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 대신 강렬한 칼군무…'근육질 백조'들이 몰려온다

입력 2019-08-27 17:13   수정 2019-08-28 20:59


고전 발레 ‘백조의 호수’ 하면 많은 사람이 여성 백조들의 섬세하고 우아한 몸짓을 떠올린다. 그런데 세계적인 스타 안무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에선 전혀 다른 모습의 백조들이 등장한다. 근육질의 남성 무용수들이 무대에 올라 강렬하고 역동적인 군무를 선보인다. 고전 발레의 원작이 된 동화와 내용도 다르다. 유약한 왕자가 강인한 힘과 자유를 가진 백조를 만나며, 이를 갈망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가 9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월 9~20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다. ‘댄스 뮤지컬’이란 새로운 형식을 내세워 고전 발레의 형식을 뒤엎는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무용계 지형을 바꿔놓은 매튜 본의 내한 소식에 국내 무용, 뮤지컬 팬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새 장르 ‘댄스 뮤지컬’ 옷을 입다

영국 출신인 매튜 본은 ‘무용계의 이단아’를 넘어 ‘무용계의 혁신’을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1992년 ‘호두까기 인형’을 시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가위손’ 등 고전 발레를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였다. 그는 고전 발레나 현대 무용에서 자주 사용하는 정형화하고 추상적인 동작은 철저히 배제한다. 대신 탭 댄스, 사교 댄스 등 스토리를 풍성하게 하는 다양한 동작을 더해 ‘댄스 뮤지컬’이란 장르로 만들어냈다. 매튜 본은 “항상 관객을 생각한다”며 “어떤 관객은 단 한 번도 발레 공연을 본 적이 없을 텐데, 그들도 단숨에 빠져들 수 있도록 작품을 만든다”고 말했다. 미국 토니 어워드, 영국 올리비에 어워드에서 최우수 안무가상 등 40여 개 상을 휩쓸었다.

‘백조의 호수’는 매튜 본의 대표작으로, 1998년 미국 뉴욕에서 초연됐다.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역사상 가장 길게 무대에 오른 무용 공연으로 기록됐다. 국내에선 2003년 처음 공연됐다. 극의 배경 자체가 동화와 다르다. 현대 영국 왕실 이야기를 다룬다. 강인한 여왕에게서 태어난 왕자는 어머니와 달리 늘 심약하며 사랑을 갈구한다. 그러다 유일하게 자신을 사랑하는 줄 알았던 여자친구마저 왕위를 노리는 비서의 계략에 따라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고 자살을 결심한다. 물속으로 뛰어들려는 순간, 막강한 힘과 카리스마를 가진 백조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백조를 통해서도 완전한 사랑을 얻지 못한 왕자는 죽음을 맞는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신비로운 호수와 런던 뒷골목의 바(bar) 등을 오가며 펼쳐지는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라진 백조 캐스팅

매튜 본은 2014년 이후 투어를 멈추고 재정비한 뒤 지난해 재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요 캐스트 변화다. 강렬한 춤과 섬세한 연기로 호평받고 있는 윌 보우지어와 맥스 웨스트웰이 백조 역을 새로 맡았다.

보우지어는 매튜 본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가위손’ 등과 뮤지컬 ‘위키드’ ‘맘마미아’ 등에 출연했다. 웨스트웰은 잉글리시내셔널발레단의 솔로이스트 출신으로, ‘호두까기 인형’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왔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백조는 힘과 아름다움, 자유를 상징하는 존재로 그려진다”며 “관능적이고 역동적인 백조들의 군무는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자 역엔 신예 제임스 러벨, 이전에도 참여했던 도미닉 노스가 캐스팅됐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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