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물리학' '퍼펙트맨' 가을 극장가 흥행 맞수

입력 2019-09-17 17:27   수정 2019-09-18 03:25

연극 무대에서 탄탄한 기량을 다진 연기파 배우 박해수(38)와 조진웅(43)이 각각 주연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는 영화 ‘양자물리학’(9월 25일 개봉)과 ‘퍼펙트맨’(10월 2일)이 가을 극장가에서 흥행 경쟁을 벌인다. TV 드라마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두 배우를 앞세운 신작들은 흥미로운 구성으로 우리 삶의 진정한 행복과 가치를 탐색한다.

이성태 감독의 ‘양자물리학’은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버닝썬게이트’를 연상시키는 이야기다. 나이트클럽에서 인기 래퍼가 마약 파티를 벌이는데, 그의 주변에는 타락한 재벌 2세, 부패한 정치인과 검찰 등이 연루돼 있다.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는 이찬우 사장(박해수)은 ‘정직하게 사업한다’는 신조로 청렴한 경찰에게 이 정보를 흘린다. 이 사장은 말끝마다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는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강조하고 실천하면서 현실을 조금씩 변화시킨다. 그는 세상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생각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고 믿는 긍정의 화신이다. 영화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정경 유착의 부패 고리를 실감나게 파헤친다.

등장 인물들은 얽히고설킨 관계로 엮여 적과 동지,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하기조차 어렵다. 범죄의 진상도 가려내기 힘들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양자물리학 법칙대로 에너지 파동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인다. 법질서를 무시하고 개인의 탐욕을 채우려는 부류와 법질서 안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는 사람들이다. 영화는 개인의 분수를 넘어 욕망을 채우려는 행동을 준엄하게 꾸짖는다. 극중 권력을 탐하는 재벌, 청와대로 가려는 검사, 돈을 벌려는 기자 등은 파멸의 길을 걷는다.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타인의 아픔을 함께하는 진중한 캐릭터로 인기를 얻은 박해수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다. 그는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해 유흥계에서 자수성가한 인물의 뛰어난 임기응변, 거침없는 입담, 능글맞은 매력을 보여준다. 박해수는 “건강한 에너지를 지닌 사람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내 주변에 이런 사람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조폭 출신 사업가 역의 김응수, 사금융계 큰손으로 정계를 쥐락펴락하는 변희봉, 부패 검사 이창훈 등 개성적인 악역들을 보는 맛도 쏠쏠하다.

용수 감독의 코미디 ‘퍼펙트맨’은 건달 영기(조진웅)가 보스의 돈 7억원으로 주식에 투자한 게 휴지 조각이 되면서 시작된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돈을 구해야 하는 영기 앞에 까칠한 로펌 대표 장수(설경구)가 빅딜을 제안한다. 병마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장수의 ‘버킷리스트’를 해 주는 대신 사망보험금을 받는 조건이다. 상반된 성격의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면서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동시에 어두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삶의 가치를 찾아간다. 두 사람은 다른 사람, 즉 다른 세상을 자신의 현재를 비춰보는 거울로 삼는다. 장수는 ‘꼴통 건달’ 영기에게서 본능에 충실한 삶의 가치를 엿보고, 영기는 한탕주의가 아니라 소박한 삶과 행복의 소중함을 깨달아간다.

드라마 ‘시그널’에서 목숨을 걸고 정의를 세우려다 희생된 형사 이재한 역으로 팬덤을 형성한 조진웅의 변신이 웃음을 준다. 영기는 껄렁껄렁한 행동과 말투, 생각보다 몸,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건달 특유의 습성을 잘 표현했다. 조진웅은 영기의 에너지와 흥을 내기 위해 현장에서 휴대폰으로 음악을 계속 들었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흥을 낼 것인가 고민이 많았다. 흥을 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다”며 “원래 잘 놀지 못하는 성격인데 연기를 빙자해 그렇게 살아 보니 속이 다 시원했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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