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서류전형 강화…일반직도 디지털 역량 평가" 은행 인사팀장이 밝힌 채용 A~Z

입력 2019-08-21 11:37   수정 2019-08-21 14:23


올 하반기 은행 입사문 뚫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지원단계부터 9개 직무로 세분화해 준비된 인재를 뽑는다. 신한은행은 일반직에게도 디지털 역량을 평가하며, 국민은행은 단순 암기보다 종합적 사고력이 필요한 문제를 출제키로 했기 때문이다. 핀테크(기술금융)와 모바일 뱅킹에 최적화된 인재를 찾기 위해서다.

채용방식도 기존의 공채를 벗어나 수시채용을 병행한다. 인터넷 은행에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신한·KEB하나은행은 디지털 분야인재를 수시채용으로 뽑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위해 글로벌 인재도 적극 발굴한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농협 기업은행 등 6개 주요은행들의 올 하반기 채용규모는 2000명선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은 23일 한경 ‘은행 잡콘서트’를 앞두고 은행 다섯 곳의 인사팀장에게 ‘은행입사 A~Z’를 들어봤다. 지면에 소개되지 않은 자세한 내용은 한경 은행잡콘서트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

◆“자신의 역량을 먼저 알아야”

은행들의 최근 채용트렌드는 필요한 직무에 적합한 인재가 지원토록 하는 ‘핀셋 채용’이다. 우리은행은 하반기에도 개인금융, 기업금융, 지역인재, 정보통신(IT), 디지털, 자산관리(WM), 리스크·자금, 글로벌 등 9개 직무로 세분화해 신입사원을 뽑을 방침이다. 정용상 우리은행 채용팀장은 “지원부문에 따라 필기시험 문제는 물론 면접 주제 등도 달라진다”면서 “입행지원서 작성전 입사후 어떤 업무를 하고 싶은지 충분히 고민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본인이 하고 싶은 직무에 맞춰 역량을 쌓은 지원자들이 입사후에도 업무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을 봤다”며 직무세분화 도입 이유를 밝혔다.

서류전형은 지난해보다 한층 강화된다. 때문에 지원자들은 ‘첫 인상’을 좌우하는 자기소개서 작성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동숙 국민은행 인력지원부 팀장은 “지원자 자신만의 경험과 노력이 담긴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며 “성의없이 단순히 분량 채우기식의 작성은 지양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최지웅 신한은행 채용총괄 부부장은 “본인이 어떤 사람이고, 자신의 어떤 역량이 은행에 필요한지 등이 명확하게 표현된 자소서가 좋은 자소서”라며 “첨삭을 받은 자소서는 획일화되고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 나쁜 자소서”라고 지적했다.

인사팀장들은 지원하는 은행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한 후 지원서를 작성할 것도 요구했다. 황진하 농협은행 인사기획팀장은 “농협은행과 농협이 하는 일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평소 농협에 대한 관심을 자소서에 녹인다면 채용과정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백준 KEB하나은행 인사부 채용팀장은 “하나은행이 중요시하는 것은 ‘정직성’”이라며 “자소서를 거짓으로 지어내거나 자신을 너무 과장하면 좋은 평가를 못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학성적, 학점, 금융관련 자격증 등도 미리미리 준비해 둘 것도 당부했다. 신한은행의 최지웅 부부장은 “채용공고에서 강조하는 우대사항을 꼼꼼히 살피는 것도 서류전형에 합격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했다.

◆“일반직도 디지털 역량 평가”

은행들의 올해 채용화두는 디지털과 글로벌이다. 은행 채용팀장들은 “채용과정에서 지원자의 통합적인 사고력과 디지털 마인드를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숙 팀장은 “국민은행 필기시험은 단순 암기로 풀수 있는 지식이 아닌 논리적 사고력, 문제해결 능력 등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면접에선 통찰력, 조직 적응력, 소통·설득력을 볼 것이기에 그룹 스터디·온라인 면접 등 다양한 면접 경험을 쌓아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팀장은 “블라인드 채용이기 때문에 면접장에서 나이, 학교, 전공 등에 대해 말하는 것은 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인재를 수시로 뽑는 은행이 늘고 있다. 신한은행의 최지웅 부부장은 “이미 두세차례 디지털 인력을 채용했다”며 “올해 100명이상을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지주사의 인공지능(AI) 사업을 추진했던 최 부부장을 지난 4월 채용총괄팀장에 임명했다. 그만큼 채용에서 디지털인력을 우선시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다. 최 부부장은 “일반직 채용때도 지원자의 디지털 역량을 평가할 것”이라며 “문과출신이지만 이과적 사고를 할수 있는 인재, 이공계 출신이지만 인문학적 소양을 지닌 인재를 선발 하겠다”고 전했다. KEB하나은행도 하반기부터 디지털인력을 수시채용한다. 9월 일반직 공채에 앞서 이달말 채용공고를 올릴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IT디지털 인력채용 비중을 31%로 높여 뽑았다. 올해도 이 비율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서 뛸 인재 발굴에도 공을 들인다. 농협은행은 내년초 중국 베이징에 신규지점을 설립키로 했다. 이에따라 글로벌 역량을 지닌 지원자가 농협은행에 지원한다면 오히려 눈에 띌 가능성이 높다. 오랜 해외근무 경험을 가진 지성규 행장의 취임으로 KEB하나은행도 글로벌 역량을 지닌 인재를 더욱 우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아예 지원단계부터 글로벌 분야를 별도로 뽑고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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