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나희 “개그맨과 가수 차이? 창작으로 인한 스트레스 유무”

입력 2019-09-09 15:50  


[이혜정 기자] 장안을 들썩이게 했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은 스타를 여럿 탄생시킨 성공적인 예능임이 분명하다.

중년들의 아이돌이란 닉네임을 얻은 송가인을 그 시작으로 개그우먼에서 가수로 화려한 변신을 해낸 김나희 역시 ‘미스트롯’이 탄생시킨 스타 중 한 사람이다. 대중들에게 이미 익숙한 얼굴의 김나희는 ‘미스트롯’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고 그 도전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나희는 이제 모든 수식어를 떼고 온전한 가수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힘든 길을 돌아 온 탓일까, 그에게 새롭게 내려온 길을 정말 성심성의껏 해나가고 싶어 하는 열정과 간절함이 눈에 보였다.

Q. 화보 촬영 소감

“3년 만의 화보 촬영이다. 누구나 화보 촬영 자체에 기대감이 있지 않나. 예쁜 옷을 입고 어떤 콘셉트를 소화해야 할지… 이번에는 지난번 촬영보다 좀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할 수 있어서 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Q. 근황

“일단 ‘미스트롯’ 출연 이후에 앨범을 준비해서 보여드리는 중이다. 처음으로 내 이름으로 나온 앨범이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가고 노래가 굉장히 흥겹고 가사가 공감대를 불러오는 쉬운 내용이라 많이 사랑 받을 것 같다”

Q. 앨범 소개

“정통 트로트에 가까운 멜로디지만 젊은 사람들도 흥겹게 들을 수 있는, 빠른 템포의 정통 트로트다. 내용은 큐피트의 화살, ‘너의 마음을 갖고 말겠어!’ 같은 메시지가 담긴 당찬 이야기를 담고 있다”

Q. ‘미스트롯’ 이후에 달라진 점

“행사가 엄청나게 늘었다(웃음). 우리나라에 이렇게 행사가 많다는 걸 처음 알았다. 개그우먼일 때보다 노래를 하고 나니 행사가 많이 들어오더라. 우리나라에 정말 다양한 행사가 있더라. 지역마다 특산품이 있어서 그런 걸 무조건 축제로 만들더라. 철원에서 열린 다슬기 축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슬기도 잡고, 먹고… 재미있었다”

Q. ‘미스트롯’에서 최종 5위를 차지했는데. 출연 전에 예상했던 결과인가

“처음에 출연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기왕 도전하는 거 높은 순위를 노려보자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출연해서 출연자분들의 실력을 보고 나서는 바로 깨달았다. 순위권은 감히 엄두도 낼 수 없고 그냥 실수만 하지 않고 한 단계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만 해도 성공이라는 걸(웃음)”

Q. 5위라는 순위에 대한 소감은

“정말 감사하다. 5위를 하고 사실 굉장히 좋았다. 최후의 5위 안에 든 순간 순위에 연연하지 않게 됐다. 많은 분이 5위를 한 것이 아쉽지 않냐고 물어보시는데 전혀 아쉽지 않았다. 쟁쟁한 출연자들과 겨룬 거기 때문에 순위에 연연하지 않았다”

Q.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나이대도 비슷하고 다들 고생하면서 활동해 온 사람들이라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서로를 위로해 주는 분위기였다. 주위에서 우릴 지켜보던 분들이 ‘너희는 경쟁의식이 없니?’라고 물어보실 정도로 경쟁자 임에도 서로 위로해 주고 응원해 주고. 다들 힘들게 살아온 걸 알다 보니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

Q. 힘든 점도 있었을 것 같은데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카메라는 켜져 있지… 거의 24시간 동안 녹화를 한 적도 있다 잠도 못 자고(웃음). 처음에는 꼿꼿하게 앉아있고 웃으면서 녹화하다가도 나중에는 카메라가 있건 말건 풀어지고 늘어지고(웃음)”

Q. 출연자 중 가장 친분이 깊어진 멤버가 있다면

“출연자들과 정말 다 친하다. 그래도 그중에서 둘이 합동 무대를 한 적이 있었던 홍자 언니와 좀 더 친한 것 같다. 무대 준비를 하면서 둘이 속 깊은 이야기도 많이 해서 친해진 것 같다”

 Q. ‘미스트롯’의 인기가 굉장히 높지 않았나, 그 정도 반응은 예상했었나

“전혀 예상 못 했다. 설사 프로그램이 인기가 없다 해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었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도 못하게 큰 반응과 사랑, 관심을 받아서 아직도 가끔 실감이 안 난다”


