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멍군' 빗속 연장 혈투 끝에…'루키' 임희정, 시즌 2승 신고

입력 2019-09-22 16:32   수정 2019-09-23 03:21

22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올포유·레노마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최종 라운드가 열린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파72·6654야드) 18번홀(파4). 같은 골프단(한화큐셀)에서 한솥밥을 먹는 베테랑 김지현(28)과 루키 임희정(19)의 ‘우중혈투’가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승부가 두 번째 홀까지 이르자 코스 안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우산 속에서 길게 목을 뺀 갤러리들도 숨을 죽였다. 페어웨이에서 두 번째 샷을 한 김지현이 피니시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원하는 샷이 나오지 않았음을 직감했는지 당황한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두껍게 맞은 샷은 그린에 미치지 못했다. 임희정은 피니시를 완벽하게 잡았다. 두 번째 샷을 홀 오른쪽 1m 남짓한 거리에 붙여 버디를 골라내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


루키, 시즌 첫 2승 고지 밟아

‘장군멍군’의 연속이었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임희정이 보기와 버디를 오가며 출렁이는 동안 2위 김지현은 12홀 연속파를 지키며 ‘때’를 기다렸다. 그 사이 경쟁자들이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세 홀 앞서 출발한 루키 조아연(19). 14번홀(파3) 버디를 잡으며 김지현과 공동 2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생애 첫 승이 절실한 투어 2년차 최예림(20)도 15번홀(파4) 한 타를 줄여 2위 그룹에 합류했다.

조아연과 최예림이 각각 9언더파(단독 3위), 8언더파(공동 4위)로 대회를 먼저 마칠 때까지 팽팽하던 김지현과 임희정 간 균형은 17번홀(파3)에 깨지는 듯했다. 임희정이 15m가 넘는 내리막 슬라이스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반면 김지현의 7m 안팎 거리의 버디 퍼트는 홀컵 바로 앞에 멈춰 버렸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김지현이 18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꽂아 넣으며 임희정을 연장으로 끌고 간 것. 승부는 두 번째 홀 아이언 어프로치에서 결판이 났다. ‘포커페이스’로 일관하던 임희정은 우승을 확정짓는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밀어넣은 뒤 환호했다.

그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이룰 때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우승 기회가 보였음에도 우승을 목표로 플레이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플레이를 하다 보니 우승이 저절로 따라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인상 판도 지각변동 예고

임희정은 이번 시즌 강력한 신인상 후보 중 한 명이었지만 시즌 절반을 마칠 때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6개 대회를 치를 때까지 ‘톱10’에 여섯 차례 이름을 올린 게 전부였다. 그러나 지난달 열린 17번째 대회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을 제패한 이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는 평가다.

이번 시즌 루키 가운데 조아연과 이승연 등에 비해 다소 늦게 발동이 걸렸지만 2승 고지는 가장 먼저 밟았다. 루키가 한 시즌 2승 이상을 올린 것은 임희정이 KLPGA 역대 일곱 번째다. 올 시즌 다승자로는 4승 최혜진(20), 2승의 조정민(25)과 이다연(22)에 이어 네 번째다. 루키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도 6승으로 고쳐 쓰게 됐다. 루키가 합작한 기존 역대 최다승 기록은 2005년 총 5승이다.

신인상 판도는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우승으로 신인상 포인트에서 임희정은 종전 3위에서 2위(1610점)로 올라섰다. 1위 조아연(1845점)과 격차는 더 좁아졌다. 상금 순위에서는 우승 상금 1억6000만원을 보태 이번 시즌 들어 처음 톱10(7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대상 포인트도 톱10(7위)으로 올라섰다. 임희정은 “이번 우승으로 신인상에 가까워진 것 같다”며 “남은 하반기 대회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지현은 이번 대회 첫날 코스 레코드(11언더파 61타)를 세우며 시즌 2승 및 통산 6승 기대를 한껏 높였지만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 이소영(22)은 최종 합계 6언더파 공동 8위, 최혜진은 3언더파 공동 11위로 각각 대회를 마쳤다.

이천=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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