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8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대세’ 최혜진(20)의 소셜미디어(인스타그램)에 사진이 등록되자 순식간에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최혜진이 오는 19일 개막하는 올포유·레노마챔피언십을 앞두고 한 연습 라운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지인과 팬들이 앞다퉈 축하 인사를 올렸다.
최혜진이 홀인원의 짜릿한 손맛을 봤다. 전날 동료 프로들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에서 진행한 연습 라운드에서다. 146m로 조성된 17번홀(파3)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그린에 떨어져 살짝 구른 뒤 그대로 홀컵으로 사라져버렸다. 그가 홀인원을 기록한 것은 정규 대회와 연습 라운드를 포함해 프로 데뷔 후 이번이 처음이다.
최혜진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샷이 괜찮다는 생각은 했지만 들어갈 줄은 몰랐다”며 “홀컵에 공이 들어가는 게 티박스에서 보였는데 얼떨떨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홀인원은 고등학교 2학년 아마추어 시절 대회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인데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박교린(20), 임희정(19), 김지영(23) 등 동반자들도 그의 홀인원을 자기 일처럼 기뻐해줬다.
최혜진은 올 시즌 상반기에만 4승을 수확하며 일찌감치 KLPGA 대세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금 순위 1위(약 8억940만원), 대상 포인트 2위(363점), 평균 타수 1위(70.4363) 등 주요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홀인원의 기운을 앞세워 올포유·레노마챔피언십을 제패해 5승을 수확할지 골프계는 주목하고 있다.
그는 “남은 대회가 몇 개 없는데 대부분 큰 대회”라며 “끝까지 체력 관리를 잘하고 집중하면서 플레이해 (시즌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홀인원 소식을 접한 한 골프 팬은 “다음엔 대회 때 자동차 걸린 홀에서…”라는 재치 있는 댓글을 달며 최혜진의 홀인원을 축하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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