Q. 어떨 때 인기를 실감하나

“어르신들이 운전을 5시간 넘게 하셔서 나를 보러 오신다. 그럴 때는 정말로 ‘아, 내가 트로트라는 장르에서 각인이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길에서 마주치면 내 이름까지 불러주신다. 저번에는 어떤 분이 ‘우리 나희~열심히 하는 모습이 예뻤어’라고 칭찬을 해주시는데 정말 감사하더라. 또 내가 가끔 민낯일 때 ‘저 맨얼굴이에요~’ 하면서 얼굴을 가리곤 하는데 그 모습도 ‘아니 그래도 예뻐’하면서 귀여워해 주시더라(웃음). 요즘에는 초등학생들도 그렇게 DM을 보낸다. ‘언니처럼 되고 싶다’고 하더라. 정말 귀엽다. ‘앨범 문방구에서는 안 팔죠?’라는 질문도 받아 봤다(웃음)”

Q. 최근에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는데

“개그우먼을 하면서 정말 출연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이었다. 트로트로 전향 후 출연을 하게 되니‘되는 길은 따로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게 찾은 새로운 길인 만큼 더욱더 열심히, 후회 없이 해나가고 싶다”

Q. 방송 후 주위 반응은 어땠는지

“나를 아는 사람들은 웃는 이모티콘을 정말 많이 보내더라. ‘열심히 했어, 그냥 그게 너야’라고 하더라. 사람들이 많이 웃어줬다. 나도 굉장히 즐거운 촬영이었다. 열심히 촬영한 것 같다”

Q. 최근에 KBS ‘개그콘서트’도 다시 출연하던데, 스케줄 강도가 셀 것 같다

“아무래도 지방 행사가 많아서 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 죄송한 마음이 가득하다.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나누다 보면 옛날 생각이 정말 많이 나더라. 개그우먼으로 활동을 하다가 2년 정도 쉰 것 같다.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슬럼프였다. 방송을 쉬는 동안 김영희, 홍현희 선배님이 개그 공연을 하자고 해주셔서 함께 했다. 그런데 그 공연을 하면서 무대 위에서 듣는 웃음소리가 정말 좋았고, ‘나는 무대를 못 떠나겠구나’라는 확신을 가졌다”

Q. 앞으로도 둘 다 할 예정인지

“현실적으로는 힘들 것 같다. ‘개그콘서트’가 개편을 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코너가 생기다 보니 지금은 함께 할 수 있는데, 이제 내게 주 직업은 노래가 됐으니까. 앞으로는 그쪽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Q. 개그우먼과 가수의 차이점

“트로트 가수는 일단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다. 목 관리는 물론 건강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지방 행사가 있으면 차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도 힘들다. 그런데 무대 위에서 연습한 대로만 하면 되지 않나. 창작의 고통은 덜하다. 그런데 개그는 오로지 창작이다. 고통 아닌 고통이 있다. 잘 나오면 무대에서 희열을 느끼고 즐겁지만, 그 무대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는 과정이 정말 치열하다”

Q. 콩트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만들기도 하고, 주제를 주시기도 한다. 정말 잘하는 선배님들이 있다. 지금 같이 코너를 하는 서태훈 선배는 아이디어 뱅크다. 스토리를 정말 잘 짜신다. 막혔다가도 그 선배가 오면 술술 풀린다. 그 자리에서 바로 수월해진다”

Q. 문득 영감을 받아서 잘 된 아이디어가 있나

“’라디오스타’에서 보여드렸던 러시아에서 온 여자. 우연히 했는데, 유행어로 밀어보라고 하시더라. 모르시는 분도 있지만, 내가 한 개그 중에서는 역대급이었다(웃음)”

Q. 개그우먼이 된 계기

“성대모사를 굉장히 좋아했다. 그리고 연기과에 다니면서 어쩌다가 웃긴 역을 맡게 되었는데, 친구들이 ‘너는 이런 역을 하는 것이 더 좋아?’라고 물어봤을 때 알았다. 주인공보다는 감초 역할, 웃긴 역할을 할 때 더 흥이 나고 좋더라. 그 와중에 어떤 선배가 ‘개그콘서트’ 오디션을 보라고 말해주셨고, 그렇게 한 번에 합격했다. 개그 무대는 내게 정말 다 즐거운 기억이다”

Q. 미녀 개그우먼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진 않았나

“개그 무대에서는 부담스럽기도 했다. 개그우먼인데 미녀가 붙어버리면 웃기는 개그우먼이 아닌 이상 독이 되는 것 같다. 지금은 만능엔터테이너라는 수식어를 원한다”


