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중 코베리 사장 "초정밀 리니어모터, 日서 공동 프로젝트 제안"

입력 2019-08-24 08:11   수정 2019-08-24 08:12


지난 5월 초 경기 화성시의 리니어모터 전문업체 코베리(사장 김홍중·53)에 일본 굴지의 공대 교수 4명과 박사과정 대학원생 6명이 들어섰다. 이들이 임직원 8명의 중소기업을 찾은 것은 이 회사와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제안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은 코베리가 개발해 한국 일본 미국 EU 등에 특허를 낸 ‘코베리 리니어모터(kovery linear motor)’에 관심이 있었다. 이 회사엔 일본 기업인·연구원·대학교수들이 종종 찾아온다. 이들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다.

모터는 기계의 심장이다. 그중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바꿔주는 리니어모터는 초정밀공작기계,카메라모듈장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장비, 스마트폰 생산·검사장비, 반도체 생산 검사장비 등 정밀 제품 제작에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리니어모터 시장은 부품·소재 왕국인 일본 및 독일의 기업들이 지배하고 있다. 코베리는 이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 회사 제품의 특징은 영구자석을 바닥면과 수평으로 배치한 기존 리니어모터와는 달리 수직으로 배치한 것이다. 영구자석을 수직배치함으로써 자기흡인력(철심과 영구자석이 서로 당기는 힘)을 대폭 줄일 수 있어 모터가 빠르고 정밀하게 움직인다. 김홍중 사장은 “우리 모터는 나노 수준까지 정밀하게 제어를 할 수 있다”며 “이는 1만m 상공을 나는 비행기에서 줄을 맞춰 모내기를 하는 수준의 정밀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특허기술을 이용하면 단순하게 모터를 제작할 수 있어 유지보수가 간편하고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술에 대해 작년 4월 ‘일본 모터기술 심포지엄’에 초청받아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일본 기업인과 대학교수 연구원들을 상대로 강연했다.

부산기계공고와 조선대 전기공학과를 나온 김 사장은 일본 문부성 국비장학생으로 도쿄도시대 전기공학과에 입학해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히타치연구소에서 13년간 일했다. 일본어학교 어학과정을 이수할 때는 전봇대에서의 전선작업 등 남들이 기피하는 곳에서의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를 보탰다. 히타치 연구원 시절 200건이 넘는 특허를 회사와 공동 출원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자 일본 동료들이 귀화를 권유했다. 이를 뿌리치고 가족을 일본에 둔 채 홀로 귀국한 것은 고국을 위해 마지막으로 기여하자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2010년 창업하면서 사명을 ‘코리아 이즈 베리 굿’의 준말인 코베리로 정했다.

임차공장을 전전하던 그는 작년 말 화성에 자가공장을 처음 마련했다. 수원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대지 약 2800㎡, 연건평 1800㎡ 규모다. 그는 이번 공장 마련을 계기로 리니어모터 수출 확대, 자동화장비산업으로의 진출 등 몇 가지 도약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김 사장은 “생산시설이 확충된 만큼 좋은 인력을 보강하고 3년 뒤 연매출을 10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생산제품의 30%가량을 일본으로 수출하는데 히타치의 옛 동료들과 전문학회지인들이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히타치 THK 등에 이를 공급하고 있다.

김 사장은 “그동안 작은 임차공장 한쪽을 빌려 사업하다 보니 바이어가 찾아와도 공장을 보여주기 부끄러웠다”며 “공장 마련을 위한 대출 과정에서 기술력 평가 대신 담보나 과거 재무제표만을 요구하는 금융회사들이 많아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부품·소재산업이 성장하려면 정부의 거창한 청사진보다 수십 년째 바뀌지 않는 담보 및 재무제표 중심 대출관행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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