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네트워크 재건…이재용의 '비상경영' 다시 발목 잡히나

입력 2019-08-30 17:42   수정 2019-08-31 01:25

지난해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경영 행보는 유럽·북미 출장이었다. 해외 매출이 전체의 86%(올 상반기 기준)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 총수로서 약 1년간의 경영 공백기(구속)에 챙기지 못한 해외 네트워크를 재건하는 게 가장 시급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29일 대법원이 국정농단 사건을 파기환송하면서 이 부회장은 해외 사업보다 재판 준비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30일 경제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018년 3월부터 최근까지 13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레이쥔 샤오미 회장 등 중국 정보기술(IT)업계 거물뿐만 아니라 무함마드 빈자이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 등도 만나 ‘민간 외교관’ 역할을 했다. 한국을 찾은 주요 인사도 빼놓지 않고 만났다. 지난해 11월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대표, 올해 한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 네트워크 구축은 그룹 총수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꼽힌다. 글로벌 경영 환경과 최신 기술 트렌드에 관한 정보를 나누고 긴 호흡으로 그룹 전체의 ‘큰 그림’을 그리는 건 전문경영인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미국 선밸리에서 매년 열리는 사교 모임 ‘앨런앤드코 콘퍼런스’를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은 것도 애플의 팀 쿡,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등 IT 거물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적잖은 성과를 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올 들어 이 부회장이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세일즈에 적극 나서면서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글로벌 1위(점유율 37%)에 올라선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대법원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으로 ‘사법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 부회장이 다시 발목을 잡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삼성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을 빼면 글로벌 정·재계의 거물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한국에 몇이나 되겠느냐”며 “삼성의 해외 네트워크는 한국 경제계의 자산인데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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