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면 다낭? 혹시 달랏 가봤어?

입력 2019-09-08 15:03   수정 2019-09-09 09:49

베트남 달랏(Dalat)에 가면 누구나 세 가지에 놀란다. 눈이 부시도록 파란 하늘과 물빛, 솔향 가득한 신선한 공기, 그리고 에어컨 없이도 잠들 수 있는 한밤의 정적이다. 여느 대도시에선 느낄 수 없는 ‘자연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달랏이다. 리엔크엉 국제공항에 내리는 누구나 감탄을 연발할 수밖에 없다. 인도차이나반도를 점령한 프랑스가 달랏에 그들만의 안식처를 설계한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가족 여행객은 택시 투어로 즐길 수 있어

럼동성의 관문인 리엔크엉 공항에서 북쪽으로 40분 정도를 차로 달리면 달랏 도심에 이른다. 자유 여행이라면 택시를 타야 하는데 잘만 흥정하면 25만~30만동(약 1만2500~1만5000원)에 갈 수 있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별도다. ‘미터기’ 그대로 가면 50만동에 육박하는 요금이 나올 수 있으니 흥정은 필수다. 그래서 젊은 배낭여행족들은 스쿠터를 빌려 달랏 곳곳을 누비기도 한다. 가족 관광객이라면 달랏 택시를 이용한 투어를 하면 좋다. 영어와 카톡을 사용할 줄 아는 택시 기사를 3시간 30만동, 6시간 50만~60만동에 고용할 수 있다.

달랏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숙소 선택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달랏에 호텔로 등록된 숙박시설은 총 426개(객실 수 1만1256개)다. 인구 25만 명의 소도시치고는 많은 것 같지만 성수기(11~4월)에는 방을 구하기가 어렵다. 베트남 사람들이 푸꾸옥과 함께 신혼 여행지로 가장 선호하는 곳인 데다 달랏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관광객들이 밀려들고 있다. 도심에서 4㎞쯤 떨어진 ‘프랑스 구역’ 인근에 한인 펜션(스카이호텔)도 한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한식을 먹을 수 있는 데다 도심의 소음과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 있다.

산과 협곡 사이에 베트남 부자 별장 즐비

도심과 그 주변에 중저가 호텔이 꽤 많긴 하지만, 호텔 수준은 그야말로 복불복이다. 윗방의 세면대에서 물 트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방음이 전혀 안 돼 있는 데다 이른 아침부터 방 청소를 하겠다고 덤벼드는 일이 숱하다. 도심의 번잡함이 싫다면 공항에서 도심 가는 길에 있는 리조트에 묵는 게 좋다. 다운타운 남쪽으로 약 6㎞ 지점에 있는 뚜엔람 호수 인근은 달랏 자연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하늘을 향해 높게 뻗은 소나무가 천지에 가득해 마치 한국의 산하를 만난 듯 정겹기까지 하다. 호수를 끼고 조성된 테라코타 리조트엔 고즈넉한 산책로도 마련돼 있다. 호수를 둘러싼 산과 협곡 사이사이에 베트남 부자들의 별장이 즐비하다.

숙박을 어디에 잡느냐에 따라 여행의 패턴도 달라진다. 도심 숙박은 달랏의 ‘핫 플레이스’들을 쉽게 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달랏 야시장이다. 이곳에 가면 어린 시절 엄마 손을 잡고 따라갔던 시장통의 추억이 되살아난다. ‘달랏 피자’로도 불리는 구운 월병과 시큼한 맛이 특징인 달랏 딸기도 맛볼 수 있다. 서늘한 기후 덕분에 딸기가 재배되긴 하지만 요즘 한국의 딸기처럼 높은 당도를 기대하면 안 된다. 설탕을 뿌려야 제맛이다. 한국의 한 개척자가 한국식 딸기를 달랏에서 재배하는 데 성공했는데 값이 비싸 대부분이 호찌민 등 대도시로 공급된다.

응우옌 왕조의 흔적이 남아 있는 관광지

독특한 건축물로 관광객들을 사로잡고 있는 크레이지 하우스를 비롯해 달랏 열차, 린푸억 사원, ‘수탉 성당’, 꽃의 정원, 베트남 마지막 왕의 별장 등이 도심 가까이에 있다. 응우옌 왕조의 마지막 별장이 도심 가까이에 있다. 응우옌 왕조의 마지막 왕인 바오 다이는 프랑스가 만든 꼭두각시 왕이었다. 1948년 잠시 왕위에 올라 달랏에 기거했으나, 프랑스가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대패하고 베트남을 떠나자 프랑스로 망명했다. 그의 아내는 ‘미스 베트남’ 출신이자 부유한 귀족의 딸로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결국 굴곡진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요절했다. 바오 다이의 여름 별장은 왕가(王家)답지 않게 소박하고 아담해 의외로 보는 맛이 있다.

교외에 숙소를 잡았다면 아침, 저녁으로 새의 지저귐과 호수가의 잔잔한 물소리, 살갗을 간지르는 시원한 바람을 즐기면 그만이다. 간혹 심심하다면 액티비티를 즐길 수도 있다. 뚜엔람 호수에서 조금만 가면 나타나는 다딴라폭포는 다양한 엑티비티의 성지다. 짚라인을 비롯해 캐녀닝을 즐길 수 있다. 폭포를 보러 가는 길에 1인용 롤러코스터도 설치돼 있다. 속도 조절을 스스로 할 수 있어 의외의 짜릿함을 선사한다. 달랏은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폭포와 숲을 만날 수 있다. 프렌 폭포도 그중 하나다. 폭포 주변은 예전에 동물원으로 조성됐다. 지금은 동물원을 없애고, 대신에 코끼리 타조 물소 등을 타볼 수 있도록 꾸며놨다. 야생동물의 등에 오르는 일은 물론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다. 달랏 케이블카도 명물 중 하나다. 꽤 긴 코스를 오간다. 도심에서 뚜엔람 호수 등 교외로 나가는 교통수단으로도 활용된다. 도심 쪽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죽림선원이라는 불교 사원에 도착하는데 이곳이 모두 뚜엔람 국가경승지 일대다.

달랏=박동휘 하노이 특파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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