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애경·현대산업개발 등 5곳…아시아나항공 인수 '격돌'

입력 2019-09-03 17:46   수정 2020-11-06 18:12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애경그룹,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강성부 펀드) 등이 도전장을 던졌다. 3일 채권단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까지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5곳이 참여했다.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SK·롯데·한화·GS·신세계·CJ 등 대기업들은 불참했다. 하지만 이날 인수의향서(LOI)를 낸 재무적 투자자(FI)와 짝을 이뤄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제주항공을 거느리고 있는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대형 항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FI인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입찰에 참여한 현대산업개발은 건설업 위주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면세점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를 개선할 여지가 크다고 판단해 현대산업개발에 공동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KCGI는 대한항공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2대주주다. KCGI는 최종 입찰까지 완주하기보다 아시아나항공 실사에 참여하려는 목적이 강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를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매각 측은 약 1주일 안에 쇼트리스트(적격 인수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달께 본입찰을 해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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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제주항공과 합쳐 대형화"…현대산업개발 "유통+항공 사업다각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공식적으로 막이 올랐다. 3일 마감된 매각 예비입찰에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그룹, KCGI(강성부 펀드) 컨소시엄 등 5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당초 우려와 달리 흥행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은 실사와 본입찰 등을 거쳐 연말께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SK·한화·GS 등은 참여 안 해

3일 채권단 등에 따르면 애경그룹을 비롯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KCGI 등이 각각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투자자(SI)와 손잡고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FI와 SI가 연합한 형태로 2곳의 컨소시엄도 예비입찰 서류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유력 인수후보군으로 꼽혔던 SK 롯데 한화 GS 신세계 CJ 등은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입찰에 응한 컨소시엄들은 대주주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약 31%(구주 매각)와 아시아나항공이 추진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신주 발행)에 얼마씩 투자할지 적어냈다. 구주와 신주 인수가격을 각각 써내야 했기 때문에 기업들은 막판까지 투자금 배분을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5540원) 기준으로 1조2200억원이다. 매각 대상 지분 31%의 시장 가치는 3780억여원이다. 증권가에선 총 인수가격을 1조5000억~2조원 사이로 보고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들이 제출한 인수 제안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형 항공그룹 탄생 노리는 애경

가장 먼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밝힌 애경그룹은 입찰 참여 이유에 대해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노선 최적화 등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애경그룹은 2005년 제주항공을 설립하면서 항공산업에 진출했다. 제주항공은 국내 6개 LCC 가운데 매출, 시장 점유율, 비행기 보유대수 등 전 부문에서 1위다.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까지 인수하면 항공기 보유대수만 150대에 이르는 대형 항공그룹이 생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660%)이 높아 애경그룹의 부담이 커진다는 점은 걸림돌로 지적된다. 애경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AK홀딩스의 부채비율은 131%에서 351%로 높아진다.

면세점과 시너지 노리는 HDC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든 HDC현대산업개발은 주력인 건설업 외에 면세점 사업에도 진출했다. 최근엔 한솔그룹으로부터 오크밸리를 인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 창출과 그룹의 확장을 위해 꾸준히 투자 및 인수 대상을 찾고 있었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운송 기능이 현대산업개발그룹이 추구하는 유통산업 및 융복합 개발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 등과 맞아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6월 말 현재 현금 및 현금성 자산(1조1772억원)과 단기금융상품(4542억원) 등을 합해 1조6000억원의 현금을 보유 중이다. 국내 최대 투자은행(IB)인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이룬 만큼 자금조달 면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그동안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수시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협의했다는 후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17년 미래에셋대우가 갖고 있던 부동산114를 인수하기도 했다.

‘다크호스’ 부상할 가능성도

대한항공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펀드 KCGI는 어느 기업과 손을 잡았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FI 단독으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허가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SI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대한항공 지주사 한진칼의 2대 주주(약 16%)인 KCGI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다만 KCGI가 함께할 SI를 구하지 못해 단독으로 입찰했을 경우에도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쇼트리스트(적격 인수후보)’에 넣어 실사를 허용해줄지는 불투명하다.

이상은/김재후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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