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다산과 추사를 따라간 유배길" 책 저술

입력 2019-09-11 15:17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그들의 유배길을 따라 걸으며 오늘을 생각하다”


김영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책을 펴냈다.“다산과 추사를 따라간 유배길” (도서출판 호밀밭)이란 이름으로.

조선후기 대표적인 실학자이자 개혁가로 알려진 다산 정약용(1762∼1836). 최고의 글씨체로 유명하며 학자, 예술가로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추사 김정희(1786∼1856). 그들은 몹시 다른 길을 걸었다. 다산은 부친을 따라 지방을 전전하였고, 서울에서 세를 사는 등 어렵게 살았던 반면 추사는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당시 주류사회의 일원이었다. 다산은 출발부터 비주류였고, 반대로 추사는 철저한 주류였다. 이토록 다른 둘의 삶은 유배생활로 수렴한다.

다산과 추사는 각각 18년과 8년 3개월이라는 유배 기간을 보냈다. 정치적 탄압에 의한 유배의 고통은 가슴 속 깊이 서리고 켜켜이 쌓여 그 아픔이 분노로 화한다. 이를 유분(幽憤)이라 한다. 이러한 유분의 표출이 다산의 500여 권 저작과 추사의 추사체로 각각 발현됐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산과 추사의 일생 중 유배기에 한정해 두 사람의 삶을 조명했다. 처연했던 유배길 속에 스며있는 삶의 좌표를 좇는다. 단순히 다산과 추사의 행적을 나열하고 기술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이 유배지에서 느꼈을 기억들을 현재로 불러내고 체화했다. 아픔과 쓰라림을 함께 하고자, 저자는 오랜 시간 유배길을 따라 걸었다.

저자는 40여 년의 공직생활, 다산과 추사를 통해 위안과 자유를 찾다고 전한다.

저자는 40여 년간 공직에 몸을 담았고 은퇴 후 사회적 기여를 위해 협동조합을 창립했다. 결코 쉽지 않았던 공직 생활 틈틈이, 저자는 시간 나는 대로 강진과 대정을 여행했다. 2010년부터 따라간 수차례의 유배길 여정 속에서 시공간을 넘어 다산과 추사의 정신을 느끼고자 했다. 다산과 추사의 유배길은 고뇌의 길이었으며 집념의 길이었다. 저자의 유배길 여행은 일종의 유배 기행이었던 셈이다. 지금도 저자에게 강진과 대정은 몇 번이고 또 가고 싶은 곳이다. 그곳에 가면 40여 년 공직생활이 파노라마처럼 어른거린다. 저자는 강진과 대정을 늘 가슴 속에 품으며 그들의 길을 따르고자 했다.국가적인 차원에서나 개인적인 차원에서나 힘들고 어려울 때면 다산과 추사를 떠올렸고 그때마다 떠난 유배길 여정은 마음의 위안이자 삶의 방향을 재설정해주는 구원과도 같았음을 고백한다.

일상이 무력화되는 자괴감 속에서도 기어코 현상을 받아들이고 순응해 나갈 수 있었던 힘과 태도를 다산과 추사의 행적과 감정을 통하여 복기한다. 이 복기와 기록은 다산과 추사를 동시대로 불러와 우리에게 함께 조명해보자고 권유한다. 그렇게 틈틈이 쓴 글들을 모아 10여 년 만에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세상에 선보인다.

저자는 책을 내면서 한마디했다.“다산과 추사의 후반생은 이방인, 타자이었다. 나 역시 평생을 바친 공직에서 그만하면 더 바랄 것이 없지만, 조직 내 주류는 아니었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지 모르겠다. 특히 기술자로서의 공직은 지난한 과정이다. 공직, 국민과 시민의 대리자로서 부여받은 그 무거운 책무로 인하여 늘 고민하고 힘들었던 한편, 조직 내적으로도 비주류 공무원으로서 공평한 대우를 받지 못해 때로 분노하고 번민하였다. 그러나 그때마다 삶의 좌표와 마음을 붙들어준 분이 다산과 추사였다. 그들을 통하여 자신을 투영하는, 끊어질 듯 위태롭게 쥐고 있었던 위안이었다.”

저자 김영환은 부산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하고 제16회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하여 공직에 입문했다.미국 시러큐스대 공학석사, 부산대에 공학박사를 취득하고, 미국 워싱턴대(세인트루이스)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36년간 부산시청에서 근무하였고 주요 국장, 본부장을 거쳐 경제부시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무리했다.이후 부산도시공사 사장으로 잠시 근무했다.공직에서 완전히 물러난 후 부산대 경제학부에서 특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협동조합 한국정책공헌연구원을 설립해 지역사회 정책제언과 청년고용을 위한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바쁜 공직생활 속에서도 꾸준히 연구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저서로『환경정책 4.0』이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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