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전형 강화…일반직도 디지털 역량 평가" 은행입사 어려워진다

입력 2019-08-21 17:34   수정 2019-08-22 01:00


올 하반기 은행에 들어가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핀테크(금융기술)와 모바일 뱅킹에 최적화된 인재를 찾기 위해 까다로운 전형 방식을 속속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원 단계부터 9개 직무로 세분화해 인재를 뽑는다. 신한은행은 일반직에게도 디지털 역량을 평가하며, 국민은행은 단순 암기보다 종합적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를 출제키로 했다.

채용 방식도 기존의 공채 외에 수시채용을 병행한다. 인터넷 은행에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신한·KEB하나은행은 디지털 분야 인재를 수시채용으로 뽑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 대신 해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글로벌 인재도 적극 발굴한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농협 기업은행 등 6개 주요 은행의 올 하반기 채용 규모는 2000명 선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은 23일 한경 ‘은행 잡콘서트’를 앞두고 은행 다섯 곳의 인사팀장에게 ‘은행 입사 A~Z’를 들어봤다. 지면에 소개되지 않은 자세한 내용은 한경 은행 잡콘서트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


“자신의 역량을 먼저 알아야”

은행들의 최근 채용 트렌드는 필요한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핀셋 채용’이다. 우리은행은 하반기에도 개인금융, 기업금융, 지역인재, 정보기술(IT), 디지털, 자산관리(WM), 리스크·자금, 글로벌 등 9개 직무로 세분화해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정용상 우리은행 채용팀장은 “지원부문에 따라 필기시험 문제는 물론 면접 주제 등도 다르다”며 “입행지원서 작성 전 입사 후 어떤 업무를 하고 싶은지 충분히 고민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직무에 맞춰 역량을 쌓은 지원자들이 입사 후에도 업무에 빠르게 적응했다”고 직무 세분화 채용 이유를 밝혔다.

서류전형은 지난해보다 한층 강화된다. 이 때문에 지원자들은 ‘첫인상’을 좌우하는 자기소개서 작성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동숙 국민은행 인력지원부 팀장은 “지원자 자신만의 경험과 노력이 담긴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며 “성의 없이 단순히 분량만 채우는 식의 작성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지웅 신한은행 채용총괄 부부장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자신의 어떤 역량이 은행에 필요한지 등을 명확하게 설명한 것이 좋은 자소서”라며 “전문가들의 첨삭을 받은 자소서는 획일화되고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 나쁜 자소서”라고 지적했다.

인사팀장들은 지원하는 은행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한 뒤 지원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황진하 농협은행 인사기획팀장은 “농협은행과 농협이 하는 일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평소 농협에 대한 관심을 자소서에 녹인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백준 KEB하나은행 인사부 채용팀장은 “하나은행이 중요시하는 것은 ‘정직성’”이라며 “자소서를 거짓으로 지어내거나 자신을 너무 과장하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학성적, 학점, 금융 관련 자격증 등도 미리미리 준비해 둘 것을 당부했다. 최 부부장은 “채용공고에서 강조하는 우대사항을 꼼꼼히 살피는 것도 서류전형 통과를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재 발굴에 총력

은행들의 올해 채용 화두는 디지털과 글로벌이다. 은행 채용팀장들은 “채용과정에서 지원자의 통합적인 사고력과 디지털 마인드를 평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국민은행 필기시험은 단순 암기가 아니라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면접에선 통찰력, 조직 적응력, 소통·설득력 등을 주로 보기 때문에 그룹 스터디·온라인 면접 등 다양한 면접 경험을 쌓아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은행은 블라인드 채용이기 때문에 면접장에서 나이, 학교, 전공 등에 대해 말하는 것은 금할 것을 당부했다.

인터넷 은행에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디지털 인재는 수시로 뽑는다. 최 부부장은 “이미 두세 차례 디지털 인력을 채용했다”며 “올해 100명 이상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지주회사에서 인공지능(AI)사업을 추진했던 최 부부장을 지난 4월 채용총괄팀장에 임명했다. 디지털 인력 확충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는 분석이다. 최 부부장은 “일반직 채용 때도 지원자의 디지털 역량을 평가할 것”이라며 “문과 출신이지만 이과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 이공계 출신이지만 인문학적 소양을 지닌 인재를 선발하겠다”고 전했다. KEB하나은행도 하반기부터 디지털 인재를 수시 채용한다. 9월 일반직 공채에 앞서 이달 말 채용공고를 낼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IT 디지털 인력의 채용 비중을 31%까지 높였다. 올해도 이 비율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에서 뛸 인재 뱔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농협은행은 중국 베이징에 신규지점을 설립하기 위해 현지 금융당국에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오랜 해외 근무 경험을 가진 지성규 행장의 취임으로 KEB하나은행도 글로벌 역량을 지닌 인재를 더욱 우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아예 지원 단계부터 글로벌 분야를 별도로 뽑고 있다.

23일 한경 ‘은행 잡콘서트’…페이스북 한국경제 JOB(www.facebook.com/hkjobcoaching)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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