지 흐름.


◆사모예드와 ‘열어줘’가 공존하는 180cm의 웃음꾼

키 180cm·몸무게 67kg의 강다니엘에게 대중이 호감을 표시하는 이유는 그가 반전을 갖춰서다. 쌍꺼풀 없는 눈으로 웃을 때마다 ‘착한 남자’를 주지시키는 그가 큰 키와 넓은 어깨 그리고 다년간의 비보잉이 바탕된 복근을 가졌다는 사실은 왜 팬들이 그를 사모예드를 비롯한 대형견에 비유하는가에 대한 해답이다. 기존 아이돌과 다르게 날렵한 ‘중량감’을 갖춘 그의 등장은 ‘소년미’가 대세인 현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또한, ‘웃음 장벽 1cm’라는 우스갯소리대로 내내 웃고 다니는 그가 무대 위에서는 정반대로 퍼포머로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는 사실이 화제였다. 특히 ‘열어줘’ 무대에서 그는 앞서 선보인 ‘쏘리 쏘리(SORRY, SORRY)’ ‘겟 어글리(Get Ugly)’ 무대와 다르게 무표정과 함께 몸으로 가사를 음미하는 모습으로 ‘강다니엘=열어줘’ 등식을 완성시켰다.

혹자는 “우리는 강다니엘의 복근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며, ‘베이글(베이비페이스 글래머)’ ‘마몸디얼(마블이 빚은 몸에 디즈니가 빚은 얼굴)’ 등의 외적 묘사가 그를 수식하는 것에 반감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사람이 매력적인 외양을 갖춘 것은 또 그것에 매료되는 일은 죄가 아니다. 아이돌의 본래 뜻이 ‘우상’ 아니던가. 찬미는 당연한 일이다.


◆아름다운 춤선…‘쏘리 쏘리’로 각광을 받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비보잉을 연마한 그는 기본기를 위해 따로 근육을 만들 정도로 춤에 열성인 학생이었다. 왕복 3시간이 걸리는 비보잉 학원에 가 학원 문 닫는 시각까지 오직 춤에만 매진했다는 후문. 그 시절 자기 소개로 남보다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춤”을 꼽은 그는 “춤에 대한 열정은 누구에게도 안 뒤쳐질 정도”라고 적기도 했다. 예고에 진학해 고등학생예능실기대회에서 금상을 받을 정도로 춤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리고 그 노력이 열매를 맺은 때가 바로 ‘쏘리 쏘리’ 직캠이 공개된 2017년 4월24일이다.

“에이”란 기합과 함께 무대를 시작한 그는 긴 팔다리를 이용해 눈에 띄는 춤선을 만들어 냈고, 또 절도 있는 제스처와 귀엽고 섹시한 표정을 뽐내며 ‘자영업자’의 시작을 알렸다. 자영업자란 강다니엘이 오직 무대 위에서의 모습으로 팬들을 응집시켰다는 점을 강조하는 수식어다. 지난달 25일 열린 쇼케이스에서도 강다니엘은 타이틀곡 ‘뭐해(What are you up to)’를 부르며 아름다운 춤선을 바탕으로 곡 해석에 강점을 보였다.

현재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공개된 직캠 조회수는 ‘쏘리 쏘리’가 약 3580만 회, ‘겟 어글리(Get Ugly)’가 약 2015만 회, ‘열어줘’가 약 2968만 회에 이른다.

왜 사람들은 강다니엘의 춤에 매력을 느낄까. 그는 워너원 포토 에세이를 통해 “안무를 익힐 때 먼저 안무를 다 외운 뒤에 왜 이 기사에 이 동작이 들어가는지를 생각해 본다”며, “가사에 숨겨진 스토리를 전달하려고 한다. 춤은 수화와 같다”고 설명한 바 있다.


◆뭐든 잘해야 하는 아이돌…사과에는 적기가 있다

강다니엘의 주 전공은 춤과 랩이다. 하지만 허스키한 목소리의 랩 포지션인 그가 ‘프로듀스 101’에서는 보컬 파트를 강요받았다. 이에 대한 강다니엘의 대답은?

“불리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아이돌이 뭐든 다 잘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보컬 포지션은 랩을 안 한다며 불공정을 제기한 타 연습생과 극명히 대비되는 대답. 보컬 트레이너 이석훈은 “래퍼라서 노래하기 싫다고만 하면 너희는 절대 A가 될 수 없다”며 B반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 결과 그는 B에서 A로 등급이 상향됐다. 어쩌면 불공정하다며 반발할 수도 있는 문제. 하지만 그는 ‘아이돌’을 언급하며 노래도 해보겠다는 적극성을 보였고, 그 자세는 국민 프로듀서가 그의 ‘인성’을 마음속에 저장하게 했다.

‘공정’과 ‘부당’이 언급되는 문제는 방송 중간 다시 한번 발생했다. 3차 미션곡에 어울리는 연습생을 투표하는 이벤트가 열린 가운데, SNS 상태 메시지를 변경하는 방법으로 그가 원하는 곡을 표현했다는 시시비비가 일어난 것. 이에 그는 비인기곡 ‘열여줘’에 배정되는 페널티를 받았고, ‘콘셉트 평가’와 ‘두 번째 순위 발표식’에 걸쳐 두 번의 사과를 건넸다.

그는 두 번째 사과에서 “생각이 부족한 행동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국민 프로듀서님들, 그리고 연습생 친구들에게 정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잘못의 인정(사과)하고 또 책임(페널티)지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는 이미 모두가 그 경험으로 아는 바. 더군다나 조그만 행동 하나도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약육강식의 서바이벌에서, 그는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그 떳떳함으로 사과에는 적기가 있음을 몸소 실천해 보였다.

‘컬러 온 미’ 쇼케이스에서 그는 활동 목표를 묻는 질문에 “아무래도 많이 바쁘고 싶다”며, “팬 분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많았으면 한다”고 답했다.

강다니엘. 그는 한 사람이되 두 매력이 공존하는 다층적 인물이고, 나노미터(nm) 단위로 무대를 돌려 보게 만드는 춤꾼이며, 정직이 곧 최선임을 아는 현명한 자다. 신곡 ‘뭐해’와 함께 앞으로 바삐 움직일 그가 그 출구가 없는 매력으로 당신을 기다린다.

(사진출처: bnt뉴스 DB, 커넥트엔터테인먼트,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 방송 캡처, ‘일대일아이컨택ㅣ강다니엘 - 슈퍼주니어 ♬Sorry Sorry_2조 @그룹배틀’ 캡처)

[bnt특별기획 강다니엘①] 희망을 노래하는 왕 <기사 링크>
[bnt특별기획 강다니엘②] Color on Daniel <기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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