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소기업이 독일 테사(Tesa)가 독점하던 스마트폰 배터리를 고정하는 테이프를 국산화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산업용 점착테이프 전문기업인 (주)영우다.이 회사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배터리 고정용 테이프가 최근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에 적용됐다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전량 테사가 독점했던 이 테이프의 국내 시장 규모는 연간 3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테이프는 스마트폰의 일체형 배터리를 단단히 고정해주면서 수리할 땐 쉽게 떨어져야 한다. 얇은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져 발화하지 않도록 배터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까지 갖춰야 한다.
홍기영 대표(사진)는 “밀착성과 내충격성을 향상하는 한편 가격은 외국산보다 약 25% 떨어뜨렸다”고 설명했다. 이 테이프는 갤럭시노트10+의 대용량 배터리(4300mAh)에도 적용된다.
연구원 출신인 홍 대표가 1991년 설립한 영우는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인쇄회로기판(PCB) 등에 들어가는 다양한 점착테이프와 의료용 테이프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스마트폰 한 대에만 전기 전도와 절연, 차광, 방수, 방열 등 다양한 기능의 테이프 30여 종이 들어간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기존의 분리형에서 일체형으로 변화하는 등 산업 트렌드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영우 매출은 2015년 481억원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220억원으로 줄었다. 그런데도 이 회사는 연구개발(R&D) 투자를 오히려 늘려왔다. 지난해 28억원을 포함해 최근 5년간 총 112억원(매출 대비 평균 6.5%)을 투입했다.
그 결과 올 하반기에는 스마트폰의 굴곡진 화면(커브드글라스)에 적용할 수 있는 밀착성이 우수한 플렉시블데코필름,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한 컬러데코필름 등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기아자동차 및 BMW와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 테이프, 전기배터리 테이프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영우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외선(UV)박리 테이프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군포=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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