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근의 데스크 시각] 유튜브 속 부동산 전문가 활용법

입력 2019-08-25 14:19   수정 2019-08-26 00:32

한 제도권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 서울 시장 전망을 8% 하락으로 급수정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그는 작년까지 강세론자였다. 9·13 대책이 강력하다고 판단한 그는 큰 폭의 하락으로 올해 전망을 수정했다.

네티즌은 처음엔 그를 변절자라고 비난했다. 올여름 들어 집값이 예상과 달리 급등하자 이번에는 무능한 전문가란 비난을 쏟아냈다. 최근 5년간 전망이 단 한 번 빗나갔는데도 말이다(아직 가을의 문턱인 만큼 그의 예상이 맞아들어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애널리스트는 변수가 생기면 전망을 수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신이 아닌 이상 미래의 일을 모두 맞히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익명성 뒤에 숨은 네티즌의 인식 공격은 가혹했다.

폭락론자 전성시대

반대로 매번 틀리는데 칭송받는 부동산 전문가도 있다. 유튜브에선 자칭 타칭 많은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폭락론자들이 유튜브 세상에선 승자다. 일부 폭락론자의 구독자 수는 20만 명을 넘는다. 인기있는 동영상은 수십만 명이 시청한다. 이들은 지난 4~5년간 계속 폭락할 것이라고 떠들었다. 물론 계속 틀리는 중이다. 고장난 시계가 하루에 두 번은 맞듯 폭락론자의 주장도 언젠간 맞아들어갈 것이다.

이들은 절대 전망을 변경하는 법이 없다. 폭락으로 방향을 정해놓고 계속 논리를 만들어 댄다. 집값이 내려가지 않자 요즘엔 “집값은 반드시 떨어져야 한다”는 당위론을 펼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5년 내내 틀렸지만 점점 구독자와 조회 수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지지하는 댓글도 대거 달린다. 폭락론자의 주장과 반대로 움직였다면 지금 큰돈을 벌었을 텐데 말이다. 틀린 전망에 대한 변명도 다양하다. 주로 언론 탓, 투기꾼 탓을 한다. 틀림없이 내려야 하는데 이들 때문에 올랐다는 희한한 논리다. 이들은 왜 폭락론을 접지 않는 것일까. 그래야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폭락론자 대열에 합류하는 유튜버가 점점 늘어나는 게 방증이다.

이들의 인기를 둘러싼 해석은 다양하다. 무주택자의 맹목적인 지지가 인기 배경이란 해석이 설득력있게 들린다. 유튜브 세상에서 구독자들은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만 찾는다. 무주택자라면 폭락론에 솔깃할 가능성이 높다.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도 있고, 불안감도 일정 부분 진정시킬 수 있다.

편식 벗어나 사이클 보길

폭락론자 다음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유튜버는 과거 부동산 전문 방송을 통해 빌라를 분양하던 이들이다. 이들이 대거 유튜브로 무대를 옮겨 전문가 행세를 하고 있다. 수만 명대 구독자를 보유한 이도 더러 있다. 목적이 무엇일까. 결국은 빌라 분양이다. 유튜브를 보고 연락해오는 이들에게 빌라를 팔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도 눈에 띈다. 컨설팅 수수료가 최종 목적이다.

물론 집값이 착해져 누구나 손쉽게 집을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게 이상적이다. 서울 강남의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20억~30억원 사이에 거래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다.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올리는 이가 많은 것도 건강한 모습이 아니다. 시중 유동자금은 부동산이 아니라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가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런 사회로 가는 해법을 발견하지 못했다. 실물경기처럼 부동산은 여전히 사이클을 그리며 움직이고 있다. 침체-회복-활황-후퇴를 반복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사이클을 잘 읽어 돈을 버는 걸 비난하기 어렵다.

다행히 요즘은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하는 크리에이터가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길 권한다. 폭락론자들이 내 노후를 책임져주지는 않는다.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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