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향기] 추석 극장가는 '민심의 거울'

입력 2019-08-29 18:39   수정 2019-08-30 00:07

‘추석엔 코미디 영화’란 공식이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2000년대 초반 ‘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매년 추석 시즌에 개봉해 관객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그때, 추석엔 코미디 영화가 아니면 명함을 내밀기 쉽지 않았다. 5편까지 제작된 ‘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추석을 점령하는 것에 관객들이 슬슬 지겨움을 느끼던 2006년,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이 탄생했다. 강렬한 색채의 연출로 관객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영화 ‘타짜’가 추석 극장가의 새 주인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타짜’는 본래 허영만 화백이 스포츠지에 연재할 당시부터 큰 인기와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출신부터 화려한 패가 ‘범죄의 재구성’으로 데뷔한 젊은 감각의 이야기꾼 최동훈 감독 손에 쥐어졌으니 그 재미가 남다를 수밖에! 결국 ‘타짜’는 추석 불패 영화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며 추석 시즌의 패권을 차지한 새로운 왕조로 남게 됐다.

그리고 한동안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한 추석 시즌에 사극 돌풍을 몰고 온 작품이 있다. 2012년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다. 사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마케팅을 담당한 사람으로서 정확히 표현하자면 ‘광해’는 추석 시즌을 노리고 개봉한 작품은 아니었다. 추석 전에 개봉했으나 뜨거운 입소문을 타고 추석 시즌마저 점령한 영화가 된 특별한 케이스다. 어찌 됐든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추석 연휴 덕택에 성수기 시즌이 아님에도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될 수 있었다.

추석에 천만을 달성한 사극 영화가 등장하자 한동안 추석 극장가에는 사극 영화가 붐을 이뤘다. 2013년 ‘관상’, 2015년 ‘사도’, 2016년 ‘밀정’, 2017년 ‘남한산성’, 2018년 ‘안시성’까지…. 다양한 소재의 사극 영화가 추석에 개봉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극 영화가 유일하게 자리를 비운 2014년 추석은 ‘타짜-신의 손’의 차지였다.

그렇다면 얼마 남지 않은 이번 추석에는 어떤 영화들이 개봉을 준비 중일까? 우선 추석 불패 왕조 ‘타짜’가 돌아온다. 두 명의 새로운 타짜가 눈길을 사로잡는데, ‘짝귀’ 아들로 분한 박정민, 정체불명의 타짜 ‘애꾸’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류승범이 바로 그들이다. ‘타짜:원 아이드 잭’이란 제목으로 돌아온 세 번째 시리즈가 과연 ‘추석엔 타짜 불패’란 기록을 올해도 이어갈지 기대된다.

타짜 시리즈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만만치 않은 매력의 영화 두 편도 추석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할리우드 마블영화 ‘이터널스’에 출연하며 진정한 ‘마블리’로 거듭난 배우 마동석 주연의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도 추석 영화로 관객 맞이를 준비 중이다. 동명의 OCN 드라마를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다. 나쁜 녀석들의 거침없는 활약을 그린 통쾌한 범죄 오락 액션물이다. 팔뚝 장인 마동석의 핵주먹이 다시 한 번 영향력을 발휘할지 기대를 모은다.

마지막으로 올 추석 유일한 반전 코미디로 주목받는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 있다. 인간미 넘치는 코미디 연기로 사랑받아온 차승원과 영화 ‘럭키’의 이계벽 감독이 만나 어떤 특급 반전 스토리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궁금하다. 타짜가 들어오니 사극이 빠지고, 짜고 치는 고스톱도 아닌데 추석 시장을 놓고 배급사 간 공식 혹은 뚝심의 셈법이 펼쳐진다. 어떤 영화를 고르든 가족과 함께 풍성한 한가위의 좋은 추억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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