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단일공 로봇' 대장암 수술…회복기간과 합병증 줄이는데 큰 도움"

입력 2019-08-30 17:11   수정 2019-08-31 00:38

“기존 대장암 복강경·로봇수술은 내시경과 로봇팔 등을 넣기 위해 배에 0.5~1.0㎝ 정도인 절개창을 4~5개가량 내야 했죠. 암이 생겨 잘라낸 대장을 꺼내기 위해 5~6㎝ 정도의 창을 추가로 내야 합니다. 하지만 단일공 로봇수술은 5~6㎝ 정도의 절개창 하나로 이를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노경태 이대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사진)는 “대장암 환자에게 단일공 로봇수술을 하면 상처를 줄이고 수술 정확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대장암, 대장게실증 등을 내시경 또는 로봇으로 수술하는 외과의사다. 지난 6월 국내 처음 대장암 환자를 단일공 로봇으로 수술했다. 최신 로봇수술기기인 다빈치 SP시스템을 활용했다.

대장암 수술법은 배를 열고 하는 개복수술, 배에 구멍을 뚫어 내시경 등을 넣고 하는 복강경 수술, 콘솔박스에 앉은 의사가 배 속에 넣은 내시경과 로봇팔을 조정하는 로봇수술로 나뉜다. 30여 년 전만 해도 수술은 모두 개복수술이었다. 최근에는 수술 가능한 대장암 환자 10명 중 7~8명 정도가 내시경이나 로봇수술을 받는다. 수술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로봇수술을 할 때는 수술용 칼, 내시경 등을 배 속에 넣기 위해 여러 개의 구멍을 뚫는다. 단일공 로봇수술은 모든 기기가 하나의 팔에 연결된 수술용 로봇을 활용한다. 배에 구멍을 하나만 뚫고도 수술할 수 있다. 로봇수술은 집도의가 혼자 카메라를 보며 수술기구를 모두 제어할 수 있다. 복강경 수술도 수술용 카메라로 보는 것은 비슷하지만 여러 명의 의사가 각각 기구를 잡고 집도의 지시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노 교수는 “로봇수술의 카메라 해상도가 복강경보다 좋다”며 “로봇팔이 손떨림을 보정하는 데다 수술 부위를 잡고 있다가 힘이 빠져 시야를 방해하는 등의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대장암 수술을 로봇으로 하면 혈관 및 신경 가지 등을 명확히 볼 수 있다. 주변 조직이 불필요하게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대장 끝 부분인 직장암 수술을 할 때는 로봇 수술의 장점이 더 크다. 직장은 골반 안쪽에 있는데다 성기능과 배뇨 기능에 영향을 주는 신경이 지나기 때문이다. 로봇을 활용하면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노 교수는 “복강경 수술보다 로봇 수술이 낫다는 연구논문이 많다”며 “로봇수술이 불필요한 기관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환자 면역반응도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다”고 했다. 그는 “수술 후 환자가 겪는 면역반응 변화가 적으면 나중에 암 재발 등도 덜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단일공 로봇수술을 하면 배에 절개창이 하나이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적다. 수술 받은 뒤 보행까지 걸리는 기간이 짧고 폐 등 다른 기관에 합병증이 생기는 비율도 낮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환자들에게 부담이다. 노 교수는 “환자들이 향상된 기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대장암 환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서구화된 식습관이 원인 중 하나다. 대장암 검사가 국가검진에 포함되면서 암이 많이 퍼진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줄었다. 예전에는 커진 암 덩어리가 장을 막아 응급실로 실려오는 환자도 많았다. 최근에는 비교적 초기 환자가 많다. 다만 검진을 제대로 받지 않거나 검진연령이 되지 않은 젊은 환자 중에는 암이 많이 커진 상태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많다. 노 교수는 “배변 습관 및 변의 굵기가 갑자기 바뀌거나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는데도 두세 달 만에 몸무게가 10㎏씩 빠졌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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