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춘호의 디지털 프런티어] 토론토 선전 그리고 실리콘밸리

입력 2019-09-19 17:54   수정 2019-09-20 00:18

캐나다 토론토가 새로운 테크노밸리(기술집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구글과 아마존 엔비디아 등의 기업이 토론토에 연구센터를 세웠다. 우버는 2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토론토에 연구개발 둥지를 틀었다. 토론토는 주민 평균 나이가 40.2세로 서울과 비슷하다. 젊은 도시가 아니다. 그런데도 기업이 몰려드는 건 인공지능(AI)의 대부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가 이곳에 거주하기 때문이다. 그의 수제자인 얀 르?과 요슈아 벤지오를 합쳐 세계의 AI를 주무르는 ‘AI 마피아’라고 부른다. 딥러닝(심층학습) 연구에 탁월한 성과를 내 지금의 AI 붐을 일으켰다. 토론토대는 자연스레 AI 연구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거기에 글로벌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도시 환경도 AI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변하고 있다. 구글이 스마트 시티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이후 개발이 진행 중이다. 2012~2017년 무려 8만2000명의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인력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매년 수백 개의 스타트업도 생긴다.

중국 선전은 화웨이가 상징하듯 하드웨어의 도시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반도체로 성장했다면 선전은 스마트폰으로 컸다. 번뜩이는 천재를 기다리는 대신 기존 기술을 융합하고 디바이스를 조립하며 IT 서비스를 시험하는 터전을 제공하는 게 강점이다. 신기술이 계속 등장하는 실리콘밸리와 다르다. 오히려 중국 시장을 노리는 스타트업들의 실험장이다. 부품이 싸고 대량 입수할 수 있는 것도 이 도시의 장점이다. 도시 주민의 평균 연령은 30.2세다. 50대 이상은 좀처럼 만나기 힘든 곳이기도 하다. 일하는 곳이지 노후를 보내는 곳은 아니라는 인식이 있다. 이 점이 토론토와 실리콘밸리와의 차이다.

토론토와 선전은 나름의 장점이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자랑하며 IT 인재를 끌어모은다. 실리콘밸리로선 엄청난 위협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2019 예측’ 보고서에서 실리콘밸리의 엑소더스 현상이 올해 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는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이 들어선 지 80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는 지가가 매우 비싸다. 기술 거인들의 존재감도 너무 크다. 스타트업들이 성공할 수 있는 공간이 이곳에선 더욱 줄어들게 된다. 실리콘밸리 기업의 46%가 이 지역을 떠나고 싶어 한다는 통계도 있다.

토론토는 소프트웨어와 AI 인력을 빨아들인다. 선전은 디바이스와 시장으로 승부를 건다. 물론 이 두 도시는 공생하며 살아간다. 그 가운데 노쇠한 실리콘밸리가 있다. 실리콘밸리의 경쟁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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