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휴맥스 어디…컴투스·네오팜 등 'M&A 실탄' 두둑

입력 2019-09-02 17:42   수정 2019-09-03 02:17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상장회사들의 성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가운데 현금을 많이 쌓아둔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보유현금을 인수합병(M&A)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쓰면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수·수출 부진에 M&A 활로 기대

지난달 30일 셋톱박스 제조회사 휴맥스는 코스닥시장에서 7.33% 올랐다. 사모펀드(PEF)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함께 국내 1위 주차장 운영업체 하이파킹을 인수한다고 밝힌 영향이다.

2015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이 485억원에 달했던 휴맥스는 2017년 80억원으로 쪼그라든 뒤 작년엔 39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성장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장에선 이번 하이파킹 인수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돼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하이파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9억원에 불과했지만 ‘주차장 무인화’ 추세로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휴맥스는 지난해 인수한 디지파츠, 플랫과 엮어 차량 공유, 주차, 정비 및 세차 등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M&A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증권가에서 나온다. 경기 둔화와 무역 분쟁으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막혀 있는 만큼 M&A로 성장성을 확보한 기업의 주가에 프리미엄이 주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게임회사 컴투스는 순현금이 7015억원에 달해 M&A 기대가 큰 종목으로 꼽힌다. 순현금은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것으로, 빌린 돈을 다 갚고도 이만큼의 돈이 남는다는 뜻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컴투스는 ‘서머너즈워’를 빼곤 흥행작이 없어 주가가 하락세”라며 “하지만 대형 M&A에 나선다면 언제든 주가가 급반등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도 순현금이 각각 1조1476억원과 2조1375억원에 달해 언제든 대형 M&A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는 국내외에서 계속 M&A 대상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순현금 많은 기업 주목

삼성SDS(3조1415억원), 이노션(6095억원), 제일기획(2467억원), 빙그레(2245억원), 실리콘웍스(2001억원), 슈피겐코리아(1039억원), 네오팜(759억원) 등도 순현금이 많아 M&A 기대주로 꼽힌다.

네오팜은 지난해 말 420억원이던 순현금이 올해 6월 말 759억원으로 늘었다. ‘아토팜’ 브랜드를 단 기능성 화장품이 고성장 중인 데다 최대주주 잇츠한불을 상대로 3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마쳤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순현금을 400억원가량 들고 있는데 굳이 320억원을 유상증자한 이유는 M&A 때문”이라며 “M&A가 가시화하면 성장성이 한층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순현금을 193억원 보유한 에이스침대도 M&A 기대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900억원가량의 기타금융자산이 비유동자산으로 분류돼 있지만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라며 “에이스침대의 실제 순현금은 11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상당수가 삼성카드채, 해외채권, 국공채 등의 채권으로 만기가 1년 이상이다 보니 비유동자산으로 분류됐지만 언제든 매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M&A에 나선 기업의 주가가 떨어진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업체 쉬완스를 약 2조원에 인수했지만 주가는 올 들어 31.62% 하락했다.

KCC도 올해 미국 실리콘업체 모멘티브를 3조5000억원에 인수했지만 주가는 같은 기간 27.18% 떨어졌다. 거액을 들인 탓에 재무 부담은 커졌지만 시너지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M&A는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너무 비싼 가격에 인수하면 오히려 해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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