Q. 연기로 전향할 생각도 있나

“지금은 트로트가 정말 좋다. 행복하다. 기회가 되면 이것저것 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러고 싶지 않다. 회사에 음반을 내고 싶다고 이야기했던 적이 있는데 그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참 뒤에 ‘트롯의 맛’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참가할 의향이 있냐고 물으시더라. 처음에는 약간 망설였지만, 고민한 만큼 안 하면 후회할 것 같더라. 그래서 참가하게 됐다. 춤은 정말 열심히 해야 보통은 가는 스타일이다. 못 춘다(웃음)”

Q.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

“내가 또 혼자 살기 시작했다(웃음). 정말 인간적이고 공감이 많이 가는 그냥 옆집 언니 같은 느낌으로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먹는 것도 정말 잘 먹고 좋아한다. 먹는 것도 대리만족시켜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또 내가 자취 5년 차다. 기본적인 것을 다 잘한다. 떡볶이도 잘하고(웃음). 나만의 레시피는 후추나 카레 가루를 조금 넣는 것이다. 카레 가루를 한 스푼 넣고 후추를 반 스푼 넣는다. 별로 안 짜다. 고추 썰어 넣고 파를 넣는다. 이 외에는 SBS ‘런닝맨’이나 tvN ‘놀라운 토요일’이런 프로그램이 정말 내 스타일이다”

Q. 몸매 관리 노하우

“다이어트는 평생 가져가야 할 숙제다. 조금 쪘다 싶으면 더 움직이려고 한다. 그냥 생활 다이어트다. 화면에 예쁘게 나오는 정도가 좋다. 지금은 약간 오동통하게 나오는 것 같다. 집에서 스테퍼를 하거나 동네 한 바퀴를 돌거나 집안에서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닌다. 요즘에는 시간이 없어서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닌다. 피부 관리 역시 1일 1팩을 하려고 한다. 피부과도 가끔 가는 편이다”

Q. 친한 연예인, 개그맨

“아무래도 동기들. 조수연. 지금은 경인 방송에서 디제이를 하는 친군데 친하다. 그리고 홍현희 선배랑 친하다. 같이 연극을 하면서 더욱더 친해졌다. 나에게 늘 조언을 해준다. 일과 사랑은 동시에 온다고 하더라. 나에게도 곧 사랑이 올 것이라고 해줬다(웃음)”

Q. 이상형

“남들이 다 생각하는 정도인 것 같다. 우직하고 나를 사랑해주고, 잘생기면 좋겠지만 남자답고 의리 있고 다정다감한 그런 남자?(웃음). 그런데 박서준이라면 더 좋고?”

Q. 본인이 생각하는 매력 포인트

“비타민 같은 에너지?(웃음). 사람들이 나를 보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해주면 정말 행복하다. 개그우먼일 때도 그 말이 가장 좋았다. 트로트를 하고 그런 말을 더 많이 듣는 것 같아서 정말 좋다”

Q. 활동 계획

“트로트 가수로 자리를 잡고 싶다. 아직은 ‘개그우먼인데 노래를 잘한다’, ‘나희야, 이제는 개그우먼 말고 트로트 가수 해야지’라고 말하곤 하시는데, 그 수식어 없이 그냥 트로트 가수로 인정을 받고 싶다”

Q. 롤모델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장윤정 선배님. 정말 인간적이시다. 방송으로만 우리를 대해 주신 게 아니라 한 명 한 명 아끼는 후배처럼 1:1로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정말 다정하시다. 많이 바쁘실 텐데도 에너지를 정말 쏟아주셨다. 어려운 선배의 단계도 아니고 정말 우리에게는 선생님 같은 느낌이다”

Q. 목표

“금전적인 목표긴 한데 서울에 내 이름으로 된 집을 얻고 싶다. 지금은 없다(웃음)”

Q.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나를 정말 한결같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콩깍지인지 예쁘다, 귀엽다, 아기 같다고 해주시는데 정말 감사하다(웃음). 어떻게 보답해드려야 할까 항상 고민했는데, 노래로 보답을 해야겠더라. 요즘은 힘들 때는 가족이 아닌 팬들을 생각한다. ‘나를 이렇게 예뻐해 주는 사람이 있는데 더 힘을 내야지!’라고 생각한다. 나의 원동력이다. 정말 감사드린다”

에디터: 이혜정, 나연주
포토그래퍼: 이상민
의상: 오앨, 제너럴아이디어 스탠다드, 홀리넘버세븐, 클루드클레어
슈즈: 모노바비, 소보제화, 니욥
액세서리: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타일리스트: 송재영 실장
헤어: 이엘헤어메이크업 혜진 부원장
메이크업: 이엘헤어메이크업 현영 수석실장, 소인 디자이너
장소: 스튜디오